<인생은 박치기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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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박치기다 - 재일 한국인 영화 제작자 이봉우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책!
이봉우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처음부터 확 끌어당기는 책은 아니었다. 제목도 그렇고, 표지를 메운 낯선 얼굴도, 슬쩍 지나치고 말았다. 그러나 우연히 손에 쥐어진 책, 기대했던 것보다 알찬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여전히 열정을 발산하고 있는 재일 한국인 영화 제작자 이봉우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희망을 가득 담고 있는 책이다. 꿈을 이루며, 그 꿈을 향해 열정을 다 하는 좋은 인생 선배를 만난 듯한 가슴 벅찬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영화 박치기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몇몇의 장면 정도가 떠올르는 그런 영화다. 일단, 나는 영화를 그다지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직접 영화관에 가는 일은 꽤나 번거롭고 피곤한 일이라 느끼게 된 순간, 어떤 흥미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정말 어쩌다 우연히 보고 싶은 영화가 일 년에 한 두 편에 불과하고, 그렇다고 꼭 챙겨보지도 않는다. 단지 스치는 생각일 뿐. 그런데 <인생은 박치기다>는 줄곧 영화이야기만 한다. 그렇다고 재미없는가?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영화이면서 우리내 인생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 부모님에 대한, 친구들에 대한, 조국에 대한 애잔함과 그리움이 담뿍 묻어나기에, 한 편의 유익한 단막극을 본 듯한 꽤나 기분 좋은 느낌이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친구였을 그는 지난 추억을 영화에 아니 인생에 녹여내는 영화 제작자일 뿐이었다.
그가 배급했던 영화, 제작했던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그가 보았던 수많은 영화들에 대한 평이 덧붙여져 있고. <늑대 여인>이란 단편 소설이 실려 있기도 하다. 그 속에서 특히 여러 영화제를 누비며, 수많은 영화를 접하면서도, 재일 한국인으로서 우리 영화를 일본에 소개하는 일화들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영화 <치킨 런>의 실패담에 대한 일화(딸에게 받은 '인생은 칠전팔기래요. 아빠, 힘내세요'란 문자를 받으며 큰 위로를 받았던 이야기), 철저한 자기 반성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러면서도 흥행 참패 후, <공동경비JSA>의 성공은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안겨주었다.
이봉우 그는 재일 한국인이다. 일본에서 재일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비애를 담으면서 부모님,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현대사의 쓰라린 기억들을 살짝 들춰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인생 역정을 통해 삶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꿈과 열정에 관한 진솔한 '이봉우'식 보고서를 통해, 희망을 끊임없이 발견하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꿈, 열정, 희망으로 가득 한 책, 그것은 바로 <인생은 박치기다>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