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 수수께끼와 역설의 유쾌한 철학퍼즐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4
피터 케이브 지음, 남경태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란 제목을 읽고, 어려운 과학서일거라 섣부른 판단으로 며칠 동안 내팽개쳐 두었던 책이다. '수수께끼와 역설의 유쾌한 철학 퍼즐'이란 부제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로봇'이 주는 선입견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단순에 나의 편견이 와르르 무너질 정도로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진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그 어떤 때보다 컸다. 철학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런데, 딱딱하지 않고, 부제 그대로 '유쾌함'으로 사고의 틀을 깨버리는 책이다.

 

'유쾌한 철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는 정치, 윤리, 종교, 예술, 법, 논리 등등의 여러 분야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다른 이야기들로 맥락이 이어지는데, 무작위적이다. 때론 앞으로 내달리기도 하고, 때론 뒤로 뛰어넘으면서, 다양한 주제별로 철학의 역설을 다루고 있다. 어떤 이야기는 궤변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머릿속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나의 얕은 지식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철학의 유쾌함에 빠져들었다. '이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어느 철학 교수의 말은 실언이 아니었다.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주제들은 한 번쯤 곱씹어 보게 된다. 해답에 접근하는 길을 암시할 뿐, 딱히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저자 스스로도 밝히고 있다. 결정적인 답을 주지는 못하며, 답을 주는 척 '가장'하고 싶지도 않다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철학서보다 흥미로웠다.

 

교과서의 문답식으로 고정된 생각의 틀이 와장창 깨지는 느낌이었다. 때론 심히 부끄러움마저 느끼게 될 정도로, 무감각했던 나의 뇌세포들이 그 어느 때보다 활개를 치며 뛰놀았다. 생각의 근육이 단련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호언장담 그대로, 움틀되는 생각의 근육을 만끽할 수 있었다. 33가지 또는 그 이상의 주제들 속 '퍼즐(역설)'을 풀다보면, 자연스레 철학의 전염병에 걸려, 환호의 몸부림을 치게 되지 않을까! 1318 교양문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남녀노소 누구라도 가볍게 철학하기에 빠져, 역설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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