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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 -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1
성석제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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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푸드’, 참 매력적이고 울림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작가, 기자, 요리사 등의 저자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의 ‘음식과 관련된 추억’ 또는 ‘추억과 관련된 음식’을 소소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참여하고 있는 저자들이 대략 30대 중반에서 40대여서 그 기준으로 앞뒤로 10년, 즉 20대 중반에서 4~50대의 독자들이 읽으면 소소한 향수와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하지만 그 음식과 추억들이 소울보다는 어쿠스틱한 느낌이라고 할까. ‘소울 푸드 :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라는 제목과 부제를 보며 좀 더 진한 맛을 기대한 나로서는 다소 심심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입맛과도 같은 개인의 특별한 취향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맛있었다'고 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엔 무언가 허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뮤지션들의 정규앨범은 단출하더라도 자기완결적인 코스요리가 되어야 하지만, 컴필레이션 앨범은 뷔페이자 성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컨셉과 테마를 가지고 여러 작가들이 참여하는 컴필레이션 같은 책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다양한 것을 맛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독자로서 하나의 책에 참여하는 작가들(과 글들)에 모두 환호할 필요도, 모두 만족할 필요도 없지만, 몇 접시를 돌더라도 계속 접시에 올리게 되는 메뉴처럼 꽂히는 작가나 글이 있어야 한다. 굉장히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적어도 30%의 만족과 나쁘지 않은 40%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40%를 훌쩍 뛰어 넘으나, 만족할 만한 점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 아쉽다. 한 마디로 나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권하기에는 애매한 것이다. 우선은 참여하는 작가들의 면면이 내게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고, 비슷한 세대를 산 사람으로서 저자들의 글들이 공유는 되지만 큰 울림은 되지 못한다고 할까. 책을 읽으면서 내 추억을 곱씹게는 되어도 좀처럼 책에 빠지지는 못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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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새 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오래된 새 책 - 절판된 책에 바치는 헌사
박균호 지음 / 바이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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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거의 읽어 갈 무렵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책에 대한 책'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이란 글을 올렸다. 그리곤 바로 책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 치고 '책에 대한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란 문구를 읽게 되었다. 방의 3면이 책장과 책으로 둘려져 있으니 책을 꽤 좋아하는 편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리뷰를 쓰기 전에 참 얄궂게도 머쓱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관련된 책을 모두 독파한다는 '다치바나 다카시'나 서평의 교본이라 불리는 '마이클 더다', 서재 결혼시키기의 '앤 페디먼'의 책들을 조금씩 훝어 보기는 하였어도 저자의 말처럼 책 좋아한다고 '책에 대한 책'들을 썩 찾게되진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첫 인상도 처음엔 적이 마뜩치 않았다. 하지만 매일 알라딘에서 새로운 나온 책들을 둘러보는 습관을 가진 나에게 '절판된 책에 바치는 헌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결핍된 영양소를 채워주듯 '보이지 않는 책들'을 드러내며 꽤나 솔솔하고 유익한 정보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선은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인문학을 비롯하여 전집이나 사진집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보통 '책에 관한 책'을 읽는 즐거움이 그렇듯 '읽은 책'과 '아는 책', 그리고 '모르는 책'들이 '끝말잇기'를 하듯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이어지는 과정이 즐겁다. 그리고 저자와 나의 서로 분절된 독서계가 무수한 시냅스로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지평이 확장되는 것이 고맙다. 

가끔식 절판된 인문/사회과학 도서를 찾으려 헌책방 순례를 하지만, '절판된 책'을 수집하는 것 자체에는 관심이 없는 나에게 '가치있지만 절판되어 버린 책들'에 대한 세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흥미를 일으켜 주었다. '좋은 책을 절판시키는 것도, 절판된 책을 다시 살려내는 것도 모두 독자의 몫이다'라는 말처럼 책의 생태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리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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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는 방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소설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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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읽는 방법'은 '책을 읽는 방법'의 속편격이다. 전작에서 그는 속독의 콤플렉스를 벗어나 '슬로리딩'을 하자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슬로리딩을 통해 '저자의 의도' 그 이상의 흥미 깊은 내용을 독자 스스로 자유롭게 발견해내는 '오독력誤讀力'을 기르자고 이야기한다. 전작에서도 주로 소설을 다루고 있지만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를 저만의 독법으로 이야기한 부분이 흥미로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번의 '소설 읽는 방법'도 전작의 맥락을 이어가면서 제목처럼 '소설'에 집중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소설'이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세상에 대해 작게小 이야기하는說 것'이라는 나름의 입장을 정리하면서 본인의 소설론을 설파한다. 작가의 시점, 플롯 등 소설읽기에서 가장 뼈대가 되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는지라 여타의 문학수업과 그리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앞서 말한 소설의 정의처럼 저자 자신이 독특한 표현과 관점들이 이 책을 좀 더 특별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본인이 말하고 있는 이론을 토대로 실제 소설를 꼭꼭 씹어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의 꼼꼼한 분석과 해석의 방식을 보고 있노라면 소설 독해 뿐만 아니라 반대로 소설 작법에도 꽤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에겐 이사카 고타로의 '골든 슬럼버'가 그러했는데, 만약 저자가 사례로 드는 소설 중 본인이 읽었던 소설이 있다면 저자와 자신의 관점을 비교해가며 읽는 것도 저자가 말한 '오독력'을 키우는데 꽤 도움이 된다. 

10여년 전만 해도 '영화'와 '드라마'의 장르적 차이도 구분하지 못한채 동일한 잣대로 비평하던 이들도 꽤 있었는데, 책 읽기에도 분명 장르적 차이에 따라 달라져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자명하지 않을까. 이 책이 소설을 하나의 줄거리로 읽는 이들에게 하나의 지난한 설교일 수 있겠지만, 꼼꼼한 읽기를 통해 소설의 보는 눈을 깊이있게 가다듬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참고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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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 퓰리처상 작가들에게 배우는 놀라운 글쓰기의 비밀
최수묵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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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이라는 일본영화가 있다. 지역의 조그만 생활정보지에서 맛집을 소개하는데, 맛집기사라면 으례히 들어가야 할 음식사진, 약도 등 시각적 자료 없이 오로지 '이야기로 구성된' 기사를 내보낸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이 일대의 우동붐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빌 브라이슨의 여행책을 보면 '스토리텔링'이 잘 된 글은 사진이 없어도 오히려 시각적이며 생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행 가이드북 처럼 정보를 나열해 놓지 않아도 더 많은 정보를 책에서 얻을 수 있는데다 재미까지 있다.   

이 책은 뉴스의 글쓰기도 '정보의 나열'에서 '내러티브' 글쓰기로 진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날 경기는 지옥같았다'라고 한 줄 정보를 쓸 것이 아니라 그 날의 경기가 어떤 지옥인지 독자들이 알고, 느낄 수 있게 전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에 내러티브가 있어야 경쟁 기사와도 차별화되고,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며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래야 앞서 언급한 '우동'과 빌 브라이슨의 책들처럼 뉴스도 보도물로서의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뉴스와 같이 사실을 소재로 쓰는 글에서 어떻게 '내러티브' 글쓰기를 할 것인가? 저자는 여러가지 글쓰기 전략을 제시하지만 크게 '상황과 사건의 묘사'와 '시점의 선택'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누구의 시점으로 어떻게 상황과 사건을 묘사(이야기)해야 독자들에게 단순한 정보 이상의 사실을 전달해 줄 수 있는지? 예를 들면 JFK가 죽었을 때 국립묘지의 묘지기의 시선으로 JFK의 장례소식을 전달하는 기사처럼.  

이것만으로는 언뜻 이해가 안되겠지만, 저자가 '내러티브' 글쓰기 전략을 제시하면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스보도를 사례로 많이 다루고 있으니 책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이나 문학적 글쓰기 보다는 '논픽션'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여타의 글쓰기 책보다 유용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여행글을 가끔 쓰는데 스스로도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동안 안쓰고 있었는데 앞으로의 글쓰기 방향에 대해서 여럿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기자를 비롯 '논픽션'이나 '르포'에 관심있는 저널리스트 뿐만 아니라, 여행이나 맛집을 소재로 글을 쓰는 블로거들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정보의 나열이나 주관적인 감상을 넘어 '상황'과 '사건'이라는 '사실'을 '내러티브'한 글쓰기가 여타의 블로거들과 많은 차이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덧글>  

저자는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를 구분하여 전자에는 허구가 섞여 있고, 내러티브는 엄연히 사실만 이야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링 뉴스'가 아닌 '내러티브 뉴스'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뉴스용어로는 그럴지 모르겠는데, 언제부터 '스토링텔링'과 '내러티브'를 허구/사실로 구분했는지? ㅡ..ㅡ  아 그리고 저자는 스토리텔링 좋아하는 D일보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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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1 - '사건'전후
신정아 지음 / 사월의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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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언론의 소개를 보며 처음에는 사람팔아 책 장사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사건 당시에도 별 관심이 없었던터라 책을 읽어 볼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서점 가판대에 올려져 있는 책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후르룩 몇 장 넘겨보았는데, 잘 못 알고있거나 모르는 내용들이 꽤 있어 결국 다 읽었다.    

남에게 보여주지 않을 목적으로 일기를 쓰더라도 은연히 자기중심적으로 쓰게 된다. 하물며 이런 책이 아무리 개인의 억울한 진실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그 어떤 이해관계나 정치적 고려 없이 쓰여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이 언론에서 소개된대로 관심이나 끌려고 선정적 폭로를 하는 책은 아닌 듯 보였다.(불륜이야기-그녀는 사랑이라지만-는 거슬리는 부분이 많았어도) 그리고 사건의 전개과정에 따라 저간의 사정을 비교적 소상히 설명하고 있기에 사건을 파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나에게는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무튼 언론과 비교하면 그 용감한(?) 고백에 오히려 신뢰가 가는 부분도 있었다. 언론이 그 '황색'눈으로 신뢰를 잃지 않았다면 굳이 이런 책이 나올 필요도, 볼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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