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 퓰리처상 작가들에게 배우는 놀라운 글쓰기의 비밀
최수묵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우동>이라는 일본영화가 있다. 지역의 조그만 생활정보지에서 맛집을 소개하는데, 맛집기사라면 으례히 들어가야 할 음식사진, 약도 등 시각적 자료 없이 오로지 '이야기로 구성된' 기사를 내보낸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이 일대의 우동붐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빌 브라이슨의 여행책을 보면 '스토리텔링'이 잘 된 글은 사진이 없어도 오히려 시각적이며 생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행 가이드북 처럼 정보를 나열해 놓지 않아도 더 많은 정보를 책에서 얻을 수 있는데다 재미까지 있다.   

이 책은 뉴스의 글쓰기도 '정보의 나열'에서 '내러티브' 글쓰기로 진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날 경기는 지옥같았다'라고 한 줄 정보를 쓸 것이 아니라 그 날의 경기가 어떤 지옥인지 독자들이 알고, 느낄 수 있게 전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에 내러티브가 있어야 경쟁 기사와도 차별화되고,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며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래야 앞서 언급한 '우동'과 빌 브라이슨의 책들처럼 뉴스도 보도물로서의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뉴스와 같이 사실을 소재로 쓰는 글에서 어떻게 '내러티브' 글쓰기를 할 것인가? 저자는 여러가지 글쓰기 전략을 제시하지만 크게 '상황과 사건의 묘사'와 '시점의 선택'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누구의 시점으로 어떻게 상황과 사건을 묘사(이야기)해야 독자들에게 단순한 정보 이상의 사실을 전달해 줄 수 있는지? 예를 들면 JFK가 죽었을 때 국립묘지의 묘지기의 시선으로 JFK의 장례소식을 전달하는 기사처럼.  

이것만으로는 언뜻 이해가 안되겠지만, 저자가 '내러티브' 글쓰기 전략을 제시하면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스보도를 사례로 많이 다루고 있으니 책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이나 문학적 글쓰기 보다는 '논픽션'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여타의 글쓰기 책보다 유용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여행글을 가끔 쓰는데 스스로도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동안 안쓰고 있었는데 앞으로의 글쓰기 방향에 대해서 여럿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기자를 비롯 '논픽션'이나 '르포'에 관심있는 저널리스트 뿐만 아니라, 여행이나 맛집을 소재로 글을 쓰는 블로거들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정보의 나열이나 주관적인 감상을 넘어 '상황'과 '사건'이라는 '사실'을 '내러티브'한 글쓰기가 여타의 블로거들과 많은 차이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덧글>  

저자는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를 구분하여 전자에는 허구가 섞여 있고, 내러티브는 엄연히 사실만 이야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링 뉴스'가 아닌 '내러티브 뉴스'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뉴스용어로는 그럴지 모르겠는데, 언제부터 '스토링텔링'과 '내러티브'를 허구/사실로 구분했는지? ㅡ..ㅡ  아 그리고 저자는 스토리텔링 좋아하는 D일보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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