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관 구해령 1
김호수 지음 / 리한컴퍼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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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읽는다는 건 사실, 운이 좋은 일인 것 같다. 내가 책으로 대본을 처음 접한 건 영화 '벌새'였다. 대본을 읽으면 이해가 잘 될까? 싶었는데, 읽다보니 빠져든다. 이해도 쏙쏙 잘 된다. 장면이 그려진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 이후 대본이라면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어떤 사람은 책을 보기 전에 영화를 이라고 하지만 나는 전자다. 글로 먼저 보는 것이 더 사람을 풍부하게 만든다. 그리고 드라마는 끝나는데 너무 오래 걸리는데, 책은 금방 끝낼 수 있다. 물론 대본은 드라마가 끝난 후 나올 수 있는 거지만

주인공 구해령은 너무나 닮고 싶은 똑똑하고, 지혜롭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다. 그리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개인적으로 주눅이 드는 성격(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을 고치고 싶은데, 이 책을 보면서 구해령처럼 앞 뒤 안 가리고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이 누군가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 캐릭터. 남자 주인공 이림은 따뜻한 성품이다. 현명한 것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누구보다 현명한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끌렸던 건 우원이라는 캐릭터였다. 할말 다하는 끝판왕이다. FM이지만 결점이 없다. 옳은 소리만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차갑다고 욕을 해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말이다.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올 것 같은 우원이라는 캐릭터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 할 듯 하다.

사극이 주는 긴장감이 좋다.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다른, 왕의 한 마디가 법이 되고, 세력을 지키고자 하는 그리고 빼앗고자 하는 갈등이 항상 숨어있고, 계급의 높고 낮음이 명확한. 생각하면 지금하고 다른데, 비슷하기도 하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리고 그 안에서 생기는 로맨스는 항상 마음을 심쿵하게 만든다.

로맨스가 어떻게 끝이 났는지는 굳이 기록하지 않겠다.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는 걸로 :)

드라마로 다시 볼까 생각 중이다. 이제 구해령의 얼굴이, 이림의 얼굴이, 이진의 얼굴이 그리고 내가 가장 끌렸던 우원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한번에 몰아보기 하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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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몰이, 공영방송을 무너뜨리다 - 언론노조의 MBC 장악 기록
김도인 지음 / 프리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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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이 있을 때 양쪽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양쪽의 입장을 동시에 듣기가 힘들 뿐 더러 양쪽의 입장을 듣더라도 판단하기가 어렵다. 왜냐면 다 각자의 입장이 있기 때문이다. 난 사실 뉴스를 통해 MBC가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하였고, 그것이 기존에 있던 사람들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승호 사장 체제가 되는 것이 무너진 MBC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방송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가능한 치우치지 않은 사실을 시청자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에서 생기는 갈등이나 파업은 좀 위험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저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국도 바뀐다고 했다. 방송국의 분위기도, 사람들도 모두. 사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오면 적폐라고 해서 이전 사람들을 다 정리하고, 방송국도 마찬가지로 정권이 바뀌면 적폐라는 이름으로 정리가 된다는 게, 그래서는 안 되는 곳인데, 그렇게 된다는 건 시청자인 우리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특히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더 심해진다. 김미화 사건도,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것도 이 책을 보니, 이 책이 사실이라면 저자가 억울했을 수 있겠다싶다. 어느 쪽이 맞고, 어느 쪽이 틀리다 라는 건 지금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속한 쪽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언론노조에 휘둘려 밖으로 나가지 못한, 어쩌면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언론노조의 힘도 생각보다 막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의 힘이 너무 강하면 그 쪽이 어디를 향하고 있더라도 잘못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이상적인 목표를 내세우지만 힘이라는 건 권력이고 권력이 세지면 방향을 잃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으니까 말이다.

저자는 가능한 사실을 쓰려고 노력한 것 같다. 자신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방송국이 매일 이렇게 휘몰아친다면 과연 제대로된 방송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은 있다. 그런데 사실 더 혼란스럽다. 그래서 도대체 진짜가 뭐야? 이런 생각이 든다. 저자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보고 뭐라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양쪽의 입장을 들어보는 시도를 꾸준히 해내가야 한다. 방송을 보면서도, 일상에서도. 우리의 삶이 한쪽으로 너무나 치우쳐 막강한 권력처럼 방향을 잃지 않도록 말이다.

MBC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권력을 쥐고 있는 자가, 권력을 막강하게 행사하지 않을 때, 그 때 나는 MBC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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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 - 10억으로 강남 아파트 사는 법! 자식을 100억 자산가로 키우는 법!
오스틀로이드 지음 / 진서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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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 라니, 최근에 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 났다. "언니, 직장 다니면서 연봉 올리는 것보다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게 훨씬 더 빠르고 쉬운 것 같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1억이 올랐다고 말하며 다른 두 아파트도 짓고 있지만 계속 오를 거라는 거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신혼 초 17평 아파트에서 시작했다. 결혼을 2012년에 했으니 그 당시 20년 정도 된 아파트였다. 사실 난 집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 후 기숙사에서 3년을 살았고, 내가 4학년이었을 때 동생도 대학교 입학을 하면서 부모님이 중간 지점에 4번이나 집을 얻어 주셨다. 심지어 마지막 동생과 살았던 곳은 당산에 있는 오피스텔이었다. 여자 둘이라 좋고 안전한 곳에 살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어쨌든 6층짜리에 엘리베이터도 없고 겉은 다 쓰러질 것 같은 아파트에서 살아야 한다니 너무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아이도 낳고 6년을 살았다. 이 때 강남의 집값은 얼마 정도 했을까? 경기도 20년된 17평 아파트도 전세가 1억이 넘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이 책을 읽을수록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말도 안 되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p.102 갭투자는 무조건 싼 지역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었거나, 상승 전망이 있는 구간을 찾아내서 들어가야 합니다.

p.177 가장 큰 문제는 근로소득의 원천인 직장이 시시하게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잘만 투자하면 몇 년 연봉을 단기간에 벌다 보니, 다달이 받는 월급이 작아 보이고 만족감이 떨어집니다. (중략) 음식이 그렇듯, 우리의 삶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위너입니다.

p.187 소득 범위 내에서 아끼고 모아서 집을 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소득으로 주거 생활을 계층화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돈을 모아서 고가의 아파트를 살 수 있지만 평생 모아도 변두리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힘든 사람은, 나라에게 주는 임대 아파트에 살아야 합니다.

p.222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2000만원 증여하고, 11살이 되었을 때 또 2000만원, 그리고 21살이 되었을 때 5000만원을 증여하면, 21살까지 총 9000만원을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재테크 목적으로 몇 천만원으로 몇 억짜리 아파트를 샀다, 분양을 받았는데 프리미엄을 붙여 팔아 몇 천 만원을 남겼다. 요즘엔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만큼 월급을 모아서 집을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거겠지. 부동산을 잘 아는 고수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이런 방법으로 재태크를 하는 것 같다.

과연 이런 현상이 옳은 걸까? 이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장점은, 재테크를 통해 자신의 소득 범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꿈꿀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부동산 때문에 돈을 얻은 사람도 있고, 부동산 때문에 돈을 잃은 사람도 있다. 잃은 사람이 있어서 얻은 사람이 생기는 건 아닐까? 이렇게 아파트가 많은데 자기 집 없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도 아이러니다.

꼭 부동산의 측면이 아니더라도 강남의 환경적인 측면, 강남 아파트의 시세변화, 강남의 문화, 강남의 학구열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난 저렇게까지 해서 강남에 들어가야 하는 거야? 하는 쪽이었는데, 또 반대 편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새로웠다. 이 책은 동생에게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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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종이접기 - 개정증보판 길벗스쿨 놀이책
주부의벗사 편집부 엮음,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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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려고 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아이 아빠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아이가 딸이라 그런지 아니면 성격이 그런지 아니면 방법을 몰라서 그런지 아니면 끈기가 없어서 그런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아이와 잘 놀아주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을 건네 주었다.

아이는 이 책을 보자마자 표지에 있는 여러가지 작품을 보면서 이거 만들어 달라, 저거 만들어 달라 난리가 났고, 아빠는 알겠다고 하면서 하나씩 고르라고 하는데, 아이는 다 만들고 싶어서 하나만 고르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서로 대화가 되면서 타협까지 이르게 된다.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다. 일(단 무슨 내용이든 서로 마주보고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

그래서 첫 번째로 만들게 된 건 물개, 그리고 두번째는 배고픈 까마귀, 셋번째는 문어. 아빠가 만들고, 아이가 눈을 붙이고 :)

 

사실 네 살 아이는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하지만 내가 육아를 하면서 느낀 건, 처음에는 나도 아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하는 걸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교육이 된다. 어느 순간 내가 했던 걸 아이가 따라 하기 시작한다. 요즘 느끼는 재미다. 아빠가 하는 걸 완성되길 바라며 유심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놀이가 된다. 이 책 덕분에 아빠와 아이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이 책에 있는 걸 다 접기 전까지 아이는 이 책을 들고 아빠에게 갈 것이고, 아빠는 열심히 만들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이도 옆에서 따라하는 날이 있겠지. 완성된 작품을 가지고 역할극을 하는 건 엄마의 몫

85개의 작품이 있고, 전통접기, 동물과 곤충, 물속 생물과 새, 탈것, 꽃과 열매, 장난감, 생활소품, 물건을 담는 소품, 계절과 행사 이렇게 주제별로 되어 있다. 책 속에 눈 스티커가 있어서 좋았다. 특히 살아 있는 걸 만들고 나서 눈을 붙이니 더 완벽해 진다. 같이 들어 있는 수채 패턴 색종이 북은 너무 예뻐서 내가 쓰려고 감춰 두었다. ㅎㅎㅎ

아빠가 아이와 같이 놀기를 희망하는 엄마들은 아빠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이다. 아이의 나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면 본인 스스로 접을 수 있을 것 같다. 추운 겨울 따뜻한 방 안에서 종이접기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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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무를 찾아요 세많다 시리즈
정여랑 지음, 이연 그림 / 위키드위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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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동화 베스트셀러 중에는 외국 작가가 많은 것 같다. 번역본으로 우리 손에 오게 되는 (내가 몰라서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작가도 좋은 작가가 많은데 예를 들면 안녕달 같은 작가 말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동화책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작가가 많아 졌으면 좋겠다. 아이 둘이 엄마 나무를 찾는 이야기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엄마 나무를 찾지 못한다. 그런데 그 속에는 예쁜 이야기가 숨어져 있다.

남매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다가 문뜩 큰 나무는 아빠 나무이고, 작은 나무는 아기 나무인데, 엄마 나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엄마 나무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요정의 안내로 나무들이 사는 마을로 가게 된다. 거기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많다. 그런데 요정이 말한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모습의 가족들이 있어요. 엄마만 두 명인 가족도 있고, 아빠만 두 명인 가족도 있어요. 할머니와 아이들만 있는 가족도 있어요. 씩씩하고 힘이 센 엄마가 있기도 하고, 아주 자그마하고 힘이 약한 아빠가 있기도 하죠.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에요. 어떤 마음에는 아주 많은 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고, 어떤 곳에서는 아이들끼리만 살기도 해요.

엄마 나무를 찾고 이야기가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내용을 읽어주면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줘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는 네 살이라 아직 만나는 사람이 한정적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범위의 가족만 봤지만 조금 더 크게 되면 가족의 형태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거다. 내가 어렸을 때보다 더 빠르게

사랑하지만 우리 모두는 서로를 잠시 잊어버리기도 하고, 사랑하지만 같이 살지 않는 가족도 많아요. 팔이 아주 긴 나무들처럼 서로에게서 먼 거리에 있어야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들도 있어요.

어른들이 읽는 동화도 많이 나오는데, 이건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교육 교재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 그만큼 읽어주는 부모도 듣는 아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가족에 대해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 책 한 권으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생각하게 된다.

그림도 예뻐서, 그리고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니까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 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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