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 - 10억으로 강남 아파트 사는 법! 자식을 100억 자산가로 키우는 법!
오스틀로이드 지음 / 진서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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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제목이 [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 라니, 최근에 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 났다. "언니, 직장 다니면서 연봉 올리는 것보다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게 훨씬 더 빠르고 쉬운 것 같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1억이 올랐다고 말하며 다른 두 아파트도 짓고 있지만 계속 오를 거라는 거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신혼 초 17평 아파트에서 시작했다. 결혼을 2012년에 했으니 그 당시 20년 정도 된 아파트였다. 사실 난 집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 후 기숙사에서 3년을 살았고, 내가 4학년이었을 때 동생도 대학교 입학을 하면서 부모님이 중간 지점에 4번이나 집을 얻어 주셨다. 심지어 마지막 동생과 살았던 곳은 당산에 있는 오피스텔이었다. 여자 둘이라 좋고 안전한 곳에 살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어쨌든 6층짜리에 엘리베이터도 없고 겉은 다 쓰러질 것 같은 아파트에서 살아야 한다니 너무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아이도 낳고 6년을 살았다. 이 때 강남의 집값은 얼마 정도 했을까? 경기도 20년된 17평 아파트도 전세가 1억이 넘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이 책을 읽을수록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말도 안 되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p.102 갭투자는 무조건 싼 지역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었거나, 상승 전망이 있는 구간을 찾아내서 들어가야 합니다.

p.177 가장 큰 문제는 근로소득의 원천인 직장이 시시하게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잘만 투자하면 몇 년 연봉을 단기간에 벌다 보니, 다달이 받는 월급이 작아 보이고 만족감이 떨어집니다. (중략) 음식이 그렇듯, 우리의 삶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위너입니다.

p.187 소득 범위 내에서 아끼고 모아서 집을 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소득으로 주거 생활을 계층화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돈을 모아서 고가의 아파트를 살 수 있지만 평생 모아도 변두리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힘든 사람은, 나라에게 주는 임대 아파트에 살아야 합니다.

p.222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2000만원 증여하고, 11살이 되었을 때 또 2000만원, 그리고 21살이 되었을 때 5000만원을 증여하면, 21살까지 총 9000만원을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재테크 목적으로 몇 천만원으로 몇 억짜리 아파트를 샀다, 분양을 받았는데 프리미엄을 붙여 팔아 몇 천 만원을 남겼다. 요즘엔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만큼 월급을 모아서 집을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거겠지. 부동산을 잘 아는 고수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이런 방법으로 재태크를 하는 것 같다.

과연 이런 현상이 옳은 걸까? 이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장점은, 재테크를 통해 자신의 소득 범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꿈꿀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부동산 때문에 돈을 얻은 사람도 있고, 부동산 때문에 돈을 잃은 사람도 있다. 잃은 사람이 있어서 얻은 사람이 생기는 건 아닐까? 이렇게 아파트가 많은데 자기 집 없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도 아이러니다.

꼭 부동산의 측면이 아니더라도 강남의 환경적인 측면, 강남 아파트의 시세변화, 강남의 문화, 강남의 학구열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난 저렇게까지 해서 강남에 들어가야 하는 거야? 하는 쪽이었는데, 또 반대 편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새로웠다. 이 책은 동생에게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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