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눈물 - 한국 사회의 갑질 보고서
이철환 지음 / 새빛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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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표지를 넘겼는데, 저자의 얼굴과 연혁이 보였다. 공직생활 30년, 이 책은 어떤 방향으로 쓰여졌을까? 그리고 요즘은 찾아볼 수 없는 저자의 사진이 증명사진처럼 박혀 있었단. 순간 조금 선입견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도대체 갑질이 뭐야?]를 시작으로 한국사회의 갑질에 대해서 거의 모든 종류를 설명하고 있다. 각종 통계, 사회적 이슈가 적절히 잘 섞여 있다. 갑질이 생긴 이유에 대해서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뿌리내리지 못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비뚤어진 경쟁신과 엘리트 집단의 탐욕,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재벌 경영체제, 돈이면 다 된다는 졸부근성, 연공서열 위주의 조직문화, 인성을 무시한 스펙 위주의 교육, 왜곡된 여성관과 외모지상주의


p.51

그러나 권위와 귄위주의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권위는 그 가치의 우위성을 공인시키는 능력을 말한다고 한다. 권위 자체는 부정적이지 않지만 권위주의는 자신의 권위를 이용하여 어떠한 행동을 하려는 성향을 의미하고, 그 행동이라는 건 갑질일 확률이 많다는 거다.


p.63

열심히 일해서 차도 사고, 집도 사고, 저축도 하고, 결혼하고 이렇게 노동의 대가로 무언가가 주어지는 것, 이게 건전한 자본주의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왜 요즘은 이렇게 되기가 어려운 걸까? 이 문장을 읽고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 들어가, 아니 직장에 들어가기 부터 힘들다. 직장에 들어가도 저축을 하기가 힘들고, 단계를 하나씩 밟아 나가기가 힘들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p.69

둘째, 과도한 교육열과 함께 진학 및 취업 위주의 교육방식이 아이들의 인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하는 곳으로, 대학은 취업을 하기 위해 공부하는 곳으로 이 16년이라는 시간을 경쟁과 서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렇게 아이들의 인성을 해치고 있다고. 모르겠다. 사실 4살 딸 아이의 교육에 대해서 아직은 크게 고민하고 있지 않지만 이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나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 그리고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정치인, 공직자, 법조인, 언론인, 재벌과 금융기관, 프랜차이즈 본부, 노조 간부, 대학교수와 교사, 의사와 간호사, 문화예술인, 체육계 지도자, 블랙컨슈머와 맘카페에 대한 갑질을 설명하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종류의 갑질이 다 이 책에 나오고 있다. 이슈가 되는 기사를 통해 책을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잘 쓰여 있다.


그 갑질을 통해 흙수저, N포세대, 무주택자, 비정규직, 자영업자와 가맹점, 독거노인, 독박육아, 장애아, 다문화 등의 사회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을 읽고 있자면 정말 우리나라의 현실이 너무 우울하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를 마지막으로 이 책은 끝이 난다. 10개의 방법을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모호하고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인데, 누가 이 복잡한 사회 문제에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내가 10개의 방법 중 눈여겨 본 건 교육개혁과 의식개혁이다. 공동선을 향한 창의인성 교육 그리고 나눔과 배려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만 우리도 사회에 들어가게 되면 경쟁 위주의 교육을 시키고, 자신만 챙기고, 다른 사람의 아픔에는 눈을 감아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하고, 연대를 해야한다. 내 아이에게도 나는 저자가 말한 나눔과 배려정신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이 바램이 변하지 않기도 말이다.


정말 보고서처럼 쓰여져 있는 책이다. 여러 모로 활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독서도 가능하고,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쓸 때 인용도 가능하고,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이 책을 가지고 토론도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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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보는 소녀 장애공감 1318
세실 비도 지음, 김영신 옮김, 김주희 해설 / 한울림스페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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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따뜻해 보이기도 하고 무서워 보이기도 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또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이런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진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5분도 안 되서 책을 다 읽었는데, 사실 만화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읽었다기 보다는 봤다는 말이 더 맞겠다. 그럼에도 울림이 크다.


특이했던 구성은 철저히 주인공의 시점이다. 주인공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아빠, 엄마와 함께 산다. 그리고 이사간 집에서 친구를 하나 만나게 된다. 주변의 소리를 듣는 사람들의 대화는 말풍선이 빈칸이다. 주로 얼굴표정이나 아니면 분위기를 느끼고 유추해야 한다. 소리를 듣지 못하면 저렇게 볼 수 밖에 없겠구나. 소리를 듣지 못한 다는 것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이 책의 제목인 소리를 보는 소녀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책을 보면서 말하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보거나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서 계속 확인하면서 읽었다.


소리를 듣지 못하면 말도 하지 못하는 경우 때문에 시각이 엄청 발달하는 걸까? 어쩌면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눈의 기능이 분산되어 있다가 최고조로 작동하는 걸까? 우리의 눈은 어쩌면 저렇게 예민하고 민감한데, 귀나 입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두드러지면 밸런스가 깨지게 될테니까


아빠와 눈싸움을 하다가 누워서 어떤 교감을 하는 것 같은 장면이나, 엄마가 주방에서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혼자 먹거나, 식탁에 엎드려 있는 걸 바라보는 장면에서 어쩌면 잘 들리는 사람보다 상대방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우리는 장애인을 잘 만나기가 어렵다.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마 그들이 밖으로 나오기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를 해야한다. 만나게 될 상황을 그렇게 때문에 특히 내 아이는 이런 책을 꾸준히 보면서 삶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커가는 세상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밖으로 많이 나와 함께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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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엉덩이 어디 있지?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2
도널드 버지 지음, 다론 파톤 그림, 김태은 옮김 / 아이노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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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는 아이들에게 가장 재미있는 신체 부위다. 엉덩이가 언제부터 우스꽝스러워졌을까? 이 책을 본 딸도 재미있을 것 같은지 흥미를 보인다. 내 엉덩이 어디 있지? 했더니 자기 엉덩이를 가르키는 딸, 나는 엉덩이가 어디 있는지는 너무 쉬운데, 이야기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가 더 궁금했다.


몰티는 갑자기 엉덩이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진다. 자신은 엉덩이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친구에게도 물어보고 다른 동물들에게도 심지어 외계인에게도 물어봤는데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결국은 황당한 방법으로 엉덩이를 찾고 마는데(이건 책에서 확인해 보시길) 아이는 엄청 좋아했다. 역시 본능적인 걸 좋아하는 게 아이라더니


책 내용과는 별개로 몰티는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아이도 몰티를 그려달라고 난리다. 책을 넘기자 마자 나오는 여러 펭귄 중에 몰티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해 놓은 것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포인트이다. 그리고 외계인에게 자신의 엉덩이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는 그림이 있는데 거기에서는 읽어주는 사람의 연기가 매우 중요하다. 외계어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아이가 가장 좋아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해 여러 가지 동화책을 많이 읽어줬는데, 이 정도로 기발한 책은 처음인 듯 하다. 아이의 상상력이 조금 높아졌을 거라고 생각된다. 아이가 엉뚱한 편이거나 상상력이 너무 없어 고민되는 부모가 있다면 이 책이 재미있을 것 같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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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살 거 아니어도 예쁜 집에 살래요 - 차근차근 알려주는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계획
안정호.김성진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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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참 예쁘다. 미니미니한 사이즈에 컬러풀한 사진들 그리고 미니멀하우스. 딱 내가 살고 싶은 집인데, 살 수 없는 그래서 더 부러워하며 읽었던 책이다. 아내는 디자인을 남편은 건축 쪽 일을 하고 있어서 리모델링을 결심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도 모르는 사람은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 서로의 의견이 모두 일치한 건 아니어서 더 리얼했던 책이었다. 아마 나도 남편과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을 한다고 했을 때 상당 부분 맞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이 부부는 집을 매매했다. 아파트를. 그러니 리모델링 결정도 쉬웠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전세를 리모델링 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으니. 또 결혼하기 전 신혼집이었기 때문에 직접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결혼 전 같이 살 첫 집을 꾸미는 일은 생각만 해도 알콩달콩 하다.(물론 싸우지 않았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둘이 뭔가를 한 다는 것 자체가 예뻤다)


100% 셀프 리모델링을 한 건 아니어서 더 현실적이었다. 본인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본인들이 해결하고 업체를 활용해야 하는 부분은 업체와 의사소통하면서 진행했다. 둘 다 직업이 있는 상태이고 결혼 전까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좋은 선택인 것 같았다.


p.135

말할 것도 없이 첫째는 예쁨이요, 둘째는 타일이 계절에 맞게 갖고 있던 잠재력을 발휘해준다는 것이다. 겨울엔 타일이 온기를 오래 붙잡고 있어서 한 번 난방을 틀었다가 꺼도 이틀 정도는 훈훈한 기운이 머물러 있다는 점이고, 여름엔 바닥에 누우면 찜질방의 얼음 방에 들어온 것 같은 시원함을 준다.


이 책의 사진을 보면서 내가 가장 신기했던 건 바닥을 타일로 깔았따는 점이다. 사진 상으로만 봐도 깔끔해 보이고 넓어 보였다. 어떤 이점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생각 외로 훈훈한 기운이 오래 간다니, 타일하면 차가운 느낌이 제일 먼저 드는데 말이다. 저장을 해 놓아야 할 것 같다.(물론 저자는 타일의 단점도 책에 같이 설명하고 있다)


p.206

싱크대 상부 간접등은 약간의 전기 상식과 손재주만 있으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전기공사가 끝나고 보니 부엌에 조명이라고는 팬던트 하나만 있어 조리할 때 빛을 등지게 되어 그늘이 생겨 불편했다. 그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싱크대 선반을 활용하여 간접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싱크대 상부 간접등은 사진으로 보니 좋아 보였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밤에 뭔가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소리 때문이기도 하고 빛 때문이기도 했다. 싱크대 상부 간접등이 있으면 아이가 잘 때도 불을 켜고 주방일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방 전체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되니 뭔가 절약되는 느낌이랄까? 이것도 저장을 해 놓아야 할 것 같다. 

 

책을 읽고 있으니 내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책을 덮을 땐 저자가 느꼈을 뿌듯함이 전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집을 둘러봤다. 리모델링을 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집은 지은지 14년 되었고 한 곳도 고치지 않은 집이라 견적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전세라 다행이다 싶다. 


이 책을 다 읽고 생각한 건 이 부부가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이 집을 사야겠다, 이 집을 사는 사람을 참 복이 있는 사람이겠다. 이런 생각.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읽으면 좋겠다. 여러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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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검사 1
서아람(초연) 지음 / 연담L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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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진짜 검사라던데, 검사가 글까지 잘 쓰면 어쩌나? 좀 불공평 한 거 아닌가? 내가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생각이다. 워낙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국내 저자 중에서 내가 재미있게 읽은 소설은 많지 않았다. 요즘 장르가 너무 복잡해져 딱 스릴러라고 정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 저자 대단하다. 최근에 읽었던 [29초]보다 더 속도감있게 읽었다.


주인공인 검사가 누군가에 의해 실명을 당한다. 그리고 그건 우연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1년 전 자신이 처리했던 사건을 다시 돌아보면서 생기는 일을 소설로 만들었다.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에 대한 그리고 검찰에 대한 그리고 법원에 대한 그리고 그 주변 것들에 대한 설명이 리얼하다. 그리고 그것들을 좋게 포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검찰이 워낙 난리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게 포장하지 않은 가장 큰 줄기는 주인공 검사가 사건을 잘못 처리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계속 암시한다는 거다. 잘못 처리했다는 건 사실 검사의 검찰의 법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인데, 이런 내용을 과감하게 넣었다는 게 흥미롭다. 물론 소설이지만 말이다.


귀를 잃었고, 눈을 잃었고, 손을 잃었고 그리고 1부가 끝이 난다. 난 사실 1부가 끝나기 전에 이미 2권을 주문했다. 물론 도서관에서 2부를 대여해 읽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시간을 기다리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건 이 소설이 매우 흥미진진하고 잘 쓰여 졌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실명한 검사를 24시간 옆에서 지키는 한 아이, 그리고 그 아이와 검사의 관계의 흐름이 흥미롭다. 예전에 봤던 [언터처블] 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이유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따뜻하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절대 엮이지 않았을 그 둘이 어우러지는 것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


영화로 만들어 진다는데, 책을 읽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도 영화로 만들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 좋겠다.


오늘 2권이 온다. 책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오랜만이다. 어쨌든 좀 불공평하다. 재능이 한 명에게 너무 간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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