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습니다 - 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애도심리 에세이
채정호 지음 / 생각속의집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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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애도심리 에세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이별을 하지 않을 수 있나? 이런 근본적인 물음이 생긴다. 이별의 모습도, 이별의 아픔도 다 제각각이다. 어떻게 잊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너무나도 적절해 보인다. 그 고민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고민을 가지고 제자리에 멈춘 사람, 아니면 과거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다. 나는 어디쯤 있는 걸까?

작가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글을 읽으면서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과의사의 안정은 대체로 큰 무기가 된다. 조근조근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에 읽는 사람의 마음도 차분해졌다.

책은 상실이 찾아오고-마음의 상처가 남았고-슬픔을 잘 떠나보내고-새로운 나를 만나는 것으로 이어진다. 상실 이후에 새로운 나를 만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상실에 대한 유명한 공식이 있다. 아마 많은 책에서 사용이 되었을텐데 부정-고통-죄책감-인정이다. 그 중에서 인정을 설명하는 문장이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껏 왜? 로 가득했던 마음 안에 어떻게? 라는 질문이 들어앉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하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집니다.

p.32

애도는 정말 사람마다 다 다르다. 바로 접근해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옆에서 지켜보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니 자신은 어떤 성향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저자는 애도의 방법도 자신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애도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은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책 중간쯤에 나의 상실 목록 적어보기라는 내용이 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종이에 써 보는 것이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 해보면 좋겠다. 나는 어렸을 때 키우던 병아리도 햄스터도 거북이도 잃어버렸다. 그리고 몇번의 연애를 시작하고 이별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직장을 잃었던 적도 있다..... 그밖에도 많았을 것 같은데 이 정도만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한다. 무언가를 잃고도 내가 지금까지 살았던 것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간혹 어떤 사람은 "사람은 결국 혼자예요. 누가 제 고통을 대신해줄 수 있겠어요. 어차피 저 혼자 지고 가야 할 짐이잖아요" 라고 말합니다..... 지금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단 한사람만 있어도 상실의 고통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p.189

저자는 최근에 심리 상담에 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돈을 지불해서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제3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진다. 제3자가 심리 상담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겠지. 나도 사람은 결국 혼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힘들어지는 관계는 정리한다. 관계에서 의미없는 에너지를 쏟는 걸 싫어한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나의대인관계가 매우 좁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난 좁은 관계망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속마음을 잘 이야기한다. 이런 일이 있었고, 저런 일이 있었고, 내 기분이 어땠고, 내가 혹시 잘못한 건 아닌지 봐달라는.....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지금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하게 여기고 용기를 내어 도움을 구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혼자이지만 결국 함께이다.

소중한 사람을 떠내보낸 사람이 책을 찾아 읽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책이 많이 유명해져 내 주변에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이 있다면 건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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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배워야 합니다 - 평범한 일상을 바꾸는 마법의 세로토닌 테라피!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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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신과 쪽으로 유명한 의사이다. 책도 많이 냈고, 작년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정신과 진료만 하지 않고, 여러 매체를 통해 정신과에 대한 이야기를 쉬지 않고 들려주고 있다. 행복도 배워야 한다는 제목을 보니,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줄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항상 행복하지 않다고 하고, 힘들다고 하고, 무기력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24시간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조차 24시간 우울하지 않다.

그렇다면 행복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

그간 분노에 쓰던 에너지가 너무 아깝습니다. 그 에너지가 내 주위 좋은 사람에 대한 감사, 축복 등에 쓰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젠 불행을 찾는 에너지로 긍정을 찾게 됩니다. 그게 인간 본래의 모습입니다. p.68

책의 처음은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고민 상담에 대한 답으로 시작된다. '요즘 화가 자주 납니다. 그냥 지나갈 일에도 화를 주체할 수가 없어요.' 라는 고민에 저자가 답한 말이다. 직장에서 일하다보면 화를 내는 사람이 많다. 별거 아닌데 가시돋힌 말을 하거나, 땍땍거리거나, 다 들리게 안 좋은 이야기를 한다거나..... 화를 내는 거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장소를 가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건 다 전염이 된다. 아주 빠른 속도로.....

그 다음으로는 뇌를 탐험하게 된다. 마음의 3요소(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가 있는데 하나씩 설명을 해준다. 우리의 행복은 마음이 아니라 뇌에서 시작되는 것이 맞다. 이 세가지의 분비량에 따라 우리의 마음 상태가 결정된다. 마음의 3요소를 알았다면, 이 세가지를 어떻게 적절하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나온다.

저자가 여러가지 방법을 말해주지만 내가 느끼기에 가장 중요한 건 심호흡, 명상, 운동이다. 너무 많이 들었다. 화가 날 때는 자리를 피해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짧게 해도 좋고, 길게 해도 좋다. 심호흡이 길어지면 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명상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은 채로 마음과 몸을 릴렉스 시키는 거다. 그 다음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5분만 걸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걸으면 생긴다는 좋은 호르몬에 대한 기사를 읽었던 것 같다. 다 아는데 왜 이리 어려울까, 저자는 우리가 빨리빨리 나라에서 태어나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앞으로만 달린 우리사회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 다음 이 책의 핵심인 세로토닌 테라피에 대해서 나온다. 세로토닌 처방, 세로토닌 워킹, 세로토닌 파워 다이어트의 내용도 함께 있다. 이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면 좋겠다.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행복, 너무 추상적인 단어를 나의 뇌와 생각과 행동으로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행복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거라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추상적이든 아니면 과학적이든 말이다. 어쩌면 뻔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배운다는 것에 솔깃하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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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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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지만 잘 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친밀감, 의존감..... 이런 것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사랑, 우정, 일, 인간관계 등 세상살이가 버거운 우리에게 인생 고수 고양이가 가르쳐준 행복해지는 법이라니, 난 고양이를 키워본 적도 고양이를 만져본 적도 없지만 내 눈에 도도해 보이는 고양이가 어떤 이야기를 해줄 지 궁금해 읽게 되었다.

그림 한페이지, 짧은 글 한페이지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일단 너무 귀엽다. 그리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주절주절 써 있는 글보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짧은 글이 마음을 울릴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렇다.                             

흐음.

성질이 고약하게 생겼군요.

당신이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오늘 만큼은 당신을 최대한 배려할게요.

내가 당신보다 좀 더 품위 있으니까요.

p.59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 없고, 내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싫어한다는 건 기가막히게 느낀다. 나 역시 당신이 싫다는 걸 기가막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품위있게 행동하자. 내가 당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자. 이 책에는 품위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내가 앞에서 말한 도도한 이미지와 비슷한 단어인 것 같다.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강요하지 마.

내가 꼭 그래야 해?

그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알잖아.

차라리 혼자가 되겠어.

뭐 어때!

p.88

친구가 많이 있으면 좋다고 누가 그랬나? 나도 저런 말을 들으며 살았던 것 같다.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고, 나를 더 돌아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친구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상처 받고 하는 것도 어찌보면 커가는 과정이겠지만 그 사이에서 피곤해져 있는 나를 놓치지 말라는 거다. 요즘은 일부러 혼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 눈 감고, 귀 닫고, 입도 닫고 말이다.

안절부절 하지 마.

되던 일도 안 되는 수가 있어.

조급함은 냉동고에 쳐 넣어버리고

우리 느긋해지자고.

p.95

조급함은 냉동고에 쳐 넣어버리고,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마음과 행동을 컨트롤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우발적인 범죄도 쓸데없는 걱정도 막연한 불안감도 나를 힘들게 만드는 나쁜 마음도 다 없앨 수 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내 생각과 반대로 마음과 행동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 느긋해지자, 여유를 갖자, 내려놓자, 이런 말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기며 살고 있다.

이봐, 그렇게 너무 성급하게 다가오지 마.

당황스럽잖아.

내가 좀 까다롭다는 걸 모르는 거야?

나랑 잘 맞을 것 같아?

난 아무하고나 친구하고 싶진 않아.

p.182

와우, 내가 까칠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이런 글을 보니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난 누군가와 친해지는데 오래 걸리고, 아무하고나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걸 상대방도 알아줬음 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한 번 친해지면 대체로 끝까지 가는 편이니, 시간을 가지고 서로 맞는지 한 번 보자. 아주 천천히 말이야.

고양이가 이야기해준다. 나에게 말이다. 고양이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많이 와 닿을 듯 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으며 사진을 여러개 찍어두었으니, 그닥 상관없다고 말해주고 싶기도 하다. 긴 글을 읽기에 지겹고, 삶도 지겨운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고양이 따위가 아니라, 인생고수 고양이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짧지만 강렬하고, 까칠하지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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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내가 좋아하는 것들 3
이희선 지음 / 스토리닷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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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미 졌다. 부럽다. 제주에 살고 있다니.....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는데,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편의, 아이, 직장, 연고, 돈..... 모든 걸 다 따지다 보면 지금은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고 몇 년 후에 가겠다, 이런 것도 아니다. 돈을 얼마 모으면 가겠다, 이런 것도 아니다. 사람들을 보면 순간의 결정인 듯 하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나는 혹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났을 때, 특히 건강문제인 경우가 많았다.


내년에 휴직을 하고 제주살이 4개월 정도를 계획 중이다. 2주 살이 두 번 만에 제주에서 조금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기간을 조금씩 늘려 경험해보고 싶었다. 아이도 아직 어리니 이 때 아니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듯 해서. 아직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주에 대한 책이라니 반가웠다.

그런데 괸당 문화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제주에 와 처음 겪은 제주도 사람들은 나보다 더 무심해 보였다. 신기하리만치 편안했다. 이곳에선 없는 사람처럼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점 그 말이 아니라는 것을 하나 둘 경험했다. p.37

 

연고가 없는 제주도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무심에 대한 이유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관계지향적인 성격은 아니라 지금 사는 곳도 아는 사람이 없긴 한데, 제주도에 가면 외국에 간 것처럼 살 수 있을까? 조금 더 편하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제주도에서 2주 살이 했던 동안에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건 잠깐 있다 다시 올라갈 거니까 가능했던 거고, 제주도에 둥지를 틀게 되면 또 다른 관계가 생기고, 원래 살았던 곳처럼 되겠지만 저자의 말에 의하면 제주도는 무심하게 유심한 곳인 것 같다.

내 인생 첫 별똥별이었다.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 그날 다행히 소원은 충분히 빌었다. 소원은 계속 되풀이 되었고,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고,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란다는 아주 관념적이고 평범한 그런 것들이었다.p.53

 

별똥별을 봤다는 것이 부러운 건 아니고, 관념적이고 평범한 그런 것들이 소원이 된다는 게 공감이 갔다. 누군가 나에게 소원을 물어본다면 나 역시 가족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이라고 말하겠지. 결혼을 하기 전, 아이를 낳기 전 내 소원은 더 구체적이고 더 경제적이었던 것 같다.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아이를 낳고 키운지 4년 정도 되었을 때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름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p.70

 

제주는 보여지는 자연환경이 다가 아니라는 걸, 제주 2주 살이를 계획했을 당시 읽었던 책에서 4.3 사건을 알게 되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 아픔을 품은 제주라는 것을 알게 되니, 관광지가 아닌 우리로 느껴졌다. 제주공항 이,착륙하는 곳에 유골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잠시 묵념을 해본다. 사라진 사람과 남겨진 사람.....그리고 남겨진 사람을 보며 자란 사람들까지 헤아리기 어려운 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며

누군가는 제주 사람들이 이렇게 입바른 소리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예로부터 한양에서 왕에게 상소문을 올리며 옳은 말을 하다 귀향 온 이들의 후예라 그렇다고 했다.p.101

 

이게 근거가 있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이상하게 설득이 된다. 제주 사람들이 입바른 소리를 잘 하는지 나는 모르겠으나,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올해 들면서 필터없이 살아보자고 다짐했던 게 생각난다. 머리에, 입에 필터를 느슨하게 해보자. 속 끓이며 살지 말자. 나만 손해다. 내 건강에 안 좋다. 이런 의식의 흐름이었다. 싸울 때 마다 투명해진다..... 좋은 말이다.

제주는 결국 나를 살리는 곳이 아닐까? 하는 저자의 물음표에 내년 제주 4달 살이의 계획을 좀 더 구체화 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광지가 아닌 삶으로 들어가는 제주가 궁금해졌다. 아이를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나를 위함이겠지. 내년 봄에는 제주에 있길 희망하며

이 책은 제주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어디가 멋지고, 어디가 맛있고 이런 책이 아니다. 저자가 제주에 살면서 느꼈던 것을 아주 담백하게 담은 책이다. 책 사이에 있던 동백꽃 사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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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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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뒤에 남겨진 우리들을 위한 철학수업이라고 되어 있다. 새로운 가난이 온다니 책 내용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을 너무나 많이 변화시켰다. 특히 경제적으로..... 요즘에 보편과 선별이라는 두 가지 단어가 아주 많이 나온다. 보편은 말그대로 모든 대상에게, 선별은 말그대로 특정한 대상이라는 건데, 코로나19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져 재난지원금을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 나는 모든 사람들이 받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더 어려운 사람에게 좀 더 큰 금액이 지원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경제 정책에도 가치가 들어간다. 물론 계산도 들어가고, 정치도 들어간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일일수도 있겠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누가 좀 잘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 뉴스는 믿기가 어려워서.....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를 왜 아직 몰랐나 싶을 정도로 이 책이 재미있었다. 사실 이 분야의 책이 재미있다고 느낀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한장 한장 다 소중한 내용이었지만 내가 읽으면서 표시한 부분을 한 번 소개하고 싶다.

 

사람들이 제1 기계 시대보다 제2 기계 시대의 기술 발전에 더 두려움을 느끼는 건, 이 새로운 특이점이 '기계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전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에요.....그 로봇이 인간처럼 사고까지 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뭘까? 바로 이런 질문이 두려움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거죠. p.45

기계가 우리 생활에 들어온지는 오래되었고, 최근엔 비대면의 확산으로 인해 기계가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 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기계와 바둑 대결을 했던 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가게에 키오스크가 사람 대신 주문을 받는다. 서빙을 하는 기계도 있다고 하니, 이러다가 사람들 일자리가 다 없어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인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로봇은 인간처럼 긴 휴식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피로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의 질도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리고 로봇은 사람처럼 권리를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노동자에 비해 상대하기도 훨씬 쉽다고. 새로운 기계의 능력에 맞서 기존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새로운 영역에서 창출되는 일자리의 질이 충분한 소득을 보전해 주지 못한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죠.....제 2기계 시대의 기술들을 바탕으로 대량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곳은 일명 '플랫폼 경제'라 불리는 배달, 심부름, 청소, 숙박, 이동수단 등의 분야로 개인에게 충분한 소득을 보전하기엔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게 지금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죠. p.63

요즘 도로에 오토바이가 정말 많아졌다. 내가 사는 용인에도 그렇지만 일 때문에 서울시 서초구를 다니다보면 오토바이가 정말 떼를 지어 다닌다. 도로, 인도 할 거 없이 오토바이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 이렇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일차리 창출과 별개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집을 소유하지 않은 회사가 개인의 집을 가지고 돈을 번다.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는 회사가 개인의 차를 가지고 돈을 번다. 요즘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이다. 쓰지 않는 것을 공유하여 돈을 번다는 개념에 대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또 다른 생각이 생긴다. 회사가 기존의 방식, 사람을 채용해서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하고, 월급과 4대보험을 주는 그런 방식과는 많이 달랐다. 이 또한 적응해야 하는 부분인가?

이 기사는, 2020년엔 인류의 80%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이 없을 때 불안을 느끼는 '노모바일폰포비아'를 겪게 될 것이라고..... 변화는 시작되었고, 더 이상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인류 '포노 사피엔스' 탄생했다고 선언하죠. p.113

나 역시도 노모바일폰포비아다. 모든 걸 다 컴퓨터와 모바일로 한다. 일단 화면을 봐야하니까.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나는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 않고 생활하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이게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이제 우리 몸이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독을 넘어선 상황이다. 저자가 쓴 내용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런 시대가 오다니..... 아직은 아날로그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이게 온라인 작업이라 그나마 자신이 원할 때, 집에서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클라우드 노동의 중요한 특성 하나를 망각한 거에요.온라인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플랫폼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라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말이죠. p.205

나도 집에서 컴퓨터로 하는 일을 해본 적이 있다.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일을 하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내가 어디에 있든 컴퓨터와 인터넷 연결만 되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이걸 전업으로 전환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노동의 단순함,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단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 결과적으로 노동의 온라인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이 서로의 가치를 점점 더 낮추고 있다는 거..... 이런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이 책은 정말 보물같은 책이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해준다. 인간을 위해 발전해야 하는 기술이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적 보호장치를 약하게 만든다. 모든 건 다 개인의 잘못으로, 개인이 일을 하지 않아서, 일을 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는 프레임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내일도 착하고 가난하게 살아갈 이들은 누가 보호해주나? 그리고 나 역시 한순간에 뒤에 남겨지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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