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습니다 - 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애도심리 에세이
채정호 지음 / 생각속의집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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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애도심리 에세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이별을 하지 않을 수 있나? 이런 근본적인 물음이 생긴다. 이별의 모습도, 이별의 아픔도 다 제각각이다. 어떻게 잊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너무나도 적절해 보인다. 그 고민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고민을 가지고 제자리에 멈춘 사람, 아니면 과거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다. 나는 어디쯤 있는 걸까?

작가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글을 읽으면서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과의사의 안정은 대체로 큰 무기가 된다. 조근조근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에 읽는 사람의 마음도 차분해졌다.

책은 상실이 찾아오고-마음의 상처가 남았고-슬픔을 잘 떠나보내고-새로운 나를 만나는 것으로 이어진다. 상실 이후에 새로운 나를 만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상실에 대한 유명한 공식이 있다. 아마 많은 책에서 사용이 되었을텐데 부정-고통-죄책감-인정이다. 그 중에서 인정을 설명하는 문장이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껏 왜? 로 가득했던 마음 안에 어떻게? 라는 질문이 들어앉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하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집니다.

p.32

애도는 정말 사람마다 다 다르다. 바로 접근해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옆에서 지켜보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니 자신은 어떤 성향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저자는 애도의 방법도 자신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애도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은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책 중간쯤에 나의 상실 목록 적어보기라는 내용이 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종이에 써 보는 것이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 해보면 좋겠다. 나는 어렸을 때 키우던 병아리도 햄스터도 거북이도 잃어버렸다. 그리고 몇번의 연애를 시작하고 이별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직장을 잃었던 적도 있다..... 그밖에도 많았을 것 같은데 이 정도만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한다. 무언가를 잃고도 내가 지금까지 살았던 것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간혹 어떤 사람은 "사람은 결국 혼자예요. 누가 제 고통을 대신해줄 수 있겠어요. 어차피 저 혼자 지고 가야 할 짐이잖아요" 라고 말합니다..... 지금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단 한사람만 있어도 상실의 고통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p.189

저자는 최근에 심리 상담에 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돈을 지불해서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제3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진다. 제3자가 심리 상담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겠지. 나도 사람은 결국 혼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힘들어지는 관계는 정리한다. 관계에서 의미없는 에너지를 쏟는 걸 싫어한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나의대인관계가 매우 좁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난 좁은 관계망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속마음을 잘 이야기한다. 이런 일이 있었고, 저런 일이 있었고, 내 기분이 어땠고, 내가 혹시 잘못한 건 아닌지 봐달라는.....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지금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하게 여기고 용기를 내어 도움을 구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혼자이지만 결국 함께이다.

소중한 사람을 떠내보낸 사람이 책을 찾아 읽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책이 많이 유명해져 내 주변에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이 있다면 건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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