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영어교육혁명
최창욱 지음 / 러닝앤코(LEARNING&CO)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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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부모가 알아야 할 영어습득이론이라고 한다. 요즘 네 살 짜리 아이 영어를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던 차에 뭔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파닉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목차에 보니 파닉스 내용도 있어 좋았다.


일단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들을 주제로 뽑은 것 같다. 그리고 2-3장 정도의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어를 습득하는 과학적인 이론들, 영어교육 이론들, 건강한 양육에 대한 부분, 어떤 식으로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와 있다. 읽기엔 어렵지 않았다.


p.145

21세기에 아이들의 성공 열쇠가 될 비인지역량은 호기심, 감사, 근성, 성장형 사고, 낙천성, 목적성, 자제력, 공감능력이라고 한다. 요즘 아이 교육 쪽에서 비인지역량이라는 단어도 유행인 듯 하다. 이 책은 영어교육 인지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인지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p.213

아이가 태어나 만 4세가 되면 모국어가 거의 완성이 된다고 한다. 아이가 4년 동안 하루 평균 8시간씩 끊임없이 언어로 상호작용을 했다면 노출 시간은 11680시간이라고 한다.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습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가능하면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싶은 게 모든 엄마의 마음일 것 같다.


p.216-218

내가 요즘 관심이 있는 하브루타에 대한 부분도 나온다. 유대인의 핵심 교육이라고 하는데, 결론적으로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답을 제시하지 않고 아이와 문답 형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p.219

영어 독서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독서 방법 중에 하나는 소리 내어 읽기라고 말한다. 눈으로 책을 보고, 무슨 내용인지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소리 내어 읽는 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인 듯 하다. 예전에 뭔가를 외울 때 소리를 내서 외우면 더 잘 외워지는 것도 같은 원리일 듯 하다.


p.245

영어 듣기, 말하기를 잘 하려면 우뇌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뇌는 소리, 이미지, 동작을 위주로 반응하여 듣기, 말하기를 향상시키고, 반대로 좌뇌는 문자, 독서로 읽기, 쓰기를 향상시킨다. 소리, 놀이, 움직임으로 영어를 배운 아이들은 듣기와 말하기 능력이 빠르게 향상된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서 영어교육을 들었던 내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방법이다. 아무래도 놀면서 배우는 것이 좀 더 재미있고, 즐겁겠지?


일단 영어책을 좀 알아봐야겠다. 네 살 아이가 좋아할만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일단 영어를 모르니 그림이 마음에 들어야 재미있어 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말한대로 먼저 그림을 쭉 보면서 아이와 어떤 내용일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건 하브루타 방식이기도 하다. 맞고, 틀리는 건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나서 내가 내용을 읽어주고 아이도 따라 읽게 한다. 영어의 뜻과 책의 내용을 알려준다. 책의 내용을 몸으로 표현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게 내가 이 책을 읽고 정리한 방법이다. 책을 읽는 단순한 방법 후에 아이가 연관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영상자료인 유튜브 자료들도 좋고, 이미지 카드를 활용하거나 부모가 직접 몸으로 같이 표현해 보는 것도 좋고, 그림 카드를 해보는 것도, 미술을 접목시키는 것도 좋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정보들을 제공했으니, 이제 선택은 부모의 몫인 듯 하다. 아이 영어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 이제 아이에게 영어를 좀 노출시켜 볼까? 하는 수준의 부모면 더 좋겠다.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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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입니다 - 300명 국회의원, 2,700명 보좌진 그 치열한 일상
홍주현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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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4월 말 경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때문이었나? 국회 바닥에 앉아 농성을 하거나, 국회의원을 감금해 사무실에서 못 나오게 하거나 이런 일들이 있었을 때였다. 그걸 보면서 국회의원 이외에 저기에 동원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일까? 흔히 말하는 보좌관들인가?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기에 앉아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내 궁금증을 잘 해소시켜 주었다. 생각보다 객관적으로 국회를 보려고 노력한 저자의 흔적이 보였다. 그리고 10년의 내공에서 나오는 지식과 경험은 국회를 하나도 모르는 나도 국회가 이렇게 돌아가는 곳이구나. 를 알 수 있게 했다.


농성 때 국회 바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이며, 이 책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온다. 썩 유쾌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앞장 서는 보좌관들도 있는데, 그 보좌관들은 국회의원에 눈에 띄고자 하는 일일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국회는 눈치 게임이 심할 것이고, 항상 긴장되어 있을 것이고, 보좌관도 직급이 있으니 승진을 위하여 필요한 행동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88

민원 처리는 국회의원이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이고, 부정 청탁은 반드시 멀리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받는 입장인 국회에서 보면 실제로 민원과 청탁은 백지장 한 장 차이다.


민원과 청탁을 구분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민원인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입장이라 감정노동도 상당하다고 한다. 야박하게 굴수도 없지만 또 모든 걸 다 들어줄 수도 없는 일이니, 보좌관들이 전방에서 마크하는 일 중에서 가장 힘든 일인 것 같다.


p.104

남성과 동등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인 여성에게 권익침해가 발생하고 있으니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보는 것과, 이들을 사회적 약자로 여기고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보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p.146

정책 업무를 맡았을 때는 그렇지가 않았다. 남자 직원들은 전부 본청으로 갔는데 나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게 편치 않았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직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당시만 해도 몸싸움이 있을 때 보좌관들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눈에 띄면 의원이 당에서 영향력을 조금 더 얻는 경우도 있었다.


국회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부정적인 경험들은 일반 사회생활에서 겪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국회는 성차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심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저자는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받길 원한다. 그리고 동등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자 보좌관과 여자 보좌관이 해야하는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또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라고 인식하기 시작하면 여자에게 할당되는 업무부터 남자와 차별되기 시작할테니 말이다. 여자가 해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되고, 없어지기가 쉽지 않다.


p.158

낮은 대우를 받는 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당하거나 또는 그 일 자체에 불만을 가지는 건 아닐 것이다. 일은 자신이 잘 해내고 조직에 기여하는 바에 따라 대우받게 되어 있고 소위 '잡무'라 할지라도 조직에는 없어선 안 되는 일이다. 문제는 낮은 대우나 일 자체보다 그런 일 그리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행정비서와 정책비서의 역할을 다르고, 행정비서보다 정책비서의 역할이 좀 더 중요시 되는 분위기가 있다는 걸 설명하면서 저자가 한 이야기이다. 국회에서만 적용이 되는 건 아니니, 사소한 일이란 없다. 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다.


p.293

국회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법치는 법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회 주인인 구성원들이 합리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구성원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서툴다고 해서 섣불리 공권력이 개입하려고 하면, 주인 자리는 결국 정치 권력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요즘은 그래도 유권자들이 표를 행사하는 것 이외에 자신의 의견을 여러 방면으로 표출하는 일이 많아진다. 그리고 힘을 합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물리적인 충돌만 없다면


이 책을 읽고 나니 일 안 하는 국회에 대한 내 생각이 아주 조금은 바뀐다. 하지만 뉴스를 보고 있자니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표면과 내면의 차이라고 하기엔 일을 한다, 안 한다를 떠나서 국회의원들의 성품이, 자질이 의심되는 상황이 많이 보인다. 이와는 별개로 보좌관의 일거수 일투족을 본 듯해, 직업에 대한 나의 지식이 확장된 것 같아 좋았다. 


도대체 국회는 뭐 하는 곳이냐? 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좌관을 준비하는 사람도 좋겠다. 그리고 단순히 국회, 정치, 보좌관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 읽어도 좋겠다. 생각보다 저자의 경험이나 감정 그리고 생각이 책 속에 많이 들어가 있어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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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그 혼돈의 연대기
론 파워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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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힘든 책일 줄 알았다. 몇 년 전 읽었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가 떠올랐다. 읽고 나서 진짜 먹먹했는데, 이 책도 그랬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상처받길 바란다고 했다.


나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정신보건에 대한 무엇이든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건, 비슷하다는 거였다.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정신질환자를 보는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다른 건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태도, 부모가 아이의 병에 대해 미친듯이 공부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이 책의 절반 정도는 정신보건의 역사에 대해, 정신질환자의 치료에 대해, 정신질환자를 놓고 이해를 다르게 하는 이익집단에 대해, 정신보건에 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쓰여져 있는데, 어떤 전공 책보다 더 체계적이라는 것에 놀랐다. 대단한 탐구였다.


두 아이 모두에게 정신과 진단이 내려지고, 한 아이는 자살을 하게 된다. 다행히도 한 아이는 안정되게 치료를 받으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쓴 이 두 문장은 부모에겐 너무나 긴 시간이었을 것이다. 정신질환자의 부모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 모습은 다양하지만 결론은 같았다. 모두 지친다는 거였다. 일찍 지치든, 늦게 지치든 어쨌든 지치게 된다. 정신질환이라는 것이 그렇다. 병원에 있으면 가족의 마음이 놓이고, 밖에 나와 있으면 가족은 항상 불안한, 그런 병이다.


p.14

정신증 상태의 환자들이 사실상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할 수 없음을 감안하면, 언뜻 보기에는 신속한 '비자의' 치료가 가장 이의의 여지가 적은 조치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조현병 환자들의 지지로 큰 힘을 얻은 비자의 치료 반대론자들의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반박하기 어려운 강력한 주장은, '비자의 치료'가 말 그대로 시민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자의 인권과 비자의적 치료는 지금까지 의견이 팽팽하다. 정신질환자에게도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건 어쩌면 너무나 이상적인 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비자의적 치료가 잘 되는 것도 아니다. 환자의 인권이 중요시 되면서 강제적 입원은 더 어렵게 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라니 환자와 그 가족에게 가고 있을지도, 하지만 입원이 필요 없는 상황에서 입원을 하게 되는 건 막아야 한다. 계속 돌고 도는 해결되지 못한 문제이다.


p.453

이후 만성 정신질환에 관해 조사하면서 너무나도 명확히 알게 된 사실을 그때 우리는 몰랐다. 그 병과 싸울 빈약한 무기들 가운데 그나마 가장 유용한 무기가 바로 이른 개입이라는 것을, 한시라도 일찍 개입을 시작해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을, 정신질환을 치료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신속하고 가급적 정확하게 인지하여 치료할수록 그 병의 영향을 최소화할 가능성도 더 커진다는 것을.


정신질환자의 부모를 만나면 처음엔 다 그렇게 말한다. 잘 몰랐다고. 그냥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그 때엔 병원을 가야하는지 몰랐다고. 누군들 알 수 있었을까? 누군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을까? 정신보건 쪽에 일을 했던 나도 내 아이에 대해서 이런 sign을 눈치챌 수 있을까? 이것이 모든 사람들이 정신질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정신질환 발병율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모든 병이 초기 개입이 중요하겠지만 정신과는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꼭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쓴 사람은 아버지이다. 그리고 어머니도 있다. 이 두 사람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병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인권을 잘 지켜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원한다. 그리고 아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기를 원하고 그렇게 노력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상태가 좋을 때에는 부모와 소통을 잘 하다가 증상이 재발하게 되면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리니까, 재발과 입퇴원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다보면 부모는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용을 책으로 낸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은 느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뭐라고 이 책에 대해서 뭔가를 쓸 수 있겠는가? 정신분열병, 조현병이라는 단어를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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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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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이라고 되어 있는데,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한 게 착각이었다. 인생 상담에 대한 이야기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을 읽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 위로를 받은 책은 내 기억으로는 몇 년 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후로 오랜만 인 듯 하다. 정신과 의사 답지 않게 마음을 위로한다. 정신과 의사는 정말 의사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쓴 나카무라 쓰네코는 자기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 책에 쓴 것처럼 해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 작가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정신과 의사가 사실 쉬운 직업은 아니다. 의사들 사이에서 메스를 들지 않는다고 해서 다소 무시를 받는 경향이 있는데, 모든 의사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나 요즘은 정신과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정말 좋은 정신과 의사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이 책을 쓴 의사처럼 말이다.


이 책은 주제마다 짧게 내용이 쓰여져 있어 읽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리고 정신과 용어가 나오거나 아니면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았다. 책 사이즈도 작고, 페이지도 230페이지 정도여서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p.017

따라서 돈 때문에 일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당연한 일이에요. 아주 훌륭한 일입니다. 직접 돈이 되지는 않더라도 남편이나 아내가 하는 일을 뒷바라지하고 가족을 지키는 것, 자신이나 가족을 돌보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돈 때문에 일한다고 하면 속물취급을 받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조금 달라졌긴 하지만 사실 돈 때문에 일하는 게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말을 한 건 어쩌면 다른 사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감추지 말고 표현하라는 뜻인 같다. 요즘은 너무 감춰서 힘든 사람들이 많으니까


p.050

저는 성격이 안 맞는 사람과는 얕고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대화가 즐거운 사람이나 잘 맞는다 싶은 사람과는 아주 가까이 지냅니다.


어떻게 보면 저렇게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성격이 안 맞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라고 말한다.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그리고 괜찮은 사람과는 가깝게 지내라고도 말한다. 즐거우라고. 그러나 한 가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을 강조한다. 타인은 타인, 처음부터 끝까지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p.093

욕심이 과하면 이해타산으로 사람을 사귀게 됩니다. 자신에게 맞다, 안 맞다 혹은 좋다, 싫다 라는 솔직한 감정이 아니라 이 사람은 나에게 도움이 된다, 나에게 이득이다 같은 계산으로만 살마을 대하면 인간관계가 이상하게 뒤틀리고 맙니다.


사람을 사귈 때도 자신의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가라고, 계산하지 말라고 말한다. 뭐든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겠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이것저것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데, 특히 요즘은 더 그렇다. 하지만 그 따짐이 이득의 따짐이 아니라 내가 편안 사람인가에 대한 따짐이라면 더 좋겠다. 내가 편한 사람이 어쩌면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가는 비결 이라는 chapter는 감정이입이 최고조에 달했다. 내가 요즘 다시 취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양쪽을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말라고, 가정의 평화를 최우선적으로 하라고 그 나머지는 천천히 해도 좋다고 말한다. 이전에 1년 4개월 정도 딸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워킹맘을 했었다. 그 때에는 나를 너무 힘들게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만들었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잘하고자 했던 마음, 그 땐 다른 동료들에게 애 키워서 그런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고, 직장 안 다니는 것처럼 가정과 육아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아마 이젠 그렇게는 하지 않을,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다. 일도 가정도 느슨하게 가보고 싶다. 일단 내가 롱런해야 하니까


책의 모든 내용이 주옥같은 내용이었다. 회사일에 지친 사람도, 감정이 날뛰어 힘든 사람도, 인간관계 때문에 부정적인 마음이 있는 사람도, 기대와 비교 때문에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도 그래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금한 사람도 모두 읽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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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혐오하다
김용민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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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문제를 쓴 책인 줄 알았는데, 종교적인 부분도 섞여 있었다. 나에겐 좋은 구성이었다. 종교적인 것도 사회적인 것도 관심이 많으니까. 저자는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가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전 나꼼수 때부터 지금 김용민 브리핑까지 잘 듣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인데 왜 좋아하는지는 딱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책은 처음이라 어떨까 싶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성경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 그리고 이 복잡한 사회를 종교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조금 해소가 되었다. 그리고 사회현상과 연관시켜 설명해주니 더 좋았다.


p.61

사람은 원래 공감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돈과 권력은, 인간에게 '기본 옵션'으로 정착된 공감 본능을 못 쓰게 만든다. 그리고 경쟁의 논리를 조장해 개인의 욕망을 부추긴다. 세상은 혼자임을 역설한다.


요즘 사회를 공감과 소통이 부재한 사회라고 말한다. 실제 살아보니 그렇다. 다들 개인적으로 바쁘고,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이 사회가 그렇게 만든다. 그리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극으로 치닫는다. 감정적인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이 또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들을 여유가 없는 것이다.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과는 안 만나면 되니까, 나를 힘들게 하면 안 되니까, 내가 가장 소중하니까


p.162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우셨으므로 심판받지 않는다."라면서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기업화 된 건 너무 오래 전 일이다. 이 책에서는 교회에서 사랑이 없어진지도 오래라고 말한다. 사랑이 없는 교회는 다시 회생하기 어렵다고. 교회하면 사랑인데, 이젠 그렇게 말할 수도 없게 되었다. 교회 안에서도 이익이 어찌나 많은지, 돈은 또 어찌나 많은지, 의견은 또 어찌나 많은지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p.177

<레위기>를 보면 굽 있는 짐승을 먹지 말라고 못 박았다. 굽 있는 짐승은 멀리서 찾을 것 없다. '고기의 대명사' 소와 돼지다. (중략) 왜 성서에서 지킬 것, 안 지킬 것을 자의적으로 구분하나, 무식하고 미련해도 지조 있고 용렬하게 '성서대로' 실천한다


성서의 말씀을 존중한다면 과도한 육식은 삼가하는 것이 옳다. 고 말한다. 이 부분은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성서에 정말 육식을 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목사님들은 왜 고기를 먹는 것인가? 성서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걸 감안 하더라도 저자가 과도한 육식을 삼가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 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p.184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하나님은 성서에서 자살한 사람을 죄인으로 정죄하지 않았다. 자살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적이고도 정확한 의중은 '간곡한 만류'이다. <에스겔> 16장 6절에 "핏덩이로 누워 있는 너에게, 제발 살아만 달라고 했다."는 말씀이 있다. 이 메시지의 맥락은 극단적으로 소외되거나 절망감에 싸여도 '살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자살한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이것도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평생 착한 일을 하다가(예수님 말씀따라 살다가) 자살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저자는 그건 하나님이 판단하실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아닐 것 같다. 하나님은 모든 걸 종합적으로 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202

하나님은 이 국면에서도 철저히 침묵했다. 서로 다른 하나님의 침묵인 듯 보이지만 <말라기> 이후인 오늘날까지 하나님은 홍해 바다를 가르던 그 광대한 능력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제 노쇠한 것일까?

p.203

단언컨대, 하나님은 침묵을 통해 말하고 있다.


뉴스를 보면서 왜 하나님은 저런 사람을 구해주지 않으실까? 왜 하나님은 능력을 발휘해 다 살리지 못하실까? 기적을 일으키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하나님이 있긴 한 건가, 이거에 대한 물음에 대해 저자는 침묵을 통해 말하고 있다고 한다. 침묵을 통해 뭘 말하고 계실까? 다 쓸어버리기 전에 우리에게 계속 기회를 주시고 계시는 건가?


내가 기록한 것 이외에도 현재 우리 사회의 현상과 연관지어 성서의 내용을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해 알려준다. 혐오를 혐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 사회문제와 종교가 섞여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기가 쉽다. 궁금했던 내용도 많이 나온다. 해결책도 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내가 이 저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마도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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