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를 혐오하다
김용민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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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문제를 쓴 책인 줄 알았는데, 종교적인 부분도 섞여 있었다. 나에겐 좋은 구성이었다. 종교적인 것도 사회적인 것도 관심이 많으니까. 저자는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가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전 나꼼수 때부터 지금 김용민 브리핑까지 잘 듣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인데 왜 좋아하는지는 딱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책은 처음이라 어떨까 싶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성경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 그리고 이 복잡한 사회를 종교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조금 해소가 되었다. 그리고 사회현상과 연관시켜 설명해주니 더 좋았다.


p.61

사람은 원래 공감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돈과 권력은, 인간에게 '기본 옵션'으로 정착된 공감 본능을 못 쓰게 만든다. 그리고 경쟁의 논리를 조장해 개인의 욕망을 부추긴다. 세상은 혼자임을 역설한다.


요즘 사회를 공감과 소통이 부재한 사회라고 말한다. 실제 살아보니 그렇다. 다들 개인적으로 바쁘고,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이 사회가 그렇게 만든다. 그리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극으로 치닫는다. 감정적인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이 또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들을 여유가 없는 것이다.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과는 안 만나면 되니까, 나를 힘들게 하면 안 되니까, 내가 가장 소중하니까


p.162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우셨으므로 심판받지 않는다."라면서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기업화 된 건 너무 오래 전 일이다. 이 책에서는 교회에서 사랑이 없어진지도 오래라고 말한다. 사랑이 없는 교회는 다시 회생하기 어렵다고. 교회하면 사랑인데, 이젠 그렇게 말할 수도 없게 되었다. 교회 안에서도 이익이 어찌나 많은지, 돈은 또 어찌나 많은지, 의견은 또 어찌나 많은지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p.177

<레위기>를 보면 굽 있는 짐승을 먹지 말라고 못 박았다. 굽 있는 짐승은 멀리서 찾을 것 없다. '고기의 대명사' 소와 돼지다. (중략) 왜 성서에서 지킬 것, 안 지킬 것을 자의적으로 구분하나, 무식하고 미련해도 지조 있고 용렬하게 '성서대로' 실천한다


성서의 말씀을 존중한다면 과도한 육식은 삼가하는 것이 옳다. 고 말한다. 이 부분은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성서에 정말 육식을 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목사님들은 왜 고기를 먹는 것인가? 성서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걸 감안 하더라도 저자가 과도한 육식을 삼가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 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p.184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하나님은 성서에서 자살한 사람을 죄인으로 정죄하지 않았다. 자살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적이고도 정확한 의중은 '간곡한 만류'이다. <에스겔> 16장 6절에 "핏덩이로 누워 있는 너에게, 제발 살아만 달라고 했다."는 말씀이 있다. 이 메시지의 맥락은 극단적으로 소외되거나 절망감에 싸여도 '살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자살한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이것도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평생 착한 일을 하다가(예수님 말씀따라 살다가) 자살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저자는 그건 하나님이 판단하실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아닐 것 같다. 하나님은 모든 걸 종합적으로 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202

하나님은 이 국면에서도 철저히 침묵했다. 서로 다른 하나님의 침묵인 듯 보이지만 <말라기> 이후인 오늘날까지 하나님은 홍해 바다를 가르던 그 광대한 능력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제 노쇠한 것일까?

p.203

단언컨대, 하나님은 침묵을 통해 말하고 있다.


뉴스를 보면서 왜 하나님은 저런 사람을 구해주지 않으실까? 왜 하나님은 능력을 발휘해 다 살리지 못하실까? 기적을 일으키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하나님이 있긴 한 건가, 이거에 대한 물음에 대해 저자는 침묵을 통해 말하고 있다고 한다. 침묵을 통해 뭘 말하고 계실까? 다 쓸어버리기 전에 우리에게 계속 기회를 주시고 계시는 건가?


내가 기록한 것 이외에도 현재 우리 사회의 현상과 연관지어 성서의 내용을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해 알려준다. 혐오를 혐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 사회문제와 종교가 섞여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기가 쉽다. 궁금했던 내용도 많이 나온다. 해결책도 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내가 이 저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마도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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