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거짓말, 가짜 건강상식 - 최신 의학으로 밝혀진 건강상식의 치명적 오류에 대한 폭로
켄 베리 지음, 한소영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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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학계를 시끄럽게 만든 의사 유튜버의 폭로] 라는데, 내용이 궁금했다. 안 그래도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한층 업그레이드가 될 것 같았다. 저자는 처음엔 의사들의 입장에서 변명을 한다. 의사도 사람이라는, 아마 같은 의사들에게서 많은 비난을 받았던 모양이다. 가짜 건강상식이 왜 생겨나는지에 대해서 의사의 책임이 없다고는 하지 않는다. 정치, 경제 여러 분야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도 다소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특히, 미디어와 제약회사 그리고 의학과 관련있는 많은 부분들


포스트잇을 쉴 새 없이 붙였다.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으니까. 내가 단순히 알고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근거를 정확히 댈 수 없었던 것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요즘 우유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한 식품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우유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건 나 또한 동의하면서도 이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단순히 소에서 나오는 젖이 인간에게 얼마나 좋을까? 송아지도 평생 엄마의 젖을 먹지 않는데 이 정도 수준이었다. (이 이슈도 다루지만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 거짓말-진실이 중요한 이유-거짓의 근거-상식적으로 사고하기-연구결과 살펴보기-이해하고 적용하기-베리박사 따라하기-과제 이런 순서로 하나씩 설명해주고 있다. 아주 친절한 설명이다. 개인적으로는 상식적으로 사고하기와 베리박사 따라하기가 좋았다. 의학에서도 상식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이 글을 쓴 베리박사는 실제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모든 이슈를 다 정리할 순 없고(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내가 가장 주의깊게 봤던 주제는 가공육은 발암 식품이다? 였다. 나는 일단 고기를 너무 좋아한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구워 먹는 것도 좋아하고, 소시지나 오리고기, 기타 가공육도 많이 먹는 편인데, 내가 좋아하다 보니 아이에게도 잘 해준다. 물론 아이도 너무 잘 먹는다. 하지만 입 짧고 자타 미식가인 남편은 가공육은 나쁜 고기만 가져다가 만든 거라고 하면서 가능하면 먹지 말자고 이야기해서 의견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선 내 편인 듯 하다. 가공육을 먹지 말라는 건 질산염과 아질산염 때문인데, 저자는 이 두 가지는 자연 상태의 각종 식품이나 우리의 침에도 들어있다고 한다. 침을 삼키지 말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박한다.


그리고 비만, 체중조절, 건강의 가장 큰 키워드는 설탕과 탄수화물이라고 말한다. 설탕과 탄수화물은 가능하면 피해야하는 거라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이걸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전반적인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쉽지 않은 문제이다. 요즘 저탄고지 식습관이 유행이라고 하고, 흰쌀 밥만 먹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고, 고기도 줄이라고 하는 등 식습관에도 유행이 있는 것 같다.


이 저자의 말을 다 믿을 수도, 각종 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걸 다 믿을 수도 없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책을 읽다보면 사이비 종교에 빠져 드는 것처럼 무언가를 알게되고, 믿게 된고,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의사가 공부하지 않는 걸 비난하지 말고, 환자가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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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오스카, 달팽이를 만나다 -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 꼬마 고양이 오스카 탐구 시리즈
제프 워링 지음, 김주희 옮김 / 다산글방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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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고양이 오스카 탐구 시리즈 중 하나인 [꼬마 오스카, 달팽이를 만나다] 를 아이와 함께 읽었다. 일단 최근 마트에서 사온 상추 더미에서 달팽이를 발견하고 아이와 함께 키우면서 달팽이가 뭘 먹는지, 달팽이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같이 보며 즐거워 했던 기억이 나서, 당팽이라는 단어에 꽂혔는데, 책에서는 달팽이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고, 달팽이가 선생님으로 나온다. 우리가 키우던 달팽이는 어디로 갔을까?


표지가 산뜻하다. 그리고 아이들 책 중에 간혹 가로로 긴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둥지에 대한 이야기, 물에 뜨는 것과 뜨지 않는 것, 다 다르게 생긴 돌멩이, 온실의 활용, 유리의 재료, 책의 재료, 빵의 재료, 벽돌의 재료, 플라스틱의 재료, 실의 재료를 알려준다. 교과서적이진 않다. 생각보다 이야기 흐름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오스카가 밖에서 놀다가 둥지를 보고 궁금해 하면 달팽이가 알려주고 그러다가 비가 와서 온실로 들어가서 온실에 대해서 달팽이에게 설명을 듣고.


아이는 이 책을 읽고 지식이 업그레이드 됐다. 이제 유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둥지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 알게 됐다. 물론, 과정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내가 유리는 뭘로 만들지? 라고 물어보면 모래. 이렇게 답한다.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아이를 보면 언제나 신기하다.


어린이집 가는 길에 놀이터가 있다. 거기엔 큰 나무들이 많은데, 아이가 위를 쳐다보더니 엄마, 저거 둥지야. 오스카에서 봤어. 이런다. 침이 바짝 바짝 마르고 허기가 지더라도 열심히 책을 읽어줘야 하는 이유이다.


다른 시리즈에서는 어떤 걸 알려줄지, 궁금해진다. 아이와 서점에 같이 가게 된다면 제일 먼저 이 책의 시리즈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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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연결 독서법 - 아이의 관심을 책으로 연결하는 엄마표 독서교육
황경희 지음 / 예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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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아이가 꼭 공부도 잘하는 건 아지겠지만, 요즘 아이나 어른이나 책을 너무 안 읽어 책을 좋아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독서를 공부로 연결한다니, 엄마로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공부로 연결할 수 있을까? 일단은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일 것 같은데, 이 또한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네 살 딸도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되고, 책에 관심을 가지고,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좋아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건, 택배로 책이 오는 걸 선물이라고 설명하고, 책을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가까이 두고, 원하면 무조건 읽어주는 그리고 가능하다면 책을 읽어주기 전에 한장씩 넘기면서 그림을 먼저 보라고 하는 것 뿐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위주로 쓰여진 책이라 지금 당장 이 책을 읽고 뭔가 실천을 해 볼 수는 없었지만, 부모의 마인드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저자가 경험했던 아이와 부모의 이야기도 많아 재미있다. 마지막에는 주제 별로 책을 소개하며 어떻게 아이와 책을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지를 친절히 알려준다.


p.36

아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가요? 그렇다면 스마트폰이나 TV, 게임을 최대한 멀리하게 하여 심심해지도록 두면 됩니다. 단, 마음 놓고 빈둥거리며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세요.


엄마가 생각하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아이가 생각하는 자신이 좋아하는 건 상당히 차이가 있음을 설명하고, 아이가 진짜로 좋아하는 걸 찾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어디가나 스마트폰이나 TV, 게임이 문제다. 부모들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있으니.....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한다해도 먹히겠는가.


p.99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글을 쓰게 만드는 궁극적인 이유는 다름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책을 통해 남과 다른 피부색, 남과 다른 가정환경, 남과 다른 외모 등 다름에 대해서 배우고 공동체 생활에 대해서 배웁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도 궁긍적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책과 가까워지면 좋으니까. 단순히 이렇게만 생각을 했었는데, 저자가 쓴 글을 읽으니 여러 가지 좋은 이유들이 많았다.


아이의 책장을 사줘야할 때가 온 것 같다. 물려 받은 혹은 구입한 책들이 늘어나 저 책들을 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집에 있는 바구니에 넣어 바닥에 놓다 보니 아이 방도 작아지고 책도 너무 많아져, 일단 1차로 상태가 좋지 않은 책들이나 향후 2년 안에 읽기 어려운 책을 정리했더니 그래도 100권 정도 남은 것 같다. 예전에는 집에 책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하루동안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은 5권이 채 안 되는 것 같다. 전시하듯 책장을 사서 꽂아놓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던 순간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p.162 [저는 3주 사이클을 두고 손이 많이 가는 책장에 아이 자신이 고른 책, 관심 있는 분야의 책, 도서관에서 빌린 책, 그리고 여기에 엄마의 추천 도서도 슬쩍 더해 진열을 바꿔주는 게 좋다고 봅니다.] 강압적으로 읽으라고 강요하거나, 아이가 관심이 없는 유명한 추천목록에 있는 책을 읽으라고 하는 건 아이를 책과 더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슬쩍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크게 느껴진다. 슬쩍 진열을 해놓으라는 것이다. 잘 보이는 곳에. 읽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책이 많지 않아도 된다. 책장이 크지 않아도 된다. 엄마와 아이가 자연스럽게 정해 놓은 룰에 부합하는 책장이 있다면 10권이 꽂히는 작은 책장이라도 훌륭하지 않을까? 엄마가 부지런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아이가 읽을 책 혹은 읽은 책은 엄마도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대화가 될테니까.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장하는 건, 책을 읽는데 아이의 진짜 흥미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라는 부분이다. 전문적으로 독서논술교실을 운영하는 저자도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고민하는 엄마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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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리얼 스칸디나비아 - 북유럽 사람이 쓴 진짜 북유럽 이야기
브론테 아우렐 지음, 안나 야콥센 그림, 김경영 옮김 / 니들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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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 대한 환상은 어디서부터 생겨 난 걸까? 북유럽하면 뭐든 다 좋아보이고, 이상적이고, 살아보고 싶은 이런 마음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걸까? 그러나 진짜 북유럽이 어떤지 알지 못하는, 그래서 [북유럽 사람이 쓴 진짜 북유럽 이야기] 라고 해서 읽어보고 싶었다. 심지어 책 제목도 [리얼 스칸디나비아] 다.


지도 상 스칸디나비아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까지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핀란드를 제외한, 핀란드는 스칸디나비아가 아니라 북유럽 국가이다. 결국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라는 구분으로 책이 쓰여져 있다. 세 개 밖에 안 되는데 책 읽는 동안 왜 이렇게 헷갈리는지, 그리고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도 차이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생각해보면 다른 나라인 걸


p.15

덴마크인은 스스로를 느긋하다고 여긴다.


p.18

노르웨이인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타입의 사람들이다. 그만큼 유쾌하며, 말투 자체에 유쾌한 기질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p.19

스웨덴은 스스로 규칙을 잘 지키는 국민이라고 자부한다. 스웨덴에서는 규칙을 만들면 무조건 지켜야 한다.


p.26

스웨덴인 따라잡기 : 하루에 두 번 이상 피카 타임을 가져라. 방법은 간단하다. 하던 일을 멈추고 커피를 마신다. 자리에 앉는다. 시나몬 롤을 먹는다. 피카 중인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대체로 여유롭다는 이미지가, 책을 읽으면 더 그렇구나. 싶다. 여유라는 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스스로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그런 것이다. 하루에 두 번 피카 타임은 하던 일을 미련없이 내려놓고 쉼을 갖는 건데, 어쩌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금요일 밤은 특히 중요하다고 한다. 가족,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때로는 영화를 보면서 보내는 편안한 시간이기 떄문이다. 바라는 건 딱 두 가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안함, 일체감, 행복한 기분을 나누고 한 주의 근심 걱정을 잊고 가볍게 주말을 맞고 싶다는 것이다. 우린 금요일 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내고 있는가? 사랑하는 가족과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는가?


p.147

스칸디나비아에서 남자든 여자든 관심을 보이려면 술의 도움이 필요하다. 호감 가는 상대에게 맨 정신으로 어필하는 소질 자체가 유전자에 없다. (남편의 성격을 기술한 줄 알았다. 술 안 마시면 과묵하지만 술 마시면 수다쟁이가 된다는)


나는 엄마라 북유럽식 육아법에 대해서 많이 접하게 된다.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정책들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는지까지, 최근 몇 년 사이에 유행하듯 북유럽식 육아법에 대한 책도 많이 나왔다. 기본 골자는 아이가 밖에서 뛰어 놀며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자연환경이 너무나 다른 상황이라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자연이 쉽지 않다. 그리고 제도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따라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저자가 쓴 것처럼 아이가 노는 시간을 늘리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아이와 대화하고, 아이가 자유롭게 자기주장을 펼치도록 격려하고, 지긋지긋한 스마트 기기 전원을 꺼라.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 이 기본적인 것들도 왜 지켜지지 않고 있는가?


전반적인 부분에서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리얼을 알려주고 싶은데, 그 안에 또 다름이 존재하니까 그것 또한 다 살려서, 그래서 정말 여러 분야에서 스칸디나비아, 세 나라를 설명하려고 하고 있어 읽는 동안 재미있었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가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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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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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관심이 많다. 플라스틱 소재의 보관통은 처분하거나 쓰지 않은지 오래 되었고, 비닐팩도 마지막으로 쓰던 걸 다 쓰고 다시 사지 않았다. 그리고 빨대는 쓰지 않고, 종이컵을 쓰지 않고 텀블러를 사용하고(사실, 주부이고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텀블러를 쓸 일은 없지만), 장바구니를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고, 배달음식을 잘 시켜먹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날 일인가?


나는 살림에 관심이 없다. 살림에 취미가 없다고 늘 생각해 왔지만 1년 반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게 되면서 더 확신하게 되었다. 그나마 청소는 조금 관심이 있지만 매일 정전기포로 미는 것 정도이고, 정리정돈도 그 때 뿐이다.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 매번 비워내고 또 비워내지만 이상하게 물건이 많고 그만큼 정리해야 하는 것도 많다.


인스타에 보면 미니멀라이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올린 사진이 많다. 베이직에 심플 그 자체이다. 왜 나는 저렇게 안 될까? 생각하던 중에 취업이 되었다. 그래서 12월 31일이면 출근을 해야 하는데, 이 시점에서 내게 가장 필요한 책을 만났다. [아날로그 살림]


p.21

'살림'은 '살리다'라는 단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해도 티도 안 나는, 게다가 월급도 없는 그런 일이지만 살림은 나와 가족을 보살피고, 살리는 중차대한 일임이 틀림없다. 살림이 지긋지긋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것은 나의 시간과 돈과 감정이 끊임없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살림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나에게는 그렇게 큰 의미로 다가오지 못한다. 저자의 말대로 살림은 정말 매일 반복되는, 해도 티도 안 나는 일임에 틀림없다. 내 스스로 살림에 대해서 의미를 어떻게 부여할 수 있을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똑 부러지게 하지도 못하니 말이다.


저자는 살림이 재미있어지는 4단계 방법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1단계 : 버리지 말고 정리하기

2단계 : 이기적인 살림환경 만들기

3단계 : 애착 살림 만들기

4단계 : 살림에 대한 즐거움 발견하기


단계 별 자세한 방법은 책에 다 나와 있다. 저자는 하나씩 정해서 정리하길 권한다. 주방, 안방, 거실, 작은방, 아이방 이런 식으로 옮겨 가면서. 출근하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일단 가장 컨디션이 괜찮은 작은방부터 해보기로 했다. 쓸모가 없는 것을 분리하여 버리기, 이웃나눔, 기증, 중고장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해보기로 


저자의 살림 노하우도 비교적 자세하게 적혀져 있다. 거기에서 내가 한 번 해 볼 수 있는 건, 예전에 써 본적이 있는 고체세제 사용하기, 생고무장갑 사용하기, 자연친화적 수세미로 바꾸기, 샤워할 때 천연해면 사용하기, 다회용 화장솜 사용하기, 샴푸비누 사용하기 정도가 될 것 같다. 재래 시장을 이용해 비닐이나 스티로폼, 특히 플라스틱도 줄이고 싶지만 집 근처 가까운 재래 시장이 없는 관계로 이 부분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책 하나로 사람을 변화시키긴 어렵다. 특히 생각보다 행동을 변화시키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걸 결심하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런 주제의 책 중에서는 비교적 덤덤하게 그러나 실천을 해 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쓰여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친환경을 혹은 미니멀라이프를 하는, 살림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돈이 많아야 저렇게 하지.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도 책에 잘 쓰여져 있다. 아껴야 할 곳에 아끼는 살림, 써야할 곳에 제대로 쓰는 살림이 진정한 살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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