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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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관심이 많다. 플라스틱 소재의 보관통은 처분하거나 쓰지 않은지 오래 되었고, 비닐팩도 마지막으로 쓰던 걸 다 쓰고 다시 사지 않았다. 그리고 빨대는 쓰지 않고, 종이컵을 쓰지 않고 텀블러를 사용하고(사실, 주부이고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텀블러를 쓸 일은 없지만), 장바구니를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고, 배달음식을 잘 시켜먹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날 일인가?


나는 살림에 관심이 없다. 살림에 취미가 없다고 늘 생각해 왔지만 1년 반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게 되면서 더 확신하게 되었다. 그나마 청소는 조금 관심이 있지만 매일 정전기포로 미는 것 정도이고, 정리정돈도 그 때 뿐이다.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 매번 비워내고 또 비워내지만 이상하게 물건이 많고 그만큼 정리해야 하는 것도 많다.


인스타에 보면 미니멀라이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올린 사진이 많다. 베이직에 심플 그 자체이다. 왜 나는 저렇게 안 될까? 생각하던 중에 취업이 되었다. 그래서 12월 31일이면 출근을 해야 하는데, 이 시점에서 내게 가장 필요한 책을 만났다. [아날로그 살림]


p.21

'살림'은 '살리다'라는 단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해도 티도 안 나는, 게다가 월급도 없는 그런 일이지만 살림은 나와 가족을 보살피고, 살리는 중차대한 일임이 틀림없다. 살림이 지긋지긋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것은 나의 시간과 돈과 감정이 끊임없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살림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나에게는 그렇게 큰 의미로 다가오지 못한다. 저자의 말대로 살림은 정말 매일 반복되는, 해도 티도 안 나는 일임에 틀림없다. 내 스스로 살림에 대해서 의미를 어떻게 부여할 수 있을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똑 부러지게 하지도 못하니 말이다.


저자는 살림이 재미있어지는 4단계 방법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1단계 : 버리지 말고 정리하기

2단계 : 이기적인 살림환경 만들기

3단계 : 애착 살림 만들기

4단계 : 살림에 대한 즐거움 발견하기


단계 별 자세한 방법은 책에 다 나와 있다. 저자는 하나씩 정해서 정리하길 권한다. 주방, 안방, 거실, 작은방, 아이방 이런 식으로 옮겨 가면서. 출근하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일단 가장 컨디션이 괜찮은 작은방부터 해보기로 했다. 쓸모가 없는 것을 분리하여 버리기, 이웃나눔, 기증, 중고장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해보기로 


저자의 살림 노하우도 비교적 자세하게 적혀져 있다. 거기에서 내가 한 번 해 볼 수 있는 건, 예전에 써 본적이 있는 고체세제 사용하기, 생고무장갑 사용하기, 자연친화적 수세미로 바꾸기, 샤워할 때 천연해면 사용하기, 다회용 화장솜 사용하기, 샴푸비누 사용하기 정도가 될 것 같다. 재래 시장을 이용해 비닐이나 스티로폼, 특히 플라스틱도 줄이고 싶지만 집 근처 가까운 재래 시장이 없는 관계로 이 부분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책 하나로 사람을 변화시키긴 어렵다. 특히 생각보다 행동을 변화시키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걸 결심하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런 주제의 책 중에서는 비교적 덤덤하게 그러나 실천을 해 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쓰여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친환경을 혹은 미니멀라이프를 하는, 살림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돈이 많아야 저렇게 하지.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도 책에 잘 쓰여져 있다. 아껴야 할 곳에 아끼는 살림, 써야할 곳에 제대로 쓰는 살림이 진정한 살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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