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
요조.임경선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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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책을 읽게 되는 경로가 세 가지로 정해졌다. 하나는 직접 구매, 둘은 도서관 대여, 셋은 서평신청이다. 이 책은 직접 구매했는데, 사실 이 두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좋아한다기 보단 호감이라는 말이 더 맞겠다) 이 책을 사면 준다는 일력이 탐이 났다.

일력은 1월부터 출근한 회사 내 책상 위에 있는데, 하루하루 내용도 좋지만 일력 떼러 회사에 가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스스로 심으며 다닐 수 있어서 효과적인 아이템이다. 식물에 물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이 책은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이걸 무슨 표지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천같은 소재로 된 빨간 책. 디자인한 사람을 칭찬한다.

직접 구매 책은 유명한 책을 구입하나 도서관 대여와 서평신청에 자꾸 밀린다. 그러다가 우연히 출근길에 손에 집어들고 나가서 단숨에 읽었다. 교환일기라, 나도 중학교 때 편지로 핑퐁을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노트에도 했었던 것 같고. 추억 상자를 열어보면 아마 있을텐데, 창고 안에 박혀 버린 상황이라 꺼내기는 좀

제목은 [여자]만 읽어야 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여자는 지워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더 맞겠다 싶다. 이 언니들(잠깐, 언니가 맞는지 모르겠다. 찾아보니 둘 다 언니다) 많이 솔직하다. 그리고 평범하다. 그리고 글을 잘 쓴다. 책을 딱 잡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주옥같은 내용들이 있다.

p.97

난 '어차피'와 '다 똑같아'라는 말 그 자체에도 반대하는 입장이야. (중략) 나는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과는 가급적 거리를 두고 있어. 저 말은 자신의 게으름이나 부족함이나 잘못에 대한 면피로도 곧잘 쓰이고,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거나 남들이 뚜벅뚜벅 걸어나가려고 하는 걸 발목 붙잡으며 초를 치는 사람들의 말이 테니까.

와우, 찔리지만 정확했다.

p. 207

우리들의 인생에서 기력, 체력, 능력, 이 세가지가 가장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 40대가 아닐까 싶어. 감히 40대가 인생의 피크라고 말해본다.

40대를 코앞에 둔 내 자신에게 화이팅!!! 경선 언니가 피크라잖아.

그리고 남자,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도 많이 공감했다. 남편의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 각자의 시간에 대해서도

나는 속과 겉이 일치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건 내가 내 속마음이 어떤지를 몰랐기 때문이기도 하고, 남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속과 겉이 일치하기 위해 좀 더 살아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교환일기를 쓸 사람을 물색해보기로

#개인적으로 요조님과는 사진을 찍었는데, 임경선님은 직접 보질 못했다. 어느 날, 보게 된다면 포인트 적립되었습니다. 말고 뭔가 임팩트 있는 한마디를 준비해둬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부끄러움에 다가갈수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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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만나를 줍는 여자 - 말씀을 먹으면 살아난다
홍애경 지음 / 두란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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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잃은 슬픔인 줄 몰랐다. 그저 내가 요즘 QT에 관심이 있어서 선택했는데, 읽으면서 울컥하는 대목이 많아 읽기가 힘들었다. 나도 딸을 키우고 있어서였을까. 슬픔을 짐작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인데, 자꾸 감정을 이입하게 되서 읽는 동안 저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QT 책 중에서 저자 본인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어 이해하기엔 큰 불편함은 없었다. 물론 책 안에 어떤 식으로 QT를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도 들어있어서 참고가 많이 되었다. 뭔가 하나를 하려면 정보탐색에 시간을 다 보내는 스타일이어서 과연 QT를 시작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QT에 대한 갈망은 여전하다.

딸을 잃고 나서 신앙이 더 깊어졌다는 이야기는 새롭진 않다. 하지만 소중한 것을 잃고 하나님 앞으로 가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하나님을 원망하는 사람이 많을까? 내 생각은 후자가 더 많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일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부러웠던 건, QT를 하는 것도, 신앙이 깊어진 것도 아닌 남편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했다는 거였다. 물론 저자가 많은 노력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남편이 진심으로 하나님에게 가까워진다는 건 내 입장에서는 기적같은 일이니까

말씀을 보고, 읽고, 해석해 자신의 상황에 접목시키는 것이 QT인데 어쩌면 자기합리화로 빠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성경구절을 스스로 해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내가 QT를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얕은 신앙과 얕은 지식으로 성경말씀을 나에게 유리하게 혹은 하나님의 방향과 다르게 해석을 해서 적용을 시키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에)

책에 나오는 저자의 성경말씀을 해석하는 과정은 이러하다.

저자는 딸을 보내고 지내던 어느 날 TV에서 이런 성경 구절을 접한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그래서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나님, 나를 만나달라고. 그리고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는 성경구절을 접하게 되고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중략) 그리고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을 그들에게 비추사 낮이나 밤이나 진행하게 하시니] 라는 성경구절을 읽고 저자는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모든 것을 내가 책임지려해서 괴롭고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QT 시작에 조금 더 가까워 진 듯 하다. 아마 이 글을 저자가 본다면 좋아할 것 같다. 또 하나의 생명을 하나님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도록 했다고 생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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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때려치우고 동네 북카페 차렸습니다 - 회사 밖에도 길은 있다, 행복 충만한 두 번째 인생 성황리에 영업 중!
쑬딴 지음 / 잇콘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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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비슷한 제목의 책은 많은데, 하필 왜 이 제목에 끌렸는지? 생각해보면 북카페라는 단어가 막연히 북카페를 하고 싶었던 내 마음에 꽂혔는지도

책을 좋아하고, 조용한 공간을 좋아하고, 상담 일을 하기도 해서 나중에 북카페를 하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요즘 어떤 시대인가, 하루에도 가게가 줄줄이 망하는 시대인데, 과연 시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돈은 모아질까? 남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이는 키워야 하는데..... 현실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난 아직 절실하진 않았다. 그냥 막연했을 뿐

저자도 막연했던 것 같다. p.59 처음 퇴사를 결심했을 때부터 막연히 가게를 했으면 좋겠다. 커피와 막걸리를 팔아야지, 손님은 없어도 괜찮아, 알고 지내는 동네 이웃들이 오다가다 들려주면 좋겠다 정도로 시작했던 상상이 조금씩 현실이 되고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잠깐 꿈을 꾼다.

저자의 책은 대리만족을 하기에 충분했다. 회사 밖에도 길은 있다고 하면서 그 길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빨리 때려치고 나오라고 하면서도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책을 출근길에 읽어 그 날 출근을 미친듯이 하기 싫었다는, 언제 때려치나 생각하면서 평소와 똑같이 지문을 찍었다.

p.32

일요일 저녁만 되면 소화가 잘 안 된다거나 매일 목덜미가 뻣뻣하다면, 아무 일도 없이 계속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그만두셔야 합니다. 그렇게까지 자신을 학대하며 살 필요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뜨끔하다면 그만 두는 게 정답이지만 그러지 못하는 우리도 이걸 모르는 게 아닐 거다. 모든 일엔 준비가 필요하듯 회사를 그만두는 일 역시 준비가 필요하겠지. 퇴사일을 정하고, 여유 자금을 모으자.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좋다고 말한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나는 마음 속에 퇴사일을 정했고, 내가 어느 정도 모으면 실현 가능할 거라는 생각을 머리 속에 그려봤다. 그리고 내가 카페에 앉아 밖을 쳐다보는 상상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즐거웠다. 내가 즐거운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이 즐거운 것도 좋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내가 꿈꾼던 카페 사장님이라니, 그 사장님이 행복하니 나도 행복했다. 카페가 어디인지 찾아봤다. 거리가 꽤 있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도 좀 보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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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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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보내는굿바이키스 는 이어령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계기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책을 볼 때 내용도 중요하지만 작가의 글을 쓰는 스타일도 나와 맞는지를 잘 따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어령의 책은 나와 잘 맞는다. 읽기가 괜찮다는 말이다.

#한국인이야기 는 나에게 두번째 책이다. 따끈따끈한 신간이기도 했고, 탄생이라는 주제가 확 끌렸다. 아마도 내가 출산을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편으로는 한국인의 탄생에 대해 책까지 쓸 정도로 소재가 있긴 한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읽으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이 책은 아이를 낳아본 엄마가 읽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아이를 낳기 전도 괜찮다. 임신을 한 상태에서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 신비한 과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좋은 태교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인문학적 책이 아닌 태교서적이 될지도 모르겠다.

태명부터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의 힘으로 마무리가 된다. 태명이야기(태명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임신을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인 줄 알았는데), 출산이야기(출산이라는 운명의 날을 정하는 것도 태아인 것을), 출산의 고통 이야기, 몽고반점 이야기(외국에서는 몽고반점이 맞아서 생긴 멍이라고 생각해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도 있었다는), 낙태 이야기.....자장가 이야기, 외갓집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읽을수록 흥미진진하고, 읽을수록 지식이 쌓인다. 그리고 내가 태어난 것이, 딸을 출산한 것이 정말 어마무시한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힘들다고만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설명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고전을 통해 설명하기도 하고, 우리나라만 독특하게 있는 것과 다른 나라도 비슷하게 있는 것을 설명하기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자료를 검색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연결이 될 듯, 안 될 듯. 연관이 있는 듯, 아닌 듯. 하는 전개 속에서 학구적인 욕구가 샘솟으며 뭔가에 홀린 듯 이끌려가는 것이 재미나다. 한국인이라면, 배 속에 아기를 가지고 있는 임산부라면 이책을 느긋하게 읽어보길 추천한다. 더 일찍 나오지 않았음에 개인적으로 아쉽다. 내 딸은 벌써 다섯살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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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나의 성장 앨범 - 존중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왕수연 지음, 이지은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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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섯살이 된 딸은 본인이 나의 배 안에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최근 앨범 정리를 하면서 만삭사진을 찍은 걸 보여주면서 '이 배 안에 너 있다.'고 설명을 했는데 갸우뚱한다. 이 때쯤 이 책을 보여주면 좋겠다 싶었다.

딸에게 읽어주는데, 오히려 딸은 덤덤한데(실감이 나지 않는 거겠지) 나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에피소드가 참 많은데 어쩌면 엄마가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선택해 넣었는지. 책 속의 아이가 남자아이가 아니었다면 난 아마 우리 가족 이야기를 썼다고 생각을 했을 것 같다. 특히, 울고 보챈 것 그리고 잠을 안 잔 것. 책 속 아이를 안고 자고 있는 엄마와 쓰러져 있는 아빠를 보니 웃음이 났다. (사실, 우리집 아빠는 저 정도로 육아를 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육아의 과거가 스쳐지나가면서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본인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어떻게 컸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던 책. 그리고 읽어주면서 엄마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생색낼 수 있었던 책이다. 아직 아이는 실감을 못하지만 먼 훗날 우리 딸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겠지. 이런 생각하니 더 이상 크지 않고 다섯살로 멈췄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이 책을 읽으며 아이가 어렸을 때를 생각하니, 예전보다 많이 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카드가 따로 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어떤 장면에서 어떤 질문을 해볼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준다. 책을 단순히 읽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에게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인데, 나는 이 과정을 참 좋아한다. 왜냐면 아이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을 키워줄 수 있는, 엄마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약간 아쉬운 건 딸 버전도 있었으면 하는 그런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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