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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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보내는굿바이키스 는 이어령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계기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책을 볼 때 내용도 중요하지만 작가의 글을 쓰는 스타일도 나와 맞는지를 잘 따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어령의 책은 나와 잘 맞는다. 읽기가 괜찮다는 말이다.

#한국인이야기 는 나에게 두번째 책이다. 따끈따끈한 신간이기도 했고, 탄생이라는 주제가 확 끌렸다. 아마도 내가 출산을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편으로는 한국인의 탄생에 대해 책까지 쓸 정도로 소재가 있긴 한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읽으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이 책은 아이를 낳아본 엄마가 읽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아이를 낳기 전도 괜찮다. 임신을 한 상태에서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 신비한 과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좋은 태교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인문학적 책이 아닌 태교서적이 될지도 모르겠다.

태명부터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의 힘으로 마무리가 된다. 태명이야기(태명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임신을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인 줄 알았는데), 출산이야기(출산이라는 운명의 날을 정하는 것도 태아인 것을), 출산의 고통 이야기, 몽고반점 이야기(외국에서는 몽고반점이 맞아서 생긴 멍이라고 생각해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도 있었다는), 낙태 이야기.....자장가 이야기, 외갓집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읽을수록 흥미진진하고, 읽을수록 지식이 쌓인다. 그리고 내가 태어난 것이, 딸을 출산한 것이 정말 어마무시한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힘들다고만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설명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고전을 통해 설명하기도 하고, 우리나라만 독특하게 있는 것과 다른 나라도 비슷하게 있는 것을 설명하기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자료를 검색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연결이 될 듯, 안 될 듯. 연관이 있는 듯, 아닌 듯. 하는 전개 속에서 학구적인 욕구가 샘솟으며 뭔가에 홀린 듯 이끌려가는 것이 재미나다. 한국인이라면, 배 속에 아기를 가지고 있는 임산부라면 이책을 느긋하게 읽어보길 추천한다. 더 일찍 나오지 않았음에 개인적으로 아쉽다. 내 딸은 벌써 다섯살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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