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지만
부모님이 싫어하셔서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다.
그래서 키우는 사람들의 심정은 잘 모른다.

함께 일을 하는 '갑'이 오늘 회사에 방문하기로 했다.
요청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먼저 방문을 하겠다고 해서 잡은 날짜였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지나가도록 연락이 없어서
아무래도 오지 않을 듯해서 연락을 해보았다.
키우던 개가 죽었다고 했다.
몇 년 동안 키우며 정든 개가 갑자기 죽어버려서
그 뒷정리를 하고 너무 많이 울어서 제정신이 아니었고,
현재로서는 나갈 상태도 아니라고 했다.

키우던 생명이 죽어 안타까운 심정이야 이해 못할 것도 아니라서
그러시냐고, 많이 슬프시겠다고 하고 끊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을 떠나 공적으로 본다면
아무리 키우던 개가 죽었기로 자기가 청해서 잡은 업무상 미팅을
연락도 없이 바람 맞힌 행태는 이해가 안 된다.
최소한 오늘 오전에 미리 이러한 사정으로 못 갈 듯하다고 연락을 하는 게 예의 아닌가 말이다.

그간 겪으면서 참으로 안하무인에
자기 기준으로만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오늘 일로 거기에 이유가 하나 늘어버렸다.
이 '갑' 덕분에 몇몇 유형에 대해서 나의 편견이 늘어나버렸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인연이 끝날 듯한데,
그날이 어서 오면 좋겟다.


덧:
처음에 이야기를 할 때 '키우던 개' 같은 표현이 아니라 이름으로 말하는 바람에
한참 무슨 이야기인가 헷갈렸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이름을 말했던 것도 같은데
솔직히 내가 친구도 아닌 업무상 관계로 아는 사람네 개 이름까지 어떻게 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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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10-01-09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모님이 안좋아하셔서 애완동물 지금은 못키우는데요.
예전에는 강아지 키웠었거든요.(두번)

언젠가 제 친구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펑크내면서 "집에서 키우는 개가 사라져서 찾으러 다녀야한다"라고 핑계를 댔다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다 약속 잡아놓고 막상 날짜되니까 나가기 귀찮아지니까 없는 핑계 대는게 좀 웃겨서, "기껏 잡아놓은 약속 몇시간 전에 깨면 그 사람은 뭐가 되는거냐. 그 사람하고의 약속은 개만도 못한거냐"고 했더랬지요.
그랬더니 저를 빤히 처다보면서 그러더라고요.

너는 개를 안키워서 모른다고. 개가 사라지면 억장이 무너진다나. 그걸 아는 사람이면 다 이해할거라고...
핀트엇나간 뜬금없는 대답에 웃기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불쾌하더군요...
애완동물 소중히 여기는 건 좋은데, 애꿎은 사람 바람맞히면서 애완동물 핑계대는 것도 그렇고, 나를 보며 하는 말투가 니가 동물에 대한 사랑같은 거 알턱이 없지 않냐는 듯이 말하는 것 같아서..=_=;
나도 동물 좋아하거든요? 나참...

동물 좋아하는 사람 좋은데요.
자기가 키우는 동물 사랑하고, 예뻐해주는거 보기 좋은데요.
가끔 자기가 키우는 동물을 지나치게 인격화 하거나 무슨 영물처럼 대하는 것도 저는 좀 그렇더라고요;
남이 다 자기같은 것도 아니고, 특히 일관계에서 만나는 사람은 그런거 배려해줄 이유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보석 2010-01-11 11:32   좋아요 0 | URL
그렇죠..자신에게 당연한 것이 남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하는데...그게 힘든가봅니다.

무스탕 2010-01-0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서 살던 집은 마당이 넓어서 집에 개가 없던 날이 없었어요. 두 마리도 키우고 고양이도 키우고 닭도 키우고 그랬었는데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다 끊었죠.
지금도 키우고 싶은 맘은 굴뚝인데 이제 동물을 키우면 그 뒷치닥거리는 모두 내 차지가 되니까(예전엔 엄마가.. ^^;;) 귀찮은 맘이 더 앞서더라구요.
요즘엔 그저 지나가는 강아지 고양이 희롱하는 재마로만 끝내요. 게다가 큰 애가 동물털 알래르기가 있어서 더더욱 키울 생각을 못하고 있지요.
근데, 저도 동물이라면 눈이 뒤집히게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을 해요.
개가 죽어 슬프더라도 그건 내 일이지 타인에게까지 폐를 끼칠일은 아니거든요.
그 '갑'양반.. 어여 굿바이~ 하셨음 좋겠네요 -_-

보석 2010-01-11 11:33   좋아요 0 | URL
저도 개나 고양이 키우고 싶은데 동생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불가능해요. 어릴 때 멋 모르고 데려왔다 동생이 밤에 응급실 실려가고 난리를;; 그후로는 무스탕님처럼 지나가는 개, 고양이나 남의 집 애들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