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첨단...까지는 아니구나.
게임상에서 해킹이 문제가 된 것도 꽤 오래된 일이니.
어제 난생 처음으로 계정 해킹이란 걸 당해봤다.
예전에 열심히 하다가 와우를 하면서 손을 놓은 온라인게임이 있다.
퇴근을 하는데 그 게임에서 알게 된 분이 전화를 해서는 지금 내 계정이 해킹을 당하고 있다고 알렸다.
갑자기 내 캐릭터가 로그인을 해서 여기저기 아는 분들이 인사를 했는데
대꾸도 하지 않고 은행과 상점을 오가며 물건 팔고 옷마저 홀딱 벗고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킹인 것 같아서 스크린샷을 찍고 게임사에 신고는 했지만 당사자가 아니라 신고 안 된다는 답만 들었다며
얼른 접속하라고 해서 미친 듯이 집에 가서 접속을 했다.
하도 오래간만이라 업데이트는 어찌나 오래 걸리던지.
해킹 해킹 말은 많이 들었는데 실제 당해보니 기분 참 우울했다.
은행에 들어 있던 골드는 모두 사라졌고 인벤에 들어 있던 아이템이 사라진 건 물론이고
입고 있던 아이템마저 사라졌다.
이미 접은 게임이라고 해도 도둑 맞았다는 그 사실 자체로 불쾌감이 극에 달했다.
여기에 불을 붙여주는 게 게임사의 성의 없는 답변이었다.
아이템 복구해달라는 말에 상황은 안타깝지만 원칙적으로 복구 불가능하다고 못 박고
피씨방에서 게임한 적도 없고 가드프로그램 꼬박꼬박 썼고 불법 프로그램을 쓴 적도 없고
같은 아이디 비번 쓰는 싸이트도 없고 6개월 동안 로그인도 안 한 계정이 어떻게 해킹을 당하냐고 하니
시간이 오래 되서 해킹 경로 등을 알 수 없다고 오리발이다.
미안하다 죄송하다 이런 말 한마디만 했어도 화가 덜 났을 텐데
'유감스럽지만' '안타깝지만' 하는데다 정해진 메뉴얼에서 복사해다 붙여쓰는 게 뻔히 보이는
반복되는 답변에 화가 나서 새벽까지 게시판에 항의를 하다가 일단 물러났다.
개인정보 유출 등과 관련해서 좀 알아봐야겠다.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