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잠을 거하게 자는 바람에 밤에 잠이 안 와서 2시간 반 정도 자고 어제 출근을 했다.
당연히 퇴근 무렵엔 퀭한 상태였는데 친구가 같이 저녁 먹자고 연락이 왔다.
그냥 집에 가려다 마음을 바꿔서 저녁을 먹고 집에 가는데 문자가 왔다.
"얼굴이 너무 안돼 보인다. 다이어트 그만 하고 게임 끊고 잠 좀 자."
문자를 보고 막 웃어버렸다.
역시 내 친구는 나를 너무 잘 안다.
사실 4월에 있었던 사촌 결혼식 때문에 시작했던 다이어트를 여태 하고 있었다.
과체중과 정상체중의 경계선에 있던 체중을 끌어내리기 위해 시작했던 거였는데
하다보니 목표의식이랄까 오기랄까 그런 게 생겨서 조금만 더...하던 상태였다.
그렇다고 뭐 44사이즈를 입겠다던가 몸무게를 43킬로그램으로 만들겠다던가 하는
(나에게 있어)말도 안 되는 그런 목표는 아니고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얼굴에 볼살이 사라지니 전과 달리 광대뼈가 두드러진데다
수면부족으로 눈밑이 시커멓게 죽어 있으니 친구가 보기엔 정말 딱해 보였나보다.
다이어트 하는 중간에 보고 꽤 오래간만에 본 거라 내심 무슨 말을 해주길 기대했는데
아무 말이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저녁 먹는 내내 저 말이 얼마나 하고 싶었을까.
그냥 말을 하지. 으이그.
친구가 얼굴이 안되어 보인다고 걱정을 할 정도니 다이어트는 이제 그만해야 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