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일이 있어 잠시 출장을 다녀왔다.
3시가 조금 못 되어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길이 막혀서 그런지 4시 반이 지났다.
버스터미널에서 회사까지 지하철 타고 들어가면 5시 반은 족히 될 듯.
웬만하면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눈치가 보여 얼굴도장이나 찍어야겠다고 맘 먹었다.
그때 직장 동료가 보낸 문자 하나.
차장님이 볼일 있어 나가셨는데 거기서 바로 퇴근하신단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어차피 들어가봐야 30분 정도 있다 나올 텐데 그냥 집에 갈까 하는 생각,
혹시 모르니 괜히 책잡힐 일은 하지 않은 것이 낫다는 생각.
고민하다 그래도 역시 문제는 만들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 회사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아뿔싸.
지하철을 거꾸로 탔다...-_-;;;;;
그것도 5정거장은 지나고 나서야 간신히 깨달았다.
이 얼마나 무서운 무의식의 발로인가.
거기서 회사 들어가면 정말 6시가 될 것 같아서 그냥 얌전히 집에 들어왔다.
동료에게는 혹시 차장님이 찾으시면 '아직' 안 들어왔다고 해달랬다.
괜시리 마음이 두근두근.
고등학교 때 야자 땡땡이 친 기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