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때 일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는데
각자 생활도 바쁘고 생활 터전도 달라서 4명이 다 모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명절에나 겨우 다 모일까 말까.
이번에는 추석 전에 한녀석이 나서서 약속을 잡은 덕분에 4명이 다 모일 수 있었다.
만나서 찻집에 자리를 잡고나자 약속을 주도한 녀석이 중대한 발표를 하겠단다.
"야, 나 날짜 잡았다."
당연히 "축하한다."는 말이 이어졌다.
나를 포함한 3명은 이런 중대 발표날 남자친구는 왜 안 데려왔냐며 타박했다.
그러자 그 녀석은 오히려 '왜 좀더 놀라지 않냐'며 우리를 탓했다.
"우리가 적은 나이도 아니고 남자친구도 있었는데 그게 놀랄 일이냐."고 했더니
그래도 자기는 우리가 좀더 놀랄 줄 알았다며 섭섭하단다.
아무튼 그렇게 잘 놀다 집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엄마가 물으신다.
"혹시 누구 결혼한다는 말은 없든?"
순간적으로 움찔해서 "아니." 하고 거짓말을 해버렸다.;;;
"끼리끼리 모인다고 어째 너희는 그렇니.."라며 돌아서는 엄마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우리 엄마는 초능력자일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