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언 연대기를 열독 중이다.
이 책 분명 신경 써서 예쁘게 만들었는데, 그래서 참 마음에 들고 출판사에 고마운데, 표지에 코팅이 안 되어 있다. 물론 이렇게 까슬까슬한 촉감에 반짝이 들어간 비싼 종이를 굳이 코팅하는 건 이중의 자원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거 들고 다녀야 하는 예민한 독자-나-는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왜? 나는 그 옛날 읽었던 <서재 결혼시키기>의 분류에 따르면 '궁정식 사랑파'니까.

책을 신주단지처럼 모시진 않지만(읽다 그대로 엎어놓고 다니는 짓은 잘한다) 책장 모서리를 구긴다던가 책이 쩍 갈라지게 180도로 펼치는 건 나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책에 라면국물이나 김칫국물을 튀기는 일도 있을 수 없다. 그런 나에게 이렇게 코팅이 되지 않은 표지를 가진 책들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고민하다 결국 3권 다 굴러다니는 서류봉투로 표지를 싸버렸다.

결국 표지가 이쁘면 뭐하나. 나에게 보이는 건 누런 갱지뿐인데. 그렇다고 그냥 굴리자니 때 탈 거 같고.
가끔 펄지나 마분지 같은 특수한 종이로 표지를 한 책을 본다. 볼 때는 참 예쁘고 좋은데 사서 들고다니면서 읽기에는 참 신경 쓰인다.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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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29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책으로 별짓 다하는데 ^^; 앤 패디먼에 의하면 어떤 파였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책으로 도미노 만들고, 책쌓아서 집만드는거 다 하죠- ㅋ근데, 책으로 벌레 잡는건 싫어요 -_-

퍼언연대기는 2권이 그 세트용 지퍼백 지퍼에 찝혀 있어서, 표지가 받자마자 불가피하게 좍-찢어졌어요 -_-;;

지금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네요. 어느 분이 <반지의 제왕> 에 비유해서 디게 지루할 줄 알았는데 왠지 그냥 재미있는 소설로 끝날 것 같은 예감이네요.하긴, <반지의 제왕> 같은 이야기가 이 세대에 또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과한 것일지도 몰라요.

보석 2007-08-30 09:24   좋아요 0 | URL
아마 '육체적 사랑파'였을 겁니다.^^ 앤 패디먼도 그랬죠. 읽다 책에 메모도 하고 찢기도 하고. 어떤 책은 그래서 낱장이 다 떨어져서 지퍼백에 보관한다는 내용도 기억이 나네요.

<퍼언 연대기>는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긴 좀 어려울 것 같고 말씀대로 잘 써진, 재미있는 소설입니다.(2권 교환은 혹시 안 되나요?;)

라로 2007-08-29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민해요,,,책은 그저 튼튼해야지 약하면 불안해서 읽는데 신경이 많이 쓰이죠,,

보석 2007-08-30 09:24   좋아요 0 | URL
은근히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