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큼 현실도피에 적격인것도 없는 것 같다.괴로운 일이 생길때마다 습관처럼 알코올과 책에 몸을 맡기곤 한다.늘 큰 위로가 되어주었고 그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익숙하고 안락하다. 적재적소에 시름을 잊게 해주었으니 안식처가 따로 없고 세상에는 모래알만큼이나 좋은 책들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에 고마움과 함께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추석연휴 밀리는 차안에서 읽기로 했으나 차는 조금도 막히지 않았고 밤에만 이동했으므로 만지작거리기만 하다가 돌아오는 즉시 읽기시작해서 이틀간 쫓기듯 읽어내려갔다.오기가 없었다면 어찌 읽었을까.추리소설은 퍼즐게임과 같다.고 생각했다.사건마다 서로 맞물리고 작은 단서하나가 그림을 완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이 소설은 흘려읽어도 무방하다.중언부언 말이 많고 곁가지가 많아서 집중력이 떨어진책읽기였다.

 

 

추리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 책이다.이 한권으로 레이먼드 챈들러의 팬이 되었다.한줄한줄 아껴가면서 읽었다.필립 말로란 캐릭터는 레마르크의 소설 '개선문'의 라비크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이 할머니의 취향을 도무지 좋아할수가 없다.보기에 좋았더라.그러나 지금은 21세기. 달나라 가는 세상에그녀는 굳이 19세기에 머물고 있다.그녀의 정원을 보고 있자니 그것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을 손발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난다.인형과 소품,손수만들어 입은 주름과 레이스 많은 드레스풍옷이며 미니어쳐들은 어떻고.

다행이 그녀의 글은 썩 맘에 들었다.그녀가 인용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는 달과 같아서 누구나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어두운 면이 있다.--Mark Twain

 

 이동진의 글은 참한 소녀fmf대하듯 조심스럽고 지긋이 바라보게 된다.편안하고 겸손한 그의 블로그의 글들과 달리 다소 현학적이다.그가 모두 직접 찍었다는 사진들또한 소중하여 지인들에게 여러권 선물했다.표지사진또한 그가 찍은 것이고 퍽도 마음에 들었는지 현재 그의 블로그 배경이기도 하다.

장국영을 기억하다에서 '어떤 이들은 그저 슬픔을 타고난다'란 구절에 나는 얼마나 공감했던가.알려진 대로 고소공포증이 있었던 그는 24층에서 몸을 날렸다.

 

 

 친구는 이책을 읽느라 일요일 오후를 다 보냈다고 했다.말로는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왠지 떨떠름한 표정은 들키고 말았지.친구야 ,일요일 오후 훔쳐가서 미안해.나도 그저그랬어.

 

 

 

 

 

 이것도 그저 그랬지.이표지가 아니었다면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을 것이다.추리,공포소설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했던 책이었는데 다시 부쳐주어서 읽을수 밖에 없던 책.

 

 

 

   

 문학작품으로 분류되는 책은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단편이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고전작품은 새책이어도 고서를 읽는 듯 특유의 서향이 전해져온다.

 

 

 

 독특한 문체,허를 찌르는 익살에 한번 잡으면 손을 놓을수가 없다.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소설. 그들의 정서내지 민족성은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딸애 책상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잡았다가 단숨에 읽게 된 책.이금이씨의 인기비결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었다.필리핀의 따알 화산은 직접가보지 않고는 그렇게 묘사할수가 없다.맛있는 음식이 입에 감기듯 책장을 착착 넘기는 맛이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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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상-'권태' 중

 

어서 차라리 어두워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 벽촌의 여름날은 지리해서 죽겠을 만치 길다... 나는 개울가로 간다. 가물로 하여 너무 빈약한 물이 소리 없이 흐른다. 뼈처럼 앙상한 물줄기가 왜 소리를 치지 않나. 너무 더웁다. 나뭇잎들이 다 축 늘어져서 허덕허덕하도록 더웁다. 이렇게 더우니 시냇물인들 서늘한 소리를 내어보는 재간도 없으리라. 나는 그 물가에 앉는다. 앉아서, 자 - 무슨 제목으로 사색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본다. 그러나 물론 아무런 제목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무 것도 생각 말기로 하자. 그저 한량없이 넓은 초록색 벌판, 지평선, 아무리 변화해 보았댔자 결국 치열한 곡예의 역에서 벗어나지 않는 구름, 이런 것을 건너다본다. 지구 표면적의 100분의 99가 이 공포의 초록색이리라. 그렇다면, 지구야말로 너무나 단조무미한 채색이다. 나는 여기 처음 표착하였을 때, 이 신선한 초록빛에 놀랐고 또 사랑하였다. 그러나 닷새가 못 되어서 이 일망무제의 초록색은 조물주의 몰취미와 신경의 조잡함으로 말미암은 무미건조한 지구의 여백인 것을 발견하고,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쩔 작정으로 저렇게 퍼러냐? 하루 온종일 저 푸른빛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오직 그 푸른 것에 백치와 같이 만족하면서 푸른 채로 있다...대싸리 나무도 축 늘어졌다. 물은 흐르면서 가끔 웅덩이를 만나면 썩는다.

 

 

2. 시인과 촌장-'비둘기 안녕'

 

"이제 너는 슬프지 않을 거야"라고 날개를 퍼덕이며/아침이면 내 조그만 창으로 스며드는 햇살처럼 언제나 노래했어/춥고 어두운 밤에도 동산의 보드라운 달빛처럼 지친 내 영혼 위에 울던/그 아름답던 나날들 햇빛을 쪼아먹고 살던 내 착한 비둘기는/나와 헤어져 그가 살던 곳으로 날아가 새털 구름이 되었어/이제는 내가 울지 않기 때문이야/이제는 슬픔이 내게서 떠나가기 때문이야/이제는 내가 울지 않기 때문이야/이제는 슬픔이 내 곁을 떠나가기 때문이야/비둘기 안녕/비둘기 안녕

 

 

3. 빅터 프랭클-'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 중에서

 

사람의 눈을 생각해보라. 거울에서 외면하면 눈은 모든 것 자체를 본다. 백내장에 걸린 눈은 대상을 구름처럼 본다. 그것이 백내장이다. 녹내장인 눈은 빛 주변에 무지개와 같은 녹내장을 본다. 눈 자체의 이상 현상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눈은 그것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그것이 자아 초월이다. 이른바 자아실현이란 자아 초월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파악해야 한다. 그렇게 남아야 한다. 자아 실현을 의도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자기 파괴적이고, 자멸적인 것이다. 자아실현도 실상은 정체성과 행복에 집착한다. 행복을 없애는 것은 바로 '행복에 대한 추구'이다. 우리가 행복에 집착할수록 더 많은 행복을 놓치게 된다.

 

 

4. 이동진-'필름 속을 걷다' 중에서

 

보슬비가 내리는 센트럴파크에 들어서자 때마침 시민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프란츠 카프카는 "사랑은 자동차처럼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저 핸들과 승객, 그리고 도로 사정 뿐이다"라고 말했다. 자동차에 문제가 없다는 것쯤은 안다. 그러나 조종할 핸들이 없고 타고 갈 승객이 없으며 달릴 도로가 없다면, 설사 문제가 없다 한들 그 자동차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부조리로 가득한 세계에서 결함투성이인 삶이 누릴 수 있는 게 실수투성이 사랑이라면, 그 보잘것없는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출발후 다섯 시간을 넘겼을 때 서로 팔짱을 낀 세 중년 여인이 결승선을 향해 천천히 달려왔다. 진행자가 세 사람의 이름을 차례로 외치자 그들은 자랑스러움과 흥겨움을 가득 담은 눈웃음으로 구경꾼들에게 인사했다. 실수투성이 사랑에 그저 하나를 더 바란다면, 길고 긴 그 사랑의 종착점이 어디든, 마지막 순간에 손을 흔들어 답례할 수 있기를. 기쁨이었든 고통이었든, 함께 뛸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마웠음을 미소로 확인해 줄 수 있기를. 시간을 견뎌낸 모든 것은 갈채받을 만한 자격이 있으니까.

 

 


[출처] 낭독의 발견|작성자 이동진
2008.9.3.KBS2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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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엇갈린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다. 눈에 띄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머리카락 뒤쪽에는 나쁜 잠버릇이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벌써 서른 살에 가까울 테니까. 엄밀히 말하면 여자아이라고 할 수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터 그녀를 알아볼 정도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땅울림처럼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 말라 버린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아하는 여자아이 타입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발목이 가느다란 여자아이가 좋다든지, 역시 눈이 큰 여자아이라든지, 손가락이 절대적으로 예쁜 여자아이라든지, 잘은 모르겠지만 천천히 식사하는 여자아이에게 끌린다든지와 같은 식의.
나에게도 물론 그런 기호가 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아이의 코 모양에 반해 넋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유형화하는 일은 아무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코가 어떻게 생겼었나 하는 따위는 전혀 떠올릴 수가 없다. 아니, 코가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가 없다.
내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그다지 미인이 아니었다는 사실뿐이다. 왠지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어제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길에서 엇갈렸단 말이야."
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말한다.
"흠, 미인이었어?"
라고 그가 묻는다.
"아니야, 그렇진 않아."
"그럼, 좋아하는 타입이었겠군."
"글쎄, 생각나지 않아.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슴이 큰지 작은지, 전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다구."
"이상한 일이군."
"이상한 일이야."
"그래서, 무슨 짓을 했나? 말을 건다든가, 뒤를 밟는다든가 말야."
"하긴 뭘 해, 그저 엇갈렸을 뿐이야."
그녀는 동에서 서로, 나는 서에서 동으로 걷고 있었다.
제법 기분이 좋은 4월의 아침이다. 비록 30분이라도 좋으니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녀의 신상 이야기를 듣고도 싶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고도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81년 4월 어느 해맑은 아침에, 우리가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엇갈리기에 이른 운명의 경위 같은 것을 밝혀 보고 싶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중략)

 

         -무라카미 하루키,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대하여』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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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상과 함께 감상하니 노래구절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다.들을때마다 지나간 시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잡는다.는 것을 느낀다. 당시에는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들도 지나고보면 그리움의 한자락으로 남고 가장 아름다운 시간들은 당시에 깨닫기에는 너무 어리고 어리석었기에 오랜시간 흐른후 뒤늦게 깨닫고 나면 이미 지나가버렸음을 안타까워하게 되는 것이다. 이노래를 부를때마다 다짐한다.나는 지금 이순간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라고..

1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was ye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삶은 여유롭고 너무나 달콤했었죠.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초원은 푸르고 곡식은 여물어갔죠

2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you were a young and callow fe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그대는 젊고 풋풋했었죠.
기억을 떠올려보세요,떠오르거든
그대 기억을 따라가봐요.

3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When no one wept except the willow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When dreams were kept beside your pillow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When love was an ember about to bi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삶이 평탄했던 그 때를
버드나무 말고는 누구도 눈물짓지 않던 그 때를.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삶이 평탄했던 그 때를
당신의 베개맡에 꿈을 간직했던 그 때를.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삶이 평탄했던 그 때를
사랑은 금방이라도 타오를 불씨같았죠
기억을 떠올려보세요,떠오르거든
그대 기억을 따라가봐요.

4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Although you know the snow will follow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Without a hurt the heart is hollow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The fire so September that made us mellow
Deep in December
Our hearts should remember
And follow follow

깊어가는 12월은 추억하기에 좋은 때죠
비록 눈의 계절이 다가온다 할지라도
깊어가는 12월은 추억하기에 좋은 때죠
상처 없이도 가슴은 휑해지겠지만.
깊어가는 12월은 추억하기에 좋은 때죠
우리를 감미롭게 해주었던 9월의 열정을.
깊어가는 12월...
가슴속깊이 간직해 두어야해요
그리고 그 추억을 따라가봐요,따라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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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in't a song for the broken-hearted
No silent prayer for the faith-departed
I ain't gonna be just a face in the crowd
You're gonna hear my voice
When I shout it out loud

Chorus:
It's my life
It's now or never
I ain't gonna live forever
I just want to live while I'm alive
(It's my life)
My heart is like an open highway
I Frankly said I did it my way
I just wanna live while I'm alive
It's my life

This is for the ones who stood their ground
For Tommy and Gina who never backed down
Tomorrow's getting harder make no mistake
Luck ain't even lucky
Got to make your own breaks

Chorus:
It's my life
And it's now or never
I ain't gonna live forever
I just want to live while I'm alive
(It's my life)
My heart is like an open highway
I Frankly said
I did it my way
I just want to live while I'm alive
'Cause it's my life

Better stand tall when they're calling you out
Don't bend, don't break, baby, don't back down

Chorus:
It's my life
And it's now or never
'Cause I ain't gonna live forever
I just want to live while I'm alive
(It's my life)
My heart is like an open highway
I Frankly said
I did it my way
I just want to live while I'm alive

Chorus:
It's my life
And it's now or never
'Cause I ain't gonna live forever
I just want to live while I'm alive
(It's my life)
My heart is like an open highway
I Frankly said I did it my way
I just want to live while I'm alive
'Cause it's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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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6-10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예전에 이승환, 박정현과 조인트로 한 시월의 눈 내리는 마을에서 성시경 공연을 봤어요. 무척 재밌었던 기억이 나요. 작년엔 환경 콘서트에서 역시 노래하는 것 보았구요. 이 노래도 참 좋아요. ^^

Loch 2008-06-1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반가워요.저도 그때 갔었는데 우리승환님의 팬들이 시경에게로 쏠리는 걸 보고 흠짓했답니다.둘의 키차이에 다시는 둘이 한무대에 서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구요.^^ 그때 시경이 참피언을 부르며 온객석을 돌았는데 형광빛 노란자켓과 열광의 도가니 잊혀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