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끝내 그리던 고국땅을 딛지 못하고 독일에서 운명을 달리했다.51세의 나이.가족도 없이 병마와 싸우며 외로이 저세상으로 간 그의 심정이 어땠을까. 담담하고 정갈한 문체로 써내려간 그의 살아온 이야기는 조용히 가슴을 두드린다.향이 깊고 그윽한 차를 마시듯 문장에서 아니 행간에서 조차 이미 그가 놓쳤거나 건너뛰었거나 미처 헤아리지 못한 얘기까지 음미할수 있게 한다. 소설이 시적일수 있다는 것을 그의 문체에서 발견하게 되었다.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서술,평온한 분위기,감정의 고조없는 담백함,그리고 순수하고 따뜻한 인간애는 주인공에 빠져들게 한다.거친 세월의 풍랑속에 도피하듯 떠난 유학길은  그의 동행인된것처럼 절로 감정이입이 되었다. 조용한 속삭임이지만 그것을 들여다 보는 독자는 파도타기를 하듯 감정은 넘실된다. 글쓴이의 향기에 취해 그의 글이 계속되지 않음을 아쉬워한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인거 같다. 

'당신도 읽으면 알게 되겠지만 나의 소설은 내가 소년 시절에 체험한 일들을  소박하게 그려 보인것에 지나지 않습니다.나는 이러한 체험들을 서술하는 데 장애가 되는 모든 기술적이고 설명투의 묘사는 피했습니다.동시에 동양인의 내면 세계에 적합하지 아니한 세계적인 사건들은 비교적 조심성있게 다루었습니다.있는 그대로를 순수하게 그려 냄으로써 한 동양인의 정신세계를 제시하려고 시도한 것입니다.이것은 나에게 아주 친근한 것으로 바로 나 자신의 것입니다.' --이 작품을 출간한 피퍼 출판사 사장에게 보낸 글중에서 

 

'애들이나 어른들 모두가 똑같이 매료되어 그토록 즐거운 마음으로 이책을 읽었다는 것은 당신의 작품에 대한 수용폭이 얼마나 넓은가를  잘 입증해 주는 것입니다.당신의 문체의 간결성과 평온한 분위기,작가적인 재능을 자극시키는 묘사와 인간미을 풍기게 하는 면면들은 마치 비단 두루마기를  차근차근 풀어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1947 슈테판 안드레스(이탈리아로 망명한 독일작가) 

'그의 언어는 아주 소박하고 포근한 분위기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까운 이웃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감정을 갖게 된다.'--바이어리쉐 슐레지에 실린 서평중에서

 

 

 

 부엌이란 공간에서 편안해지는 여주인공. 제목은 중요하지 않다.

상처로 얼룩진 인생들.그리고 그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주는 이야기.

 

첫사랑의 기억이 완전해 보이는 현재의 사랑을 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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