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와일드 토크' 온라인 확장판ㅣ문소리)
어디 아파요? 웬 한약을.
아니 자꾸 피곤하고 힘들어요. 요즘에는 그래요. 세끼 꼬박 챙겨먹어도 살이 쭉쭉 빠져. <사과> 개봉 때문에 술까지 마셨는데. 제가 술 마시면 바로 찌거든요. 그런데도 그러데.
아무래도 드라마 활동을 겸하다 보니 더 힘들 것 같네요.
네. 드라마 찍느라 바쁘고, <사과> 홍보는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이제 개봉도 했으니까.
2004년에 찍은 영화잖아요. 시간이 꽤 흘렀는데 다른 때보다는 영화에 좀 객관적이 될 만도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정 반대예요. 오히려 4년 지나니까, 그만큼 감정이 더 쌓여. 차라리 아무개 작품에 푹 빠져 있다가 홍보까지 한달음에 달려가면 그냥 정신없이 끝나거든요. 그런데 이 경우는 결결이 감정이 너무 쌓였어요. 개봉을 하게 돼서 너무 좋긴 한데요, 좋은 만큼 너무 아프기도 한 것 같네요. 마음이.
마음이 어떻게요.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까 객관화가 됐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는 것 같네요. 내 작품에 정확하게 판단이 서면서 모자라고 풍족한 부분이 완전히 눈에 들어오거든요. 모자란 부분은 모자란 대로 아프고요, 좋은 부분은 왜 이 좋은 걸 몰라주지 싶어 더 아파요. 뭐, 시간이 꽤 걸렸으니 결과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안쓰기로 했어요. <괴물>을 만들어봐라. 4년 있다가 개봉하면 뭐 볼 거 있겠어(웃음).
개봉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지요. 같이 개봉하는 <미쓰 홍당무>도 좋은 영화인데 요즘 극장에 관객이 워낙 적다 보니까요.
정말 그렇지요. 사실 어제 극장에 가서 <미쓰 홍당무> 봤어요. 남동생 부부랑 같이 갔는데, 극장에 들어갔더니 관객이 한 사람도 없는 거야. 와. 한국영화 정말 힘들구나, 하면서 자리에 앉았는데요. 막상 보니까 6관에 들어가야 할 걸 5관에 들어갔더라고. 심지어 지금 여기가 <사과> 상영관이었던 거야. 푸하하. 그런데 사람이 너무 없으니까 차마 나오기가 안쓰럽잖아요. 흠. 뭐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나 혼자 온 게 아니라서 <미쓰 홍당무> 쪽으로 옮겨 갔지요. 그런데 거기도 사람 없더라.
상영관도 많은 편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관객 반응은 좋은 편이에요. 저는 불광동 CGV에서 봤는데 거기가 식사 끝내고 쓰레빠 끌고 마실나온 장년 관객층이 많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영화 보면서 다들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많이 웃고, 영화 끝나고선 대화도 많이 하고.
우리가 토요일에 신촌 아트레온에서 무대인사 했거든요. 그때 김태용 감독이 와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봤더라고요. 김태용 감독이야 우리 영화 만들 때 굉장히 많은 부분 감정을 공유하고 참여한 사람이라 그 양반 소감은 별로 궁금하지 않았고. 주변 반응을 물었더니 굉장히 좋았더라고 하데요. 굉장히 많은 부분 캐릭터와 감정을 공유하고, 아주 조금이라도 웃기면 더 많이 웃으려고 노력까지 하는 것 같다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관객들이 보기에 이 영화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상업적이고, 또 예상했던 것 보다는 작품성 있고, 그런가 봐요.
그런데 관객을 극장 앞까지 데리고 오기가 어려운 거지요.
워낙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영화가 된 것 같아요. 심지어 기자들도 별로 궁금해하지 않아(웃음). 지금 타이밍에 적절한 아이템이 아닌 거지.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소중한 영화고요, 그래서 개봉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해요. 흥행이 되면 더 좋겠지만. 요즘 10억 짜리 영화들이 꽤 나오고 있잖아요. <미쓰 홍당무>도 그렇고요. 참. 그거라도 잘 돼야 하는데(웃음). 한국 영화계를 위해서.
작은 영화라는 수사가 없어져야 한다고 보지만, 어쨌든 그런 식의 아이템들이 꾸준히 나와 주고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런 작은 영화들이 왜 죄다 여자들이 만들고, 여자들이 주인공인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정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그런 10억의 노하우들이 많이 전수돼서 아주 소중한 레시피로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어나가야지요.
요즘 드라마에서 맡고 있는 역할의 상황도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도 옛날 남자친구와의 불륜이 다뤄지잖아요. 장준환 감독은 뭐라 하시던가요.
그래서 요즘 자기 전에 그런 소재로 한 두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불륜이나 옛날 남자친구, 여자친구,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거 이런 작품 계속 하면 안 되겠어요(웃음). 별로야. 남편은 <사과>를 처음 본 건 결혼하기 전에, 그러니까 2년 전이거든요. 그때는 정말 공포스러웠데요.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그런데 막상 지금 다시 보니까 오히려 더 희망적인 구석을 많이 보게 되나 봐요.
저는 그 “노력을 한다”는 말이 참 살갑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기 까지는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 사랑을 이루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노력을 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뭐든지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고요.
부부관계에 있어선 더 그래요. 연애를 할 때는 같이 있는 시간이 하나의 이벤트지요. 특별하잖아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는 같이 있는 시간이 가장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들이예요. 같이 뭐하냐면, 씻고요, TV 앞에 늘어져있고요, 밥 먹고요,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고요,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서 힘들어하고요. 그냥 이거 같이 하는 거야. 그런 시간들을 함께 하는데 무슨 존경심과 애정이 나오겠어요. 아무리 대단한 사람 모셔다 봐라. 마음대로 되나. 그래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상대가 변하지 않게 하겠다는 건 무리한 욕심인 것 같고요. 최소한 그래도 이 사람에게는 언제까지나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는 노력 있잖아요. 그런 거. 그렇다고 매일 아침 일어나서 풀 메이크업 하자는 건 아니고(웃음).
결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람에 따라 절망적으로도, 희망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 좋게 보고요.
사실 정답은 없지요. 관계의 문제잖아요. 특히 부부관계라는 게 말이죠, 쉽게 끝낼 수 있지만 동시에 쉽게 회복될 수도 있는, 참 그렇게 묘한 거 같아요. 이게 뭐 피를 나눈 것도 아니고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으로 시작한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부부 생활은 어떠세요.
뭐, 아직 2년이 채 안 됐지요. 그런데 실제 같이 산 날은 1년 좀 안 됐을 거예요. 저는 촬영한다고, 남편은 시나리오 쓴다고 어디 가 있고 그러니까. 서로 스케줄을 물어가며 좀 시간을 내서 만나려고 하는 관계이지요.
그거, 연애잖아요.
어. 좀 그래요. “오늘 진짜 와요? 와 나도 빨리 가야지.” 막 이래.
장준환 감독은 <타짜 리벤저>로 고민이 많겠어요.
요즘은 머리를 무슨 올드보이 파마를 해가지고 다녀요.
네? 왜요?
아니 뭐 어느 날 갑자기 그런 머리를 해보고 싶다며. 왜냐고 물었더니 “타짜스럽잖아” 막 이러더라고요. 머리 흔들거리면서(웃음).
요즘 <내 인생의 황금기>가 한참 방송되고 있는데요. <태왕사신기>와는 또 다르겠지요. 전형적인 드라마 제작 환경을 익힐 수 있는 첫 작품일 텐데요.
영화를 만들 때하고는 확연히 다르지요. 만드는 사람들의 태도도 다르고요. 뭐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고가 다른 것 같아요. 다른 것 보다 드라마는 참 말이 많아요. 영화에선 분위기로 설명할 수 있는 걸 드라마에선 전부 대사로 설명해내야 하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영화에서 했던 대사들 다 합쳐도 이 드라마에서 하는 대사만큼 될까? 아닐 것 같아요.
전에 김윤석씨 말을 들어보니 드라마에선 일상적인 장면이 많아서 괴로웠다고 하시더군요. 영화는 많은 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축약해서 보여주느라 일상적인 장면이 거의 없는데, 드라마는 이를테면 밥 먹은 모습 같은 게 많다고요. 그게 또 어렵다고.
밥 먹는 장면 되게 많아요. 식구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는 걸 보여줘야 하니까. 그런데 저는 그런 데 무척 비현실적이에요. 아니 어느 집에 3대가 맨날 모여서 밥을 먹어요? 게다가 한국 사회가 아무리 좁다지만 무슨 일이든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고, 그걸 또 다 일러바치고 말이죠. 정말 판타지예요. 거기에 비하면 <사과>는 정말 현실적이네. 손톱만큼도 센 게 없잖아요.
그런데 보통 사람 사는 게 그렇지요. 객관적으로 센 일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있겠어요. 모두 주관적이라 평가야 다르겠지만.
요즘에는 ‘한국 사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센 걸 좋아하게 됐지?’ 그런 생각을 종종 해요. 저도 옛날에 센 영화 좋아했어요. 타란티노 영화나 기타노 다케시 영화 같은 거요. 그런데 지금의 센 것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음. 음. 에이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 한국 관객들이 굉장히 세고 자극적인 걸 좋아한다는 생각은 들어요.
현실에 대한 결핍이 아닐까요. 무기력하니까.
그렇지요. 요즘에는 의미 있는 독특함과 새로움이라는 게 과연 가능한 것인지 자꾸 회의가 들어요. 독특함과 새로운 것에 들이는 정성의 절반만 기본에 들이면 좀 안될까요? 요전에 남편한테 그랬어요. “여보, 내가 나이가 든 걸까요? 취향이 올드해졌나? 왜 이러지? 꼰대 같지요?” 그러니까 잘 모르겠다며 부부라 그런지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데. 헤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극 중 남편이 이종원씨잖아요. 요즘 맞바람을 피고 계시는데요(웃음). 그 배역이 가지고 있는 맞바람의 합리에 대해 이해하시나요?
연기하면서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좀 웃긴데요. 뭐, 이해는 하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아닌 것으로 답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거예요. 나의 방법이 긍정적이지 않은데 어떻게 긍정적인 결말을 바랄 수 있겠어요. 아주 잠깐 효과가 있는 것 같더라도 결국에 가서 서로의 마음에 남아 있는 건 그리 긍정적인 것이 아닐 것 같네요.
10년차 배우에게 물어볼 질문은 아닌 것 같은데요. 문소리씨는 연기가 재미있으세요?
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늘 성에 안 차지만 매 작품마다 새로운 숙제를 받는 것 같고, 새로운 과목을 공부하게 되는 심정이에요. 그렇게 새로운 걸 했을 때 결과도 정말 궁금하고요. 연기라는 게 말이지요, 정말 내 몸과 마음을 의지로 움직여서 해야지 할 수 있는 것이라서 말이죠, 재미가 없으면 못할 것 같아요. 요즘도 남편한테 가끔 물어봐요. 나 관둘까요, 그만둘까요, 그렇게. 그럼 아주 1초도 안 망설이고 대답하더라고요. 하기 싫은 하지 마요, 라고요. 재미없으면 그만두라고. 그 말이 정답인 것 같네요.
문소리씨는 말이죠, 남들이 시나리오 보면서 “아 이건 딱 문소리다”라고 말할만한 배역을 좇는데 별 관심이 없어 보여요. 이를테면 아까 말씀하신 과목처럼요, 계속 같은 과목 공부하는 건 원치 않는 거지요. 연기 초반에는 어느 정도 노출도 있는 센 영화들을 했다면 언젠가부터 아줌마도 하시고 판타지도 하시고요.
음. 그런 것 같네요. 익숙한 캐릭터는 시나리오가 들어와도 거절했어요.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요, 초반 10년은 그냥 여기서 보고 배운다는 심정으로 일을 해봐야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난 이걸 잘해,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고요. 계속 궁금한 것들이 바뀝니다. 지금 당장 경험해보지 않으면 다시 못할 것 같아요. 영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늘 그랬어요. 과연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어울릴까, 그렇게 약간 두려운 마음도 늘 한 편으로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 마음도 가지고 있어야 그걸 극복해주는 과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가장 마음에 남는 단 한 편의 작품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역시 <박하사탕>이 아닐까요. 제일 마음에 남아요. 정말 한 장면 한 장면 아주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고요. 그 영화 속에는 연기라는 게 무엇인지 전혀 모르던 시절의 내가 담겨져 있어요. 지금의 문소리가 아닌 거지요. 다른 문소리가 들어있어요. 그게 되게 애틋하고요, 좀 강하게 남는 것 같아요.
그럼 반면에 제일 잊고 싶은 작품은요.
잊고 싶다라. 허망했던 경우는 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 너무 실례가 될까봐 얘기를 못하겠다.
왜 허망하셨는데요.
음. 저는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키며) 이걸 위해서 감독님과 함께 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계속 따로 갔더라고요. 바보 같이 그걸 영화 끝나고서야 알았어요. 그게 참 허망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내가 같이 갈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고요.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감독님이 혼자 갔던 것 같아요. 혼자 가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었었나봐. 그래서 아무리 옆에서 말을 붙여도 옆에 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요, 그 이후로는 혼자하는 작업은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감독의 생각이 아무리 허접해도, 그걸 구현해냈을 때 연기에 의미가 있어요.
소통이 있었어야 했는데 못하셨다는 거네요.
그게 가장 허망해요. 그때 그 연기 자체에 대해 나쁜 평가를 받았던 건 아닌데요. 그것들이 전부 다 의미가 없어요. 정말.
제가 어제 밤에요. ‘내일 문소리씨를 만나면 뭘 물어볼까’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었는데요. 어떤 블로그에 ‘문소리는 과연 예쁜가’라는 제목의 글이 있더라고요. <태왕사신기>때인 것 같던데요.
오. 그런 게 있었나?
거기 덧글이 재미있어서요. 누군가가 문소리씨와 학교를 함께 다녔나 봐요. 그런데 학교 내에 문소리라는 학생이 엄청나게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다른 건물에서 문소리씨 얼굴 한 번 보려고 오고 갔던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믿기 어렵겠지만 모두 사실이랍니다. 푸하하.
저는 혹시 문소리씨가 쓰신 걸까,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나 인터넷 못해요. 안 했어요. 호호.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라는 게 없었어요. 그냥 타고난 거 어째. 그렇게 만족하고 살았지요. 그런데 영화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얼굴일 수 있지요. 좀 평면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여느 집 맏 며느리 감으론 최고라고요. 절대 빠지지 않는 외모지. 있는 집 시부모든 없는 집 시부모든. 아무튼 동네에선 소문날 외모라고요. 뭐, 물론 옆 학교에서까지 소문 듣고 찾아와 보러올 외모는 아니지만.
같은 학교 안에서 건물을 오갈 정도의 외모는 된다?
그렇지요. 푸하하. 아무튼 제 외모에 대해선 이창동 감독님이 명언을 남기셨지요. “넌 예쁘다. 다른 여배우들이 지나치게 예쁜 거다.”
연초에 <무릎팍 도사> 나오셨을 때 하신 말씀과 연결되는 질문인데요. 일종의 정치색이 있다거나 무게감 있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시는데 거부감이 있으신가요?
거부감 까지는 아니고요. 대중들이 나를 어려워하는 게 문제인지, 그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은 있어요. 사실 제 직업은 배우인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색깔 때문에 배우 일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그건 문제가 되겠지요. 주객이 전도되는 거잖아요.
다른 배우들이 본인의 이미지에 정치색이 스며드는 것에 대해 너무 지나치리만치 터부시하다보니 문소리씨가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아요. 비교가 되니까요. 한국 현대정치사를 돌이켜보면 그들의 우려도 충분히 이해가 되지요. 4년 지나면 자기가 입을 피해가 너무 빤하게 보이는데. 하지만 지금은 자기 의견을 낸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어려운 때가 아니잖아요. 음. 저는 한국 사회가 굉장히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지만 그런 발전, 변화가 또 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해요. 사실 지금도 곳곳에서 느끼고 있는 문제기도 하고요. 음. 음. 뭐, 이런 생각은 해요. 배우들이 많이 예민하지요. 누가 자기 보러 늙었다고 하는 거, 못 생겼다고 하는 거, 그런 것에 대해 많이 예민하잖아요. 꼭 그것만큼 다른 것, 다른 것에 대해서도 좀 더 예민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예민해져서, 같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허지웅 (프리미어 '와일드 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