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처럼 가슴에 피는 꽃
- 김 원 태 -
꽃이
꽃으로 하여
더욱 찬란했던
우리의
3, 4월
여윈 손과 발로
하늘을 붙잡고
땅을 굴렀어도,
설레는 바다처럼
터지는 화산처럼
밖으로 밖으로 퍼져나던
아우성 소리.
아우성을 겨누어
눈 먼 총탄은
가난한 정직을
관통했어도,
어쩌면
그렇게 앙상한 가슴에서
무서운 불꽃은
튀어 났을까?
오랜 세월
안으로 안으로만
혀 깨물며 흐느끼던
설음이었기에
못다 할 인고의 아픔이 죽어 가던 날,
아 ㅡ 그 울음
山下를 흔들어
하늘을 북처럼
쳤거니.
이제
3, 4월을 두고도
피지 못한채 떨어져 간
꽃망울들은
활활 불타는 태양처럼
우리 모두의 가슴에
석류처럼 피리라
장마처럼 피리라.
여기
꽃 내음 먹고 잎이 피는 5월
비들기 날으는 마음에
아직
눈부신 오정은 멀어도,
너의 붉은 피 진한 마음이
화살 같은 햇살이 되어
우리의 눈시울을
밝히우는
새벽은 왔다.
(4293년 5월)
시집 『뿌린 피는 영원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