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語 爲政篇(논어 위정편)에 나옵니다
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치 않으면 멍청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해설> - 도올
공자가 말하는 '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의 의식의 장으로 '새로움'이 유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배움이란 물음이요, 탐구요, 독서다. 그것은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이다. 따라서 새로움의 유입이 없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맨 똑같은 소리를 반복하는 신문이나 삼류소설을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우리는 그것을 독서라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나의 인식의 지평의 확대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學은 반드시 思로써 질서 지워져야 한다. 思는 새로운 경험적 사실의 유입은 없지만, 그러한 사실들을 반추하고 서로의 관계를 정연하게 심화시키는 과정이다. 思는 나 홀로 의식의 자내적 반추과정이다. 그런데 學만 있고 思가 없으면 罔(망)하여 진다. 배움만 있고 사유가 없으면 맹목적 혼란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반대로 사유만 있고 배움이 없으면 殆(태)하여진다. 생각만을 깊게하고 새로움의 유입이 없는 체험의 세계는 공허한 것이다. 그것은 선방만을 유랑하는 선승들이 자칫 잘못 빠지기 쉬운 유폐와도 같다. 과거의 훌륭한 선승(禪僧)들은 결코 學을 게을리한 사람들이 아니다. 學에 집착하지 말라는 禪(선)은 있을 수 있어도, 學을 무시하라는 禪은 있을 수 없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보게된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는 이 문구는 매일 매일 봐도 그 가치를 모르다가 어느 순간 나에게 "자기반성"이라는 철퇴를 내리찍고 있었다. 난 오랫동안 생각은 많이 했으나 스스로 배우지 않아 위태로운 사람이었다. 그래서 작년부터 좀 열심히 배워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이젠 화장실에서 떨어져나간 그 문구가 다시 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