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지난 독서일기 25

2004. 2. 19

(으악~ 벌써 글을 올린 지 열흘이나 되었단 말이쥐.. 언제 이리 시간이 많이 갔다냐..ㅠ.ㅠ.)
[독서일기 24]를 쓰면서 다시 끄적거리기를 일상화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아직은 시기상조였나보다.
앞으로는 그런 생각을 지.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들은 대부분 만화책.
애장판으로 나온 여덟권짜리 [기생수] 를 마무리짓고
요즘은 [블랙잭]이란 만화를 보고 있다.

1. 기생수
하암. [바사라]와 [명가의 술]에 이어 만화가들에 대한 환상이 지속되고 있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역시나 남다른가 보다.
앞서가는 사회의식, 한 개인 뿐 아니라 한 시대와 사회를 꿰뚫는 철학들이 베어 있다.
혁명의 단호함을 다시금 일깨워준 [바사라]
장인 정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명가의술]
그리고 이번엔 인간 중심주의를 역으로 생각케 만드는 [기생수]
만화의 세계는 정말, 다양하고 화려하다. 그리고 그 속에 삶의 철학이 있다.
인간을 잡아 먹는 외계 생명체의 등장으로 떠들썩한 세상.
그러나 알고 보면 인간의 잔혹함과 이기심은 이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외계 생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을 먹지만
인간은 탐욕을 채우기 위해 사육을 하고 온갖 것들을 잡아 먹지 않느냔 말이지.
게다가 재미로 사람을 죽이는 인간, 그속에서 누가 더 인간적인 것인지,
아니 인간적인 것이란 게 뭔지를 끊임없이 생각케 한다.
먹이사슬의 관점으로 보면, 인간은 천하무적. 이런 인간에게도 천적이 있다면, 인간들의 이런 못된 짓꺼리들은 좀 줄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발상에서 이 책이 시작됐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화두를 던져주는 것 같다.
무엇인 인간적인 것인가.
더불어 사는 삶만이 지구를 구원할 것이다.

2. 블랙잭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집어든 책.
무면허지만 수술의 천재라 불리는 주인공이 펼치는 수술 이야기이다.
이제 3권을 집어든 터라, 모라 딱히 이 책을 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
그리 재밌거나 끌리는 만화는 아닌 것 같다.
스토리가 약하고, 묘사가 거칠다. 상황상황을 꼼꼼히 기술하지 못하고 휘리릭~ 하면 모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버리는 터에 비슷한 상황들의 연속으로 지루하기도 하다.
사건 위주여서, 군데군데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개인사들이 좀더 추가되었다면 감흥도 있었을 듯한데, 많이 아쉬운 책이다.
누군가는 [헬로우 블랙잭]이 더 재밌다던데, 좀더 읽고 [헬로우 블랙잭]이나 [닥터 노구찌]로 들어가야겠다.

3. 파파톨드미 25~26권.
한 달에 한 권 정도 찔끔찔끔 나오고 있다. 드문드문 읽는 게 체질에 맞지 않는데
그래도 끊어지는 사건별로 이루어져 있어 한권씩 읽는 게 어렵지 않은 만화다.
초기에 주인공 여자애가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요즘은 좀 형식적으로 흐르는 듯하다. 아쉽다. 그래도 나오면 또 보겠지.. 헤헤

독서공책을 하나 만들어 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하자마자 철회했다.
역시나 너무 구찮을 것 같아서가 이유.
그래도 언젠간 함 해 볼만한 짓이긴 하지.
차곡차곡 쌓여가는 아날로그 공책위에 다듬어지지 않은 글줄.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베어날 먼지 쌓인 공책.
캬~ 생각만해도 죽이는데, 헤임.. 이노무 구차니즘..ㅠ.ㅠ.
그래도 올해는 독서 계획을 좀 잡아보고 책을 읽도록 해봐야지.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간 읽어야 할 책 못읽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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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k 2004-02-19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잭은 데스카오사무가 70년대에 발표한 작품이라 지금의 감각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많지. 하지만 그 시절에 만화에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 전개한 작가는 없었다고 생각해. 블랙잭의 경우, 인간과 인간이 가진 기술에 대한 고민은 그 시절 팽배했을 기고만장한 기술주의에 대한 비판이 숨어있지.
핼로우 블랙잭은 어느정도 블랙잭에 대한 오마쥬에서 시작하지만, 확실히 시대와 사회에 비판적 관점이 강했던 것에 비하면 개인에게 촛점이 맞춰져, 인술을 펼치는 의사인 블랙잭과 그 인술에 숨을 놓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과의 관계가 첨예하게 드러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 재미를 불러일으켜. ^^

ceylontea 2004-02-20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열흘이 지났군요...
저도 요즘 일이 바빠.. 시간이 그리 흘렀는지 몰랐답니다.

찬타 2004-02-2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바쁜 가운데도 여전히 폐인 놀이를 즐기시나 봅니다. 배워야 할텐데, 차곡차곡 쌓아야 할 텐데, 요즘 문뜩 뒤쳐지고 있는 듯한 불김한 감이 들어 스스로를 달래고 있숨돠.. 그래도 별수 있나요.. 찬타인 것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