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살랑, 머리 위를 지나갑니다. 얼굴을 감싸는 따뜻한 바람에 눈을 감아 봅니다. 사르륵 사르륵, 바람이 이번에는 나무들을 어루만지나봐요. 강물도 나무에게 달려갑니다. 나는 바람이 손짓한 길을 따라 간 강물을 바라봅니다. 강물에는 하늘이, 여기에는 내가 있습니다. 출렁이는 물결 위에 나도 춤을 추고 있어요. 눈을 감았지만, 춤을 추고 있지 않지만 나는 하늘 안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여기도 거기처럼, 바람이 강물이 나무가 나를 감싸고 있습니다. 빨간 씨앗은 내게 없지만, 내 안에 있어요. 나는 더이상 거기에 없지만, 그리운 그곳은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여기는 하늘을 담은 강물이고 빨간 씨앗을 심은 나무이고 살랑이는 바람과 춤을 추는 내가 있어요. 이제 여기는 내가 사랑하는 그곳입니다. 여기에, 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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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살랑, 머리 위를 지나갑니다. 얼굴을 감싸는 따뜻한 바람에 눈을 감아 봅니다. 사르륵, 바람이 이번에는 나무들을 어루만지나 봅니다. 강물도 나무에게 달려갑니다. 나는 다리 위에서 나와 함께 하는 것들을 보고 느끼고 듣고 있습니다. 여기도 거기처럼, 바람이 강물이 나무가 나를 감싸고 있습니다. 더이상 거기에 없지만, 그리운 그곳은 이미 내 안에 있습니다. ˝나는 여기에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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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 아파트 인테리어 - 내 손으로 만들고 스타일링하는
박정언 지음 / 나무수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와 우리 남편 그리고 우리 아기는 부동산의 단골 손님이었다. 전세 만료가 다가오면서 이사할 집을 찾느냐 매일 같이 들락날락 거리면서 이 집 저 집 살펴보고 다녔다. 집 하나 살 정도의 돈은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다녀보니 수중의 돈으로 살 수 있는 집들은 죄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속 해서 돌아다니고 또 돌아다니다가 결국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물 잘 나오고 해 잘 드는 집을 골랐다. 싱크대도 화장실도 현관도 부엌도 모두 옛날 풍이라 새 집을 살피러 갈 때마다 80년대로 타임슬립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대강 이사짐을 정리하고 가구를 꾸려놓고 보니, 집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생처음 구입한 내 집인데, 예쁘고 꾸미고 살고 싶은 건 모든 주부의 마음일 것이다. 여러군데 인테리어 견적을 받아보니, 이건 집을 아예 뜯어 고칠 정도로 돈이 많이 나오는게 아닌가.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돈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했다.


한동안 그렇게 고민하던 중에 동생에게서 <북유럽 스타일 아파트 인테리어> 책을 선물받았다. 셀프 인테리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못 하나 박아보지 않은터라 막막하였다. 북유럽 스타일 좋지, 나도 이케아 가구 많이 쓰는 걸, 그렇지만 어렵지 않을까? 블로그에서 보니 막 벽지도 뜯고 드릴도 쓰고 그러던데, 나처럼 애기가 있는 사람이 혼자 하긴 힘들것 같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북유럽 스타일이 뭔지 잘 알지도 못했다. 후에 내가 진짜 이 책에 나온 것을 하게 될 줄은 모른채,  나중에 돈 생기면 어떻게 꾸밀까 하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7가지 챕터로 집안 공간을 구분하여 설정하였다. 현관, 거실, 주방, 베란다, 침실, 작업실과 드레스룸, 홈 오피스 이렇게 말이다. 관심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도록 구분해 놓은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저자도 주부라 그런지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소품을 만드는 방법, 있는 가구를 재활용 해서 북유럽 스타일로 만드는 방법을 올컬러의 사진으로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전체의 색을 모노톤으로 가되, 소품을 유니크하고 컬러풀하게 사용하여 집안 전체에 따뜻하면서도 침착한, 그리고 생동감이 있는 인테리어를 할 수 있게 하였다. 절대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쉽고 저렴한 방법으로 말이다. 



특히 주워온 식탁, 학교 책상 리폼하는 방법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파트 단지내 재활용 모음 공간에 가면, 수거를 기다리는 여러 가구들이 놓여 있다. 아직 쓸만해 보이는 것들도 종종 있어서 가끔 들고 오고 싶지만, 어떻게 꾸며야 멋진 가구로 변신할지 알지 못해 늘 아쉬웠었다. 단계별로 설명하니까 누구든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페인트에 대한 설명도 디테일하다. 메인 컬러와 서브컬러의 이미지를 실어 놓아 조화로운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책을 구성하였다. 이 부분만 있으면 어떤 가구를, 어떤 소품을 들여다 놓아도 전체적으로 통일성을 지니게 될 것이다. 



우리 집에도 북유럽 스타일 가구인 이케아 제품이 몇 개 있는데, 그 간단함과 실용성에 늘 놀란다. 그리고 왜 항상 저렇게 다리를 들고 있을까 생각을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 때문에 북유럽 가구들은 다리가 있어서 바닥에 떠 있는 형태라고 한다. 화려함과 과시욕이 아닌, 생활하는 사람의 생활 패턴과 환경, 그리고 실용성을 갖춘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 작은 소품부터 셀프 인테리어까지 북유럽을 총 망라한 이 책, 정말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따라해보길 바란다. 정말, 내 집이 살고 싶고 머무르고 싶어지게 바꾸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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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에 덥석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44
키소 히데오 글 그림, 한수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저녁 먹고 목욕하고 나면 항상 책 읽는 시간입니다.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이 시간에는 무조건 책을 보자고 가족 모두가 (정확히는 엄마가 ㅋ) 약속한 시간이지요. 오늘 저녁은 제가 아이 책 읽어주는 날이에요. 아이가 골라온 책은 시공주니어의 <한입에 덥석> 입니다. 노랑 바탕에 크고 선명한 수박이 아주 시원해보이는 책이지요. 여름 밤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싶어요. 보기만 해도 수박 단물이 입안 가득 고이는 듯 합니다. 그런데, 수박 위에 아주 작은 개미가 앉아 있네요. 

"뿌슝아, 개미도 수박을 먹나보다. 우와 언제 다 먹을까?" 




사실 개미에게는 친구들이 있어요. 악어, 하마, 호랑이, 뱀, 딱따구리, 학, 카멜레온, 생쥐 그리고 송충이까지 사이좋은 마을 친구입니다. 다함께 즐거운 산책 중이에요. 




그러다가 커다란 수박 한 통을 발견하게 됩니다. 동물들은 먹고 싶어서 군침을 흘려요. 보고 있던 아이가 한 마디 합니다. "수박은 할머니가 좋아하지." 동물들이 수박을 먹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니, 수박을 좋아하는 할머니가 생각이 났나봐요. 이 모습을 할머니가 보셨더라면 아마 정말 귀여워하셨을 것 같아요. ^^ 

이쯤해서 아이에게 묻습니다. "그런데 수박은 하나밖에 없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직 말을 잘 못하는 아이라 뭐라 대답은 안하지만, 좀 더 큰 아이들이라면 아주 기상천외한 대답들이 나올 것 같아요. 동물은 여럿인데 수박은 하나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상황이니까요. 혼자 들고 도망간다, 언덕 아래로 굴려 버린다 등등 재미난 대답들이 기대됩니다. 뿌슝이는 언제 커서 그런 재밌는 대답을 할까요? ^^;;




쓱싹쓱싹! 악어가 꼬리를 이용해 수박을 자릅니다. 오, 기발하지요? 뾰족뾰족 악어 꼬리가 울퉁불퉁하다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톱이 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을 안했거든요. 혹시 눈치 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정말로 많은 의성어, 의태어가 나온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저도 신이 나더라구요. 특히 의성어 의태어는 과장되게 읽어야 제맛 아니겠어요? ㅎㅎ 손날로 쓱싹쓱싹 소리를 내며 수박을 자르는 시늉을 하니 더 좋아하더라구요.




악어가 열심히 자른 수박. 이제 한 덩이씩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호호 동물들은 어떻게 먹을까요? 
"뿌슝아, 수박은 어떻게 먹지?"
"냠냠 수박 먹어요." 라고 대답하네요. 



연노랑 바탕에 그려진 커다란 수박에 저절로 눈이 갑니다. 개미는 어떻게 먹을까요? 날씬날씬 개미는 야금야금 먹습니다. 꾸며주는 말들이 참으로 재미있는 책이에요. 구연동화가 어려우신 분들도 이 책이면 정말 재밌게 읽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딱딱 딱따구리는 콕! 부리 모양대로 먹는답니다. 콕! 저 부분 강조해서 읽으면 아이가 더 좋아한다는 사실. 나중에 아이가 한글을 익힐 때도 참 좋을 것 같아요. 글밥이 적고 문장에 강조된 부분이 있어 눈에 잘 들어오거든요. 또 글을 모르는 아이도 색다르게 읽어줄 수 있는 책 인듯해요. 딱딱 딱따구리가 아니라, 따다닥 딱따구리 이런 식으로 꾸며주는 말을 바꾸어도 되니까요. 





어흥어흥 호랑이는 와작와작! 먹네요. 책을 다 읽고 난 후 정말로 수박을 가지고 와서 동물들처럼 먹어보는 독후활동이 떠오르네요. 호랑이가 되어서 와작와작! 개미가 되어서 야금야금! 책에 나온 동물들처럼 먹다보면 웃음이 저절로 날 것 같은데요. ^^ 혹은 책에 없는 동물이 되어보는 것도 좋은 독후활동이 될 것 같아요. 

책 자체로도 참 재미있고, 여러가지 독후활동 거리도 많은 책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도 참 좋아하는 책이구요. 읽을 때마다 꺄르르 웃는 모습에 엄마도 행복해지구요. 마치 책 속지처럼요. 수박으로 입 모양을 만든 요 그림이 속지인데요. 아이도 저도 이 그림을 좋아해서 매번 읽을 때마다 웃는 얼굴, 찡그린 얼굴 따라해 본답니다.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아이랑 <한입에 덥석>을 읽고 수박놀이 한 번 어떠신가요? 요즘 수박이 저렴하더라구요. 여름 밤도 더운데, 선풍기 틀어 놓고 아빠랑 엄마랑 아이랑 실감나게 의성어 의태어 소리 내면서 책 읽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가득, 거기에 즐겁게 수박 놀이하다보면 행복도 가득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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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정치권이 충돌할 때는 그 이면의 경제적 동기를 봐야 합니다. 겉으로는 모두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지요.˝ ˝우리는 과거와 상관없는 듯 살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과거와 연속선상에서 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호 사건, 자살하는 군인, 맞아 죽은 군인, 잔혹하기 그지 없는 범죄들. 이러한 사건들은 그저 단편적인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올 여름 읽게 된 <정도전과 그의 시대> 책의 배경이 되는 고려말 사회 또한 우리의 것과 다르지 않다. 비극이 반복해서, 계속해서 반복하는 오래된 미래임을 알게 되었다. 정도전이 활약했던 고려말 상황과 역성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시대에 대한 분석과 저자의 탁월한 해석으로 우리의 현재를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우리 사회가 잘못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무엇이 원인이고, 어떻게 해야할지는 잘 알지 못한다. 정도전이 개혁할 수 밖에 없었던 고려 말을 거울 삼아 좀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세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책, 우리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올 여름에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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