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클럽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2
강영숙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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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리라! 글을 쓰리라! 죽어도 쓰리라. 그 문장이 좋은 문장인지 나쁜 문장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글이 저절로 떠오르는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 기쁨은 매우 컸다."p.59





좁은 계동 골목길에 주인공 영인과 '김 작가'로 불리는 영인의 엄마가 연 글짓기 교실이 있다. 그 안에 글을 쓰기 위해 모인 계동 사람들의 이야기, 영인의 친구들 이야기, 글을 쓰기 시작한 영인의 이야기, 이야기를 함께 걸어가다보면 영인이라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 같다. 그 옆엔 관심 없는 척, 보이지만 묵묵히 바라봐주는 김작가가 있다.



"처음에는 무관심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김 작가는 늘 그랬다.

내가 어떤 강 하나를 건널 때는 늘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나 있었다. 어차피 강은 흐를 수밖에 없다는 듯이." p.152

.

모녀 사이의 관계에 마음이 저릿했다.

영인은 쉽게 흘러가는 인생은 아니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잃지않은채 살아가며 이 글을 읽는 나도 함께 응원하게 된다. '계동 글짓기 교실'과 '헤컨색 라이팅 클럽' 글을 사랑하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모임. 앞으로의 어떤 글들이 쓰여지게 될까. 





"한 번 써봐, 인생이 얼마나 깊어지는데." p.255

지금껏 내가 듣고 싶었던 한 문장이 아니었을까.







"너는 오후 3시에 태어났어. 오후 3시는 누구나 후줄근 해지는 시간이지.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진한 커피를 한 잔 마셔. 그리고 '난 지금 막 세상에 태어난 신삥이다.' 생각하며 살아. 뭘 하든 우울해하지 말고. 너는 오후 3시에 태어났어. 그걸 어떻게 아냐고? 내가 널 낳았으니까 하루에 한번씩 그걸 생각해야 한다." p.336







마지막에는 이슬아 작가의 작품 해설을 읽으니 더 좋았고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을 함께 나눈 기분이었다. 



개정판 작가의 말과 초판 작가의 말까지 함께 있어

함께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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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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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동 화재사건의 생존자, 11층 이불 아이로 불리는 '유원'. 불이 난 집, 11층 아파트에서 6살짜리 동생을 살리기 위해 창 밖으로 동생을 던지고 죽은 언니. 불이 난 아파트 아래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다리가 산산조각난 아저씨.
그 사고에서 살아 난 아이. 평생을 착한 아이로, 언니의 몫까지 착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과 나를 받다가 다친 아저씨에 대한 기본적인 죄책감 속에 살아가는 유원. 그리고 처음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친구 '수현'을 만나게 되며 항상 같았던 유원의 일상에 변화가 생겨난다.


"죄책감의 문제는 미안함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처럼 번진다는 데에 있다. 자괴감, 자책감, 우울감. 나를 방어하기 위한 무의식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금세 타인에 대한 분노로 옮겨 가게 했다. 그런 내가 너무 무거워서 휘청거릴 때마다 수현은 나를 부축해 주었다" p.196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한 말투로 유원은 이야기 한다. 그래서 더 아프다. 담담하기 까지 얼마나 자신을 누르며 외롭게 지내왔는지 느껴져 더 아프다. 감정선에 휩쓸려 나도 함께 아파하며 슬퍼했다. 그리고 함께 단단해져갔다. 책을 읽기 시작해서 멈추지 못하고 계속 읽어내려갔다. 원의 등을 토닥여 주고 싶었고, 손을 놓치기 싫었다.
한 발자국씩 걸어가는 길에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자신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겠지. 나도 함께 성장하며 위로 받았다.


"나는 더 나태하게 살아도 됐을 것이다.
사고가 없었다면.
나태하게 살면서도 죄책감을 덜 느꼈을 것이다. 실수를 두세 번 반복해도 초조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자꾸만 무언가에 쫓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p.100


한자로 '원할 원'에 영어로 '원트', '바라다'를 뜻하는 유원의 이름처럼. 유원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삶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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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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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라고 인사를 하면 나는 왈칵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코 끝이 찡해지고 마음이 울컥해진다.

 

100년 전, 일제 강점기. 경상도 김해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열 여덟살 주인공 '버들'과 친구 '홍주'와 '송화'가 한자식 표현으로 '포와'라고 부르는 '하와이'로 사진만 보고 결혼을 하는 '사진결혼'을 가게되고, 그 곳에서 서로 서로를 의지하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놀라운 몰입도로 단숨에 이 책을 읽게되고
다 읽은 후에는 한동안 깊은 여운 속을 헤메일 수 밖에 없다

버들과 홍주, 송화를 만나 꼭 뜨겁게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같이 함께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펑펑 울고 싶었다.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와 감동과
책의 표지를 보고 또 코 끝이 찡해져버렸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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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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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한동안 깊은 여운 속을 헤메이고 있었다. 버들과 홍주, 송화를 만나 꼭 뜨겁게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같이 함께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펑펑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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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세계
톰 스웨터리치 지음, 장호연 옮김 / 허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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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이 가진 힘을 좋아한다. 읽으면 읽을 수록 나의 상상력은 더욱 더 커지고 내 생각들을 넓혀준다. 이 책은 더 큰 세계를 상상하게 해주는 힘을 주었다. ‘시간 여행 관련 범죄‘를 전담한 최고의 해군범죄수사국(NCIS)의 여성 수사관 ‘섀넌 모스‘가 ‘시간 여행 허가‘를 받아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하던 중에 인류의 종말과 큰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미래 세계와 과거를 오가며 사건을 풀어간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IFT여행을 하는 섀넌은 시간의 속도 때문에 과거로 돌아오게 되면 그 만큼 늙게 되고 그에 따라 미래도 바뀌게 된다. 그리고 하나둘씩 늘어나는 메아리들. 과거와 미래 그리고 그 곳의 끝. 눈 앞에 아른거릴 정도 그 세계들을 상상하며 함께 몸에 긴장을 하면서 읽었다. 우리의 끝은 어떻게 될지. 많은 생각들을 머릿속에 가득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삶은 시간보다 위대하다.˝ _164p

˝우리는 어째서 알아채지 못했을까? 죽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_3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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