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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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이삭이 노아의 손을 잡고 꽉 쥐었다.
"너는 아주 용감해, 노아야. 나보다 훨씬, 훨씬 더 용감해. 너를 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야." _ p.307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100년에 걸친 재일동포들의 처절하고도 아픈 이야기. 부산 영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일본을 거쳐 미국까지 이어진다. 2017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었던 이 책이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진작에 구판을 읽었었고 드라마도 다 시청했기에 새로운 개정판, 새 번역이 너무나도 궁금했고 역시.... 좋다..... 이번 새 번역은 더 자연스럽고 잘 읽힌다. 자연스럽고 인물들과 장면 묘사가 좋아서 그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기 좋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내 머릿속, 내 마음속의 파친코 방이 새로 오픈된 기분. 그리고 역시 글이 좋아, 읽었던 책이지만 다시 한번 이 세계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흡입력이 대단한 책라는 것을 느낀다. 시작하면 푹 빠져버릴 수 밖에 없는. 이때의 시대적 분위기와 이 상황들을 읽고있자니 정말 화나고 답답하고 가슴 아프지만 이게 진짜 현실이었다는 게 더 슬프고 안타까웠다. 이민자의 삶을 잘 표현해 준 작품. 그들이 겪은 현실, 시대, 운명, 삶. 8월에 출간된다는 2권도 빨리 만나고싶다. 이민진 작가님이 남겨주신 '한국 독자들에게' 편지도 참 좋았다. 디아스포라 3부작 '한국인' 완결편까지 기대하며 응원한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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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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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인' 이라는 이름처럼 손끝에서 자란 아홉번째 씨앗에서 탄생한 아이.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던 나인의 일상에 어느날 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다른 행성에서 온 누브족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식물들을 통해 2년전 실종된 원우의 행방을 알게되며 친구들과 함께 이 사건을 파헤쳐가는 말 그대로 에코스릴러 장르였다. 읽으면서 와...역시...작가님..... 읽으면서 나인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에게도 정든 기분을 느꼈다. 영화같은 이야기에 나는 푹 빠져 읽을 수 밖에 없었고 눈 앞에 반짝반짝 빛나는 파란 식물들이 있는 기분이었다. 현실과 작가님의 상상력 사이의 틈. 그 틈 사이에 너무나도 눈부신 빛이 비추어 그 빛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다.
"그러니 오래 이곳에 있어. 네가 만난 이 세상을 다 누리고, 세상이 변하는 걸 목격하고 기쁨과 슬픔을 전부 겪고나서 이 세상에 미련이 없어질 때." p.361
천선란 월드, 천선란 유니버스에 진작에 탑승해있던 나는 오래오래 이 곳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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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장면 소설, 향
김엄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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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전 5미터 밑의 바닥으로 추락한 R.

추락 이후의 기억들이 사라진 R은 문득문득 기억들을 모아보지만 쉽지 않다.

이제는 그 기억이 맞는 건지 기억을 잃은게 맞는건지도 의심하며 기억과 망각사이를 걷는다.


구체적인 인물들의 묘사나 정보가 없다. 

그저 그는 R이고 R의 잊혀진 기억, 그 기억을 맞추어 가는 이야기. 그리고 쉽지 않은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 인물과 그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읽으려 한다. 헷갈리는 경우에는 포스트잇에 적어가면서.

김엄지작가의 글은 그냥 이 이야기에 흐름에 따라가면 된다. 쭉- 이어가지 않아도 글의 순서를 맞추지 않아도 그냥 이 글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바다를 유영하듯이 흘러간다.


지금 계절에 만나 더 좋았던 <겨울장면>

# 1에서 # 30까지의 짧고도 긴 글 속에서 겨울의 장면을 만났다.

나에게 이번 겨울의 한 장면중에 이 책도 함께 했다.

소설과 함께 에세이도 수록되어 있는데 소설과 함께 참 좋았다.

김엄지 작가님의 다음 에세이도 기대가된다.


"마음을. 그 누구의 것, 자기의 것도 그는 알지 못했다.

마음은 단순히 기억이 아니고.

기억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기억은 모든 것이다.

모든,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R은 생각했다."


작가정신 <소설, 향 香>시리즈 네번째 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들도 궁금하고 기대된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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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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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고 가슴아픈 현실 속의 니클의 소년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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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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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그 녀석들은 죽어서도 골칫덩이였다." 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미국 플로리다 도지어 소년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니클 아카데미'로 불렸던 터에서 비밀 묘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는 마흔세 구의 시신이 있었고 끝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시신은 일곱 구 였다.그 중 부트힐에서 발견된 시신은 금이 가거나 구멍이 뚫린 두개골, 대형 산탄이 잔뜩 박힌 갈비뼈 등이 발견되어 마치 자신들이 어떻게 죽게되었는지 알려주고 싶어하는 듯 하다. 죄를 지은 어린 아이들을 수용하는 소년 감화원 (소년원) '니클 아카데미' 묘지에서 시신이 발견 된 후, 그곳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엘우드는 열다섯살, 흑인소년으로 좋은 기회로 명문대 입학을 위해 학교로 가던 도중 우연히 히치하이킹을 하게되었는데 그 차가 도난차량임이 밝혀지고 차를 훔친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니클에 수용되게 된다. 그 안에서 정말 끔찍한일을 당하게 되고 그곳의 아이들은 이 곳을 벗어나는 방법만을 생각한다.

"이 학교의 학생은 모두 600명이 넘었는데, 백인 소년들은 언덕 아래에, 흑인 소년들은 언덕 위에 각각 분리되어 있었다."p.67

"면회 날 그는 할머니에게 잘 지내고 있지만 슬프다고, 힘들지만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이 사람들이 나한테 이런짓을 했어요, 할머니. 이런 짓을 했다고요." p.109

니클안에서 벌어졌던 일들, 폭행과 인종차별. 읽으면서 아프고 아팠다. 엘우드의 삶도. 그 곳에서 당한 일들도.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이야기 속에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보았고, 더 큰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에 더 안타까움이 있었고  정말 현실적인 모습이 이 책에 담겨있었다. 니클에서의 그들의 삶. 그리고 구원.
 
"여기서 나가는 방법은 네 가지였다. 그날 한밤중에 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하면서 엘우드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니클을 없애는 것." p.199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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