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리라! 글을 쓰리라! 죽어도 쓰리라. 그 문장이 좋은 문장인지 나쁜 문장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글이 저절로 떠오르는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 기쁨은 매우 컸다."p.59 좁은 계동 골목길에 주인공 영인과 '김 작가'로 불리는 영인의 엄마가 연 글짓기 교실이 있다. 그 안에 글을 쓰기 위해 모인 계동 사람들의 이야기, 영인의 친구들 이야기, 글을 쓰기 시작한 영인의 이야기, 이야기를 함께 걸어가다보면 영인이라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 같다. 그 옆엔 관심 없는 척, 보이지만 묵묵히 바라봐주는 김작가가 있다. "처음에는 무관심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김 작가는 늘 그랬다. 내가 어떤 강 하나를 건널 때는 늘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나 있었다. 어차피 강은 흐를 수밖에 없다는 듯이." p.152 . 모녀 사이의 관계에 마음이 저릿했다. 영인은 쉽게 흘러가는 인생은 아니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잃지않은채 살아가며 이 글을 읽는 나도 함께 응원하게 된다. '계동 글짓기 교실'과 '헤컨색 라이팅 클럽' 글을 사랑하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모임. 앞으로의 어떤 글들이 쓰여지게 될까. "한 번 써봐, 인생이 얼마나 깊어지는데." p.255 지금껏 내가 듣고 싶었던 한 문장이 아니었을까. "너는 오후 3시에 태어났어. 오후 3시는 누구나 후줄근 해지는 시간이지.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진한 커피를 한 잔 마셔. 그리고 '난 지금 막 세상에 태어난 신삥이다.' 생각하며 살아. 뭘 하든 우울해하지 말고. 너는 오후 3시에 태어났어. 그걸 어떻게 아냐고? 내가 널 낳았으니까 하루에 한번씩 그걸 생각해야 한다." p.336 마지막에는 이슬아 작가의 작품 해설을 읽으니 더 좋았고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을 함께 나눈 기분이었다. 개정판 작가의 말과 초판 작가의 말까지 함께 있어 함께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