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7
정용준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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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도대체 왜? 물을 순 있겠지만 답은 알 수 없습니다. 애초에 이유 같은 게 없거든요. 의도도, 목적도, 없죠. 그러니까 그는 누군가에게 자연 같은 존재 입니다. 그는 의도를 품지 않아요. 죽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없고 그로 인해 얻는 쾌감도 원치 않아요. 그는 그냥 죽입니다. 그는 미워하는 사람이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없어요. 따라서 복수도 없고 오해도 없지요."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 현직 국회의원등 열 두명을 죽인 살인자. 그는 판결에 항소하지 않고 1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형수 474번으로 살아간다. 정말 '유령'처럼 이 세상에 아무런 기록이 없는 사람에게 누나라는 인물이 면회를 오게 되고 담당 교도관 윤이 관심을 갖게되며 그의 어두운 과거를 알게된다.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아쉬운 책이다. "도대체 왜, 어떤 이유에서..?"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이야기가 계속 궁금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의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어둠 속이다. 그렇다고 그가 저지른 일에 대해 동정하거나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유령처럼 살았고 악인이 된 자, 선을 넘으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그 선을 넘게되는 교도관 윤의 얼음바다 처럼 차가운 현실과 감정선이 좋았다.



"폭우가, 눈덩이가, 번개가, 곰이, 인간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있나요? 사자는 사슴의 숨통을 끊고서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용서를 빌지 않아요. 그냥 먹을 뿐입니다. 본성이란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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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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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 말도 안 되는 온갖 상념들을 모두 품은 채 어쨌든 계절은 진행하고 있었다. 봄의 속성이란 무릇 그러한 것이었으므로." p.222

 

 

 

피라미드 모양 삼각 프리즘, 빛이 비추어 질 때마다 수 많은 색을 만들어내고 그 빛깔 처럼 네 사람의 사랑과 만남, 이별, 아픔 등 그들의 마음들이 여러 색으로 빛나는 책이었다.

 

 

9월의 시작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가을이다. 이건 진짜 가을냄새다. 계절의 변화를 느꼈다. 좋았다.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자신이 여기 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이 책도 '여름, 한여름, 초가을, 겨울을 지나 이른 봄, 다시 여름.'의 계절을 그들과 함께 걸어간다. 봄은 봄처럼, 여름은 여름처럼, 또 가을 겨울. 그 계절을 지나는 길이 아프면서 아름답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수 많은 관계들, 작가님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에 '아...아...' 라고 감탄이 나왔다. 계절의 변화를 많이 타는 나는 더 심장이 쿵- 설레이는 기분이었다.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며 계절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는 채, 마스크 안에서 머물며 '코로나 블루'를 겪는 기분이다. 외롭고 또 외로운 마음이 드는 요즘이었고, 이 책으로 설레이는 마음을 오랜만에 느꼈다. 심장이 두근두근하기도 쿵- 떨어지기도 했던 이 연애소설.

 

누군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책 이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누구든. 알던 사람이든 처음 만난 사람이던 누군가와 바람을 맞으며 수다를 떨고 싶은 마음. 다 읽고 너무 좋은데 이 마음을 뭐라고 적어내려가야 할까 고민을 오래했다. 사라질 것 같은 빛을 오래 감추어 두고 싶었던 책. 내가 좋아하는 결말까지. 제목처럼 프리즘 같은 소설이었다.

 

 

"과거 호계가 생각한 세상은 색이 한 가지였고 그 빛깔과 모양은 구겨진 회색 종이와 비슷했다. 아득했다. 이토록 많은 색을 무시하고 한 톤으로 세상을 규정했던 시간들이. 이제 그는 나아갈 것이다. 수 많은 색과 무늬를 가진 곳으로." p.240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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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 6집 '눈썹달' [45rpm 150g 2LP] [퍼플컬러 한정반]
이소라 노래 / 세이렌/굿타임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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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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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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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작가님의 신간이라니,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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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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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을 써보는 것만으로도 당신 한 사람을 위한 정신의 영토, 취향의 도서관이 탄생한다. 탐색하고 고르는 일은 그 자체로 의의가 있고, 해보면 꽤 즐겁다. 읽고 싶은 책들을 숙제가 아니라 가능성이라고 여기는 것이 시작이다." p.234


책, 이게 뭐라고 정말 뭐라고 나는 왜이리 책 읽는 일이 좋은지 모르겠다.
장강명작가가 '북 팟캐스트'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면서 겪은 일들과 함께했던 책, 작가, 읽고 쓰는 이야기들을 담은 에세이이다. 팟캐스트를 2년간 진행하고 시즌2에서 하차하기까지의 이야기. 아, 재미있다.
역시 책에 관련된 이야기는 재미있고, 작가님의 솔직한 이야기에 공감도 많이 가고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기도 했다. 조금 더 내가 왜 책을 읽는지, 책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단단해진 기분이다. 나에게 책이란 무엇인지. 책, 이게 뭐라고 이렇게 좋은지.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너무나도 많아 세상은 더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담긴 읽어야할 책들도 늘어났으니 더 열심히 읽어보는 걸로. 책을 읽는 것, 글을 쓰는 것, 이야기하는 것. 결국엔 책으로 통하는 일.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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