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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결국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가장 멋지고 빼어난 것들 덕분이 아니라 언제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오래된 선행들 때문에 구원받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p.163
"바닥에서 깨달았던 것들은 삶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그럼에도 그게 언제 그랬냐는 듯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거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까먹는 것이다. 그렇게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실수를 반복한다." p.166
이 책을 병원 외래를 기다리며 읽었다. 언제나 큰 병원은 대기의 연속이다. 나는 큰 수술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은 후, 6개월에 한번 씩 정기 검진을 받으러 대학병원을 다닌다. 병원에서 읽는 허지웅 작가의 4년만의 신작 에세이는 더 좋았고 힘을 얻는 기분이었다. 허지웅 작가의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버텨낸 과정들, 완치 이후의 삶들. 나도 암 수술을 하고 현재는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평생 약을 복용하며 병원을 다니며 추후 관찰이 필요하다. 작가님의 힘들었던 투병생활을 읽으며, 갑작스럽게 수술을 하게 된 그 때의 나를 떠오르게 했다. 그저 어렸던 나는 수술을 앞두고 계속 "괜찮아~ 괜찮아~"라고 했다.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누구보다 무섭고 두려웠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나는 더 주저하지 않고 인생을 재미있게 살기위해 노력한다. 마음가는 곳으로 걸어간다.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더 즐겁게 하고싶은 걸 하고 지내야지. 이 책은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 같은 책이었다. 함께 버티며 살아가자. 남은 날들 즐겁게. 그리고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