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Km -Sound Visual Book -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김진표 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사실은 이 책이 출간되던 그 때부터 무척이나 읽고 싶었지만, 나를 약 올리기라도 하려는 듯한 구성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구입을 포기했었다. 이른바 'DVD가 담긴 본격 비쥬얼 사운드 북'이란다. 책의 소제목에서도 당당히 여행기라고 밝힌 걸 보면, 6명이 각자 여행하면서 담은 풍경과 인물들을 DVD에 담은 것이리라. 소개에 의하면 최고의 뮤지션이 참여한 음악도 들어 있단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에게는 아직 DVD 플레이어가 없었고, (나는) 볼 수도 없는 DVD때문에 종이질도 그다지 좋지 않으면서 18,000원이나 되는 고가(高價)의 값을 매겨 책을 낸 출판사가 원망스러웠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적게 팔더라도 값 비싸게 팔아서 본전을 뽑아보자' 혹은 "이 책 보려면 어쩔 수 없이 DVD도 사게 만들어서 비싸게 팔아먹자'라는 상술로밖에 보이지 않아 투덜투덜하며 발길을 돌려야했던 것이다. 정말 그런거라면 차라리 버전을 두가지로 만들어 출판했더라면 판매부수를 더 올릴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책만 사면 9,000~10,000원, 책+DVD를 사면 18,000원 이런 식으로!)
 
여하튼, 6개월쯤 지난 지금에서야 책을 읽게 되었는데, 기대가 컸던 탓일까? 솔직히 말하면 '빛 좋은 개살구'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 나야말로 영 본전 생각이 난다. 책만을 두고 보자면 뭐...그럭저럭 이미지와 디자인을 앞세우고, 나름대로 감각적인 문체로 포장을 했으니 보는 사람 입장에선 그리 손해될 건 없다. 그러나, 각각의 개성은 중구난방으로 흩어져있고, 몇몇은 지루할 정도로 닮아있으니 보는 사람은 어느순간 심드렁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런 참에 '이게 18.000원이나 하다니...'라는 생각까지 들게되면 그때부터는 걷잡을 수 없게된다. 아...돈 아까워!
 
책은 정신/김진표/임상효/장윤주/홍진경/나얼 이렇게 여섯 파트로 진행된다.
일본여행을 하면서 예전과 다름없이 영수증으로 글을 쓰는 정신.
자동차로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나름대로 가이드역할에 충실한 김진표.
사진과 더불어 센티멘탈하게 파리여행담을 쓴 임상효,장윤주,홍진경.
자메이카 여행에서의 느낌을 오로지 그림으로 표현한 나얼.
 
왜 이 책을 여행기라고 했을까?
차라리 여행 에세이라고 했으면(사실 에세이라고 보기에도 한참 모자라지만...) 이렇게 배신감이 들지는 않았을것을.  물론 여행기라고 해서 어딘가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그건 그냥 가이드책이지.) 그러나 책의 절반이 여행을 가지 않았어도 쓸 수 있었을 감정의 산물들이고, '아~ 나도 가보고 싶어!'라는 생각보다는 '아~ 우울해'라는 느낌이 먼저 떠오르니 이거야 원. 큼지막하게, 혹은 색색깔로 꾸민 폰트들이 딱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꾸며놓으면 좋겠군!'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하니, 아무래도 난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가보다.(웬만해서는 별점을 후하게 주는 내가 딸랑 2개 준다는 건 정말 드문일.)
 
동생은 책이 출판되고 난 뒤, 이렇게 말했었다.
"이 책..판매용이었어? 난 Thursday Island에서 일정금액의 옷 사면 주는 책인줄 알았는데...;"
Thursday Island에서 후원한다는 광고를 하도 많이 봐서 자기는 그런줄 알았댄다.
음...생각해보니 차라리 그런 마케팅도 괜찮겠군 싶다.
그런데...후원업체도 있다면서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건데?-_-+
결국, 이들의 여행에 후원업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나 완전 상업용이예요!'임을 반증하는 건가?
조금 억측이지만 그럴수도 있겠구나!싶다. 씁쓸하다.
 
 
덧) 처음에는 별 3개였는데, 나처럼 DVD플레이어가 없는 사람들을 무시한 패키지 구성이 괘씸해서 별 1개를 빼버렸다. 쳇. 책을 보고 나니 '아~ 여행가고 싶어!'라는 희망사항이 아니라 '우~ DVD 플레이어 사고 싶어. 꼭 사고 말리라!'라는 오기가 생겨버렸다.힝~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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