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권윤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자유와 낭만, 샹송과 예술이 있는 도시.
작년, 거의 '신드롬'이다시피 했던 '파리의 연인'이 아니더라도, 파리는 내게 이미 동경의 도시이다.

95년, '시드니 폴락'감독이 리메이크한 영화 <사브리나>에서, 사브리나는 첫사랑의 상처를 안은채 파리로 유학을 가는데, 그곳에서 그녀의 모습은 서툴지만 열정적이고, 행복하지만 조금 외롭다.
그녀는 아직도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잠깐동안의 그녀의 파리생활을 잊지 못한다.
사실 아주 아름답게 묘사하지도, 그렇다고 길게 나온 장면도 아닌데, 난 파리를 생각하면 언제나 사브리나의 파리생활을 떠올리곤 한다. 그것은 아마 영화속의 그녀가 파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진정한 '파리지엥'이 아니라 무언가를 공부하고, 느끼고자 파리에서 생활하는 '이방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나와 같은 입장이라는 것. 그럼에도 묘하게 '파리지엥'의 낭만이 느껴지는 그 모습. 파리로 가면 모두가 그렇게 되는 것일까?

혼자놀기의 달인인 '스노우캣'의 파리여행기를 훔쳐보았더니 아무래도 정말 그런 것 같다. 스노우캣은 관광객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다가도 어느샌가 파리지엥이 되어버리곤 했다.
유명 관광지에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가도 어느날은 카페에 앉아 하루종일 커피향에 취해 멍하니 생각을 하고, 루브르 피라미드를 보며 들뜨다가도 그 곁에 조용히 앉아 석양을 바라기도 하고, 유명 초상화를 감상하다가도 그 앞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이국을 여행하는 사람은 평범한 거리나 건물, 사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신기해하기 마련이다. 그런 여행객이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처럼 편안하게 그곳을 느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스노우캣은 그 쉽지 않은 일을 해 봄으로서 진정한 파리를 느낀다.

평소 스노우캣을 좋아하고 유럽 배낭여행을 꿈꾸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은 '휘발유'같은 책이다. 떠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추스려 불씨만 남은 마음에 불을 확- 붙이는 휘발유. 게다가 스노우캣이 묘사한 파리와 남프랑스는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곳이니... 이 기회에 '확- 떠나버려!?'라며 여행사에 전화를 걸게 할지도 모르겠다. 혹시 이 책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그 점, 꼭 유의해서 보길 바란다.


덧) 꿈만 꾸던 유럽 배낭여행, 앞으로 2년 안에 꼭 가보겠노라고 다짐을 한다.
하고 싶은 일이 하나 더 생겨서 기분이 아주 좋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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