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현재 2005년이니, 지금으로부터 약 5년전이 되나?
2000년 내가 대학 2학년이던 어느 휴일에 집에서 뒹굴며 빌려온 잡지책을 보는 중이었다. 에디터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中 아동도서에서 이상하게 눈에띄는 동화그림이 있었던 것이다. 진짜 말그대로 대문짝만하게 '도서관'이라고 씌여진 책의 겉표지에는 빼빼하게 마른 빨강 파마머리 여자애가 수레에 책을 한가득 싣고, 그것도 모자라 거리를 걸으면서도 책을 읽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워낙에 책을 좋아하는지라, '도서관'이란 제목에 눈길이 확 쏠린것도 있겠지만 그 여자애의 모습이 어쩐지 낯익었기 때문이다.

리뷰를 읽어보았더니, 책을 (너무너무x100)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일생을 동화로 그려놓은 것인 듯했다. '흐음.. 하드커버네! 크기도 크고...사고 싶다.사야지! -_-' 이렇게 대책없는 충동구매질로 인터넷주문하여 보게된 이 책은 생각보다 너무 맘에 들었다. 일단, 아동용 그림동화가 대부분 그렇듯 A4 size의 크기가 맘에 들었고, 노랑색의 색감이 맘에 들었으며, 내용은 더없이 나를 충족(!)시켜주었다.

동화책이니 만큼 고농도 압축(!)을 통해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일생을 묘사했기 때문에 다소 짧은듯한 느낌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감동은 분명하고도 깊게 전해진다. 사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가깝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 하면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는데,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제법 큰 아이나, 주위의 친구들은 '아.. 나도 엘리자베스 브라운처럼 책 많이 읽고 싶어!'라며 공감을 하니 말이다. (인터넷 리뷰를 읽어봐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듯!) 나도 그런 사람중에 하나..^^o 게다가 나의 노년의 꿈이 서점운영 혹은 도서관 설립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공감을 했으리라!

이 책을 읽는 묘미는 참 다양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책을 좋아하는 소녀이긴 하지만 책 말고도 애지중지 하며 꼭 갖고 다니는 것이 있다. 그것은...바로 테디베어!
그림을 유심히 보고 있노라면, 그녀는 책 뿐만 아니라 테디베어와도 항상 함께한다는것을 알 수 있다. 그녀가 책을 읽을때면 테디베어도 책을 읽고 있고, 그녀가 물구나무를 서고 있으면 테디베어도 물구나무, 그녀가 시내를 나갈때면 테디베어는 항상 그녀의 외투 주머니에 담겨져 있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다가 몇몇개의 그림에 테디가 그려져 있는걸 보고 마치 예전에 '월리를 찾아라!'를 하듯 그림 한장한장 마다 곰인형 찾아내느라 눈에 핏발 세운 기억도 있다.(하핫.)

또 한가지 특별함(순전히 나만 느끼는...;;;)을 꼽자면,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외모!!
이야기의 시작부분에 그녀는 '마르고, 눈 나쁘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라고 씌여져 있다. 그림도 딱 저런 외모를 한 소녀가 그려져 있다. 게다가 빨강머리다. 자...이쯤되면 뭔가가 느껴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빨강머리 앤'을 닮아있다. 정확히 말하면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와 앤을 합쳐놓은 모습이랄까? 빨강머리와 마른모습은 앤을, 길죽하고 안경낀 모습은 주디를...(엥? 주디가 안경을 꼈던가? -_-? 잘 기억이... 에잇! 몰라..우기면 장땡. 공부할때는 안경 꼈을꺼라고 우겨야지!-_-) 암튼 왠지 그 두사람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저절로 엘리자베스 브라운이 좋아졌다. (그렇다. 나는 '빨강머리 앤'과 '키다리 아저씨'의 열혈팬이다.-0-)

아..짧게 쓰려던 것이 엄청 길어졌네. 암튼,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면서 웹서핑하다가 지금은 책장에 장식용으로서 더 큰 의미를 지닌채(?) 진열되 있는 동화책 '도서관'을 보고 감상을 끄적여 보았다. 헤헤..다시 봐도 재밌어!
'나도 호호 할머니가 되면 꼭! 저렇게 살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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