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전화
일디코 폰 퀴르티 지음, 박의춘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여자, 전화'
제목이 모 영화를 표절한 느낌이 든다.-ㅁ-;; 그러나 그 영화의 원작보다도 이 책이 먼저 출간되었으므로 그럴일은 없고...;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코라 휩시'라는 여자가 있다. 나이는 서른세 살.
첫 섹스 후, 절대로 남자에게 먼저 전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게 되는 나이.
그래서 기다린다. 그가 전화하기만을 기다린다.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 뭔가 일이 일어날때까지.
(이상 책 뒷표지에 적힌 문구를 그대로 인용 했음을 밝히는 바이다. ^-^;;)

독신의 여자가 어느 파티에 갔다가 불미스러운(?)사건으로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식사를 하고, 그를 좋아하게 되고, 키스를하고, 그와 하룻밤을 보낸 후 그의 전화를 기다리기까지의 여성의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그런 심리가 '분 단위'로 묘사되어 있다는데에 있다. 즉, 하룻동안 그녀가 느끼는 감정들과 지난날의 회상이 '분 단위'로 주욱~열거되고 그러한 그녀의 회상을 읽어내려가면서 '아...이런 일이 있었구나!'를 짐작하게 되는 것이다.(무심코 그냥 멍하니 읽다보면 이게 현재의 일인지, 과거의 일인지 구분이 안될지도 모른다. 그럴걸 대비해서 과거회상을 열거할때와 현재심리를 나타낼때의 글자색깔이 조금 차이나게 해놓았나보다.^^)

'괴테'나 '헤르만 헤세'같은 고전적 독일문학은 몇번 접해봤지만 현대문학은 쥐스킨트 이후로 오랜만에 접해봐서 참 생소하다. 유럽식 유머에 하하..웃기보다는 살짝 당황해하는 내 모습...-_-;; 게다가 '남자는 우산을 쓰면 품위가 떨어져!'라고 생각한다거나 남자들이 여자처럼 남성용 핸드백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건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은 결혼하면 절대로 이름을 바꾸지 않고 고수하겠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이중심리는 참...모순적이다.
다만 그것을 뺀 나머지 '정곡을 찌르는 현대여성의 심리'와 '깜찍한 반전'이 책을 덮을때 조용히 미소짓게 해준다. (특히 '못생긴 발'을 남자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심하게 공감.>_<)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는 책이다.

덧) '코라휩시'... 왠지 '콜라 펩시'가 연상되는 이름이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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