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으로 간추리면, '차가운 인상에 다소 깐깐해 보이는 모범생 기현과 누구와도 잘 어울리고 능글능글하며 은근히 마이페이스 태경의 학원라이프 한자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남자를 중심으로 한 심플한 학원물이지만 그게 오히려 감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이 만화의 매력. 평범한 남학생들의 일반적인 학교생활은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하다.(사실 '순정'에 기반을 둔 만화에서 소년 특유의 '거친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간혹 그것이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기도 하지만 나쁘지 않다. 반듯한 훈남 고교생의 환상을 쫓는 게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10대란 알 수 없는 감정들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소용돌이 치는 때.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은 남녀사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어서 당사자는 혼란하기 짝이 없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삶속에 들어와 이유없이 친절하고, 남이 못보는 자신의 감정을 단박에 눈치챈다거나 하면 신경이 안 쓰이는 게 더 이상하지. 심지어 귀찮기만 한 녀석이 어느 순간 멀어지면 허전해지기까지 한다. <올웨이즈>는 기현의 시점에서 태경과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 만화다. 단지 '같은 반 친구'에서 '의미있는 내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남녀사이의 시작'만큼이나 두근거린다. 특히 눈을 바라보며 살짝 낯뜨거운, 그러나 분명히 진심인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나까지 두근거릴 지경. 이쯤되면 보는 사람도 조바심 나는 법. '이거이거 위험한데?'를 외치며 음흉한 미소로 흥미진진하게 책장을 넘기지만 만화는 급속하고 매정하게 끝을 내 버린다. 아쉬워라. 작가도 너무하다고 생각했는지 나름 양질의 에필로그로 마음을 달래주기는 한다. 그러나 한껏 고양된 나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고 훨훨. 자극적인 설정이나 어여쁜 그림체로 유혹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서 두근거리게 하는 게 권교정 학원물의 특징. 그저 조금만 더 길었다면 하는 아쉬움만 남을 뿐.
갑자기
이 녀석과 <대화>란 걸 하고 싶어졌다.
…
난…. 지금까지 어떤 얘기를 해 왔더라…?
응….
그래.
그것 말고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해 보고 싶어.
이런 생각이 든 것도 처음이지만.
2010/10/08 작성, 알라딘에 옮겨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