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다감 18 - 완결
박은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한마디로 : 이제는 정말로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

보기 전에 이미 여러 곳에서 스포일러를 잔뜩 얻어맞았기 때문에 분명히 다 보고 나서도 담담할 줄 알았는데… 담담은 개뿔, 눈물이 핑, 돌더니 결국 한방울 흘렸다. ToT 으앙. 내용 다 읽고, 작가 메시지까지 꼼꼼히 읽고, 마지막 장을 넘기고 표지를 탁 덮고나니, 엄뭐, 내 마음이 왜 이러니? 가슴 한 켠에 구멍이 뚫린 것 처럼 바람이 싸악-하고 빠져나가는 거다. '다정다감'은 처음엔 그저 그런 청춘학원물이었다. 게다가 처음 볼 때부터 나는 이미 그 나이 또래를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귀여운 동생들의 청춘 한토막을 훔쳐보는 기분으로 이 만화를 즐겼었는데, 이 만화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성장 만화로 탈바꿈하면서 나도 그 속에 들어가 있었나보다. 이렇게 가슴이 휑한걸 보면. 만년 교복을 입고, 친구 때문에 울고, 풋사랑에 고민할 줄만 알았던 아이들은 그렇게 한 뼘쯤 성장한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이별을 고했다. 장장 8년 만이다.

나는 '다정다감'을 여러모로 '나는 사슴이다'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만화로 분류했었다. 만화가 처음 나온 때도 비슷하고, 주인공들이 어여쁜 고교생이라는 설정도 비슷했고, 대부분 그렇듯이 그 나이 또래들이 가지는 감수성 어린 생각을 서술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 두 만화를 같은 카테고리에 넣어놓고 예뻐했었다. 하지만 진행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라 '사슴…'의 경우, 소녀의 소소하고도 엉뚱한 판타지(?)를 현실화 시키는 쪽이었고, '다정다감'은 실제 고교생활을 가감없이 풀어놓는 쪽에 속했다. 둘의 매력이 다르므로 감히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다정다감'에 조금 더 애정이 갔던 것은 역시 감정이입이 더 잘 됐기 때문이겠지. 그렇다고 내가 주인공인 '배이지'와 비슷한 유형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똘끼; 다분한 도경이에 가깝지. (물론 도경이처럼 예쁘지는 않지만-_-;) 음, 그냥 만화 속의 상황들에 폭 젖어들었다고 해야 맞을 듯 싶다. 아- 나도 저 나이엔 저랬는데, 저런 일들로 힘들어 했었는데, 저렇게 웃고 울었는데…, 뭐 이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그렇게 공감했던 이야기들이 끝나버리니 마치 내 10대도 다시 한번 막을 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미 20대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면서 말이지;) 어쨌든 길었던 '다정다감'이 끝났다. 너무너무 예뻐했던 이지, 새륜, 도경, 한결이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회자정리라잖아.(음, 하이킥 생각나는군; 크흣)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박은아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나도 이만 '다정다감'의 추억을 접는다. 안녕.

덧. 그것과는 별개로 18권의 내용은 많이 안타깝고, 슬펐다. 아, 또 눈물 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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