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벚꽃 에디션)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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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내 로망이잖아?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라니. 그렇게 늙고 싶은 저자의 바람이 드러나는 제목은 나의 로망과도 일치하기에 내 호감도는 일찌감치 max. 김혼비 추천작이라는 홍보문구 역시 그 호감도 상승에 일조했기 때문에 의심없이 집어들게 되었다.

취미가 공부하기인 저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 목표도 결과도 중요하지 않은, 그저 공부의 과정을 즐기는 공부생활자라고 소개한다. 그에 걸맞게 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새로운 걸 배우고 즐기는지에 대해 신나게 피력한다. 뜨개질, 재봉기술, 클래식 기타, 바이올린, 각종 외국어 심지어 태극권까지… 하지만 모든 배움과 공부의 결과물이 성공적이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모든 것을 다 마스터려고 아등바등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게 이 책의 큰 미덕이자 매력이랄까.

호기심이 많은 저자는 알고 싶은 게 많다. 그러나 대단한 목표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오히려 배우는 데 주저함이 없고,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니다 싶을 땐 단호하게 그만둘 줄 안다. 배움의 과정을 성실하게 이행하지만 꼭 모든 중급, 고급 코스를 착실히 밟아 정복하지는 않는다. 알고 싶었던 세계에 발을 담가본 것 만으로 만족을 하기도 하고, 잠시 덮어두기도 하는데, 중요한 건 그렇게 함으로써 재미의 동력을 계속 공급받는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 동력을 발판 삼아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다.

27년간 사서로 살며 책과 친구였던 저자는 책속에서 무언가 배우고 공감하는 게 너무나 즐거운 사람이라 여러 독서모임을 하곤 한다. 혼자 읽기 어려운 책들은 그저 윤독하며 즐기는 모임을 만들기도 하는데, 저자가 말하는 윤독의 매력이 너무 와닿아 그 모임에나도 들어가고 싶단 생각을 하기도 했다. 취미처럼 즐기던 독서와 외국어 공부가 번역의 세계로 통하고 어쩌다보니 덕업일치 하게 된 것은 꽤나 짜릿한 부분.

저자는 집에서 번역 작업이나 공부를 하다가도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깨달을 때면 카페로 가게 되는데, 탁 트인 공간이 주는 공공성 때문에 소위 카공을 즐긴다고 한다. 자유로우면서도 약간의 제약이 따르는 그 장소성이 자세와 태도를 잡아주는 게 좋다고. 집중해서 일을 하다가도 가끔 창밖을 바라보거나 사람구경을 하며 여유를 즐기다보면 절로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저자.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유로 카페에서 일이나 공부를 하는 것이겠지. 나역시도 좋아하니까.

아무튼 중요한 건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공부를 즐기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것이고 그렇게 하고 있는 모습이기에 그 로망 꼭 이루어지길 바라며 나도 열심히 책읽기 중. 같이 공부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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