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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이북으로 읽다가 1/3쯤 읽었을 때, 이건 내가 가져야겠다 싶었다. 활자만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소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샀다.
이 책에는 내 로망이 모두 담겨있다.
책방, 커피, 위안, 휴식 그리고 좋은 사람들.
책 좋아하는 사람중에 고즈넉한 자신만의 서점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휴남동 서점은 내 꿈을 대신 이뤄주는 대리만족의 쾌감을 지독하게 선사해주는 책이다.
후미진 동네 골목에 작은 책방을 연 영주는 그즈음만 해도 상처가 가득차있는 위태롭고 무기력한 여자였다. 그런 영주가 책방을 열고 시간을 견디고 책방에 오는 이와 교류하면서 그들과 함께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찰하고 같이 성장해나간다.
처음엔 소설이라기보다 동네책방 운영 에세이 같은 느낌으로 읽었다. 처음 책방을 차리고 소위 ‘자리를 잡는’과정들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쓴 것 같았다.
그렇게 서점과 연이 닿은 사람들 각각의 이야기와 영주의 변화를 조용하게 읽어가면서 나의 단면을 보기도 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다라 처음을 돌이켜보니, ‘아… 이렇게 시간이 흘러 이 사람들은 이렇게 변화하고 성장했구나.’를 깨달았다.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이 맞았다.
읽으면서 내내 영화로 만들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4계절의 변화와 맞물리는 휴남동 서점을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것 같아.
감미로운 커피 향기와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조명과 기타선율이 있는 휴남동 서점이 재현된다면 하루종일 틀어놓고 옆에서 책 읽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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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처음에 이북으로만 나왔는데 독자들이 종이책도 내달라고 아우성(?)이어서 종이책이 역으로 나온 케이스다. 그런데 그 종이책이 이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서점의 다양성을 위해 베스트셀러는 과감히 배제하기로 한 영주는 과연 이 책도 배제할까?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