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퍼센트 인간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로 보는 미생물의 과학
앨러나 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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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정체 모를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아무 경고도 없이 순식간에 통증이 밀려오고 무기력과 착란 상태가 지속됐다. 그러다가는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멀쩡해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담당 전문의들을 만나 갖가지 혈액 검사를 하고, 일상을 포기한 채 몇 주, 몇 달씩 증상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마침내 정확한 진단이 내려졌지만, 이미 몸속 깊이 감염된 상태였다. 그리고 황소 떼도 고칠 수 있을 만큼 독한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한 후에야 비로소 나 자신으로 돌아왔다. - P7

이쯤 되니 슬슬 의심이 들었다.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 항생제 때문에 살인진드기가 몰고 온 나쁜 균은 물론 원래 내 몸속에 살던 착한 균까지도 모두 사라진 건 아닐까? 내 몸이 미생물도 살기 어려울 정도로 척박해진 모양이다.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몸을 자기 집처럼 여기던 100조 마리의 착한 꼬마 생물체들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존재였는지를. - P7

우리는 겨우 10퍼센트 인간일 뿐이다. 우리 몸에는 우리가 내 몸뚱이라고 부르는 인체의 세포 하나당 아홉 개의 사기꾼 세포가 무임승차를한다. 하지만 여기에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빼놓아서는 안 된다. 얼밀히 말하면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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