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아소우 미코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기타 실력은 수준급이나 보컬 실력은 수준 미달. 밴드 '옥시즌(O₂)'의 멤버, 오우 시게오(이하 '왕짱')는 학교 축제에 나가려고 객원 멤버까지 불러들여 맹연습을 하지만 음치의 영역에서 헤매기만 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또다른 멤버 오쿠다 하유루와 함께 길을 걷다가 '이동식 빵가게 트럭'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매료되어 그 노래를 부른 장본인을 찾아가기에 이른다. 노래를 부른 이는 17살의 여자아이로,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고 도쿄의 할머니댁에서 일을 돕고 있는 오사카 출신 소녀, 오노데라 치카. 왕짱은 그녀에게 다짜고짜 밴드의 보컬을 맡아달라 제안한다. 그러면서 원래는 이니셜이 O인 사람들이 모여 옥시즌(O+O=O₂)이었는데, 이제 O가 셋이니 오존(O₃)으로 밴드이름을 개명하겠다며 호들갑을 떨며 좋아한다. 그러나 치카의 관심사는 오로지 아버지가 생전에 운영하셨던 빵가게의 재개장 뿐. 왕짱은 곡을 녹음한 MD를 치카의 손에 들려주며 생각이 바뀌면 연락하라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원하던 꿈을 접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내달릴 때도 있다. '오존'은 그런 청춘남녀의 이야기다. 꿈도 재능도 아무런 확신이 없는 세 젊은이의 팔팔한 청춘 스토리.

[한마디 말]을 먼저 읽은 관계로 상대적으로 이 단편은 심심하게 느껴졌다. 딱히 공감이 간다기보다 '아소우 미코토'다운 인물, 말투, 그림이 좋았다. 그리고 '치카'가 쓰는 오사카 사투리가 정겨웠고. 물론 그걸 한국어로 번역하려니 '전라도+경상도+충청도 말'이 기묘하게 섞여서 국적불명의 사투리가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으니 그 정도는 애교. 언제나 특별함을 갈구하는 '왕짱'과 요즘 유행어로 '무심한듯 시크한' '에짱', 그들 사이에 벼락처럼 떨어진 '치카'가 만나 '옥시즌'은 '오존'이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그들이지만 푸르른 젊음과 유대관계만으로도 무언가 채워지는 느낌이 좋다.

뒤에 이어지는 단편, 'SHALL WE DANCE?'와 프리퀄에 해당하는 'sofa~소파~'도 가볍게 읽기에는 괜찮은 편. 난 아소우 미코토 식 청춘학원물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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