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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상하게 하는 일은 그만하기로 했다 - 바닷가마을에서 깨달은 지금을 온전하게 사는 법
전지영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정말 아껴가며 읽은 책.
가끔 그런 책이 있다. 읽고 있는데 금방 다 읽을까봐 일부러 천천히 읽고, 곱씹어 읽고, 맘 속에 꾹꾹 담아 읽는 책.
조곤조곤 담백한 어투지만, 어딘가 아직 탄산고양이 시절의 톡 쏘는 사이다 같은 시원함이 있다. 그래서 반갑고도 흐뭇.
밑줄 치고 싶은 부분이 아주 많았다.
내 맘 같은 구절에서는 왈칵 눈물이 나올 것도 같았다. 그래서 이 책을 빨리 읽으면 내가 받는 치유의 시간이 그냥 훅 지나가버릴까봐... 그래서 천천히 읽었던 것 같다.
내게 작년 한 해는 ‘다사다난’이란 말을 제대로 실감하는 해였다. 결혼을 했고, 많이 아팠다. 11월이었던 결혼식 직전까지 이유 모를 통증 땜에 병원을 12군데를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을 수 없었고, 그냥 견뎠다. 그 때문에 운동을 하나도 할 수 없었고, 그 스트레스를 먹을 것과 방탕한 생활로 풀었다. 그 여파가 올초까지 갔다. 그러다 더이상 이렇게 살다간 통증이 아니라 막 사는 나 자신 땜에 죽을 것 같아서 다시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다.
#나를상하게하는일은그만하기로했다
이 책은 그 때의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아팠을 때, 가장 나를 괴롭히던 것은 외형적으로 망가지는 것 보다 마음이 못생겨지는 거였다. 남들은 다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질투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하고. 그리고 내 건강과 내 맘 돌보는 것에 지쳐있을 때 끝장나는 인간관계들.
허무와 무기력한 시간이 지나고 끊어낼 관계들은 끊어내고 단념할 것들은 단념하면서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 그때 나한테 헬스라든지, 필라테스, 플라잉요가 같은 운동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땀 흘리는 그 시간에는 다른 생각을 안 할 수 있었다. 지금 주5일이나 운동하는 것도 갑갑했던 그 시기로 돌아가기 싫은 몸부림같은 것이겠지. 할 수록 재밌기도 하고.
#바닷가마을에서_깨달은_지금을_온전하게_사는_법
전지영 작가는 요가가 ‘경쟁을 하지 않는 조용한 수련’이어서 좋다고 했다. 대공감. 역동적인 운동도 좋지만, 조용히 내 몸을 들여다보게 하는 요가수련에 대해 동경이 있던 나로서는 나도 언젠가는 요가를 제대로 배우고 수련하고 싶다는 일종의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요가디피카’같은 요가계 교과서 혹은 바이블(?)같은 책도 미리 사놓고 말이지.(뭐 배울라 그러면 책부터 사는 인간ㅋㅋㅋ)
지금 하는 운동이 조금 더 궤도에 올라 자신감이 붙으면, 그땐 제대로 요가를 시작해보고 싶다. 몸무게를 뺀다거나 몸매를 다듬는 것을 넘어서서 내 몸을 잘 돌보고 싶다. 나를 상하게 하지 말고, 나 자신을 잘 돌봐야지. 이것저것 좋아하는 운동 마음껏 하면서 계속 아껴줘야지. 그땐 꼭 전지영작가님의 요가에세이 2탄 같은 게 나왔으면 좋겠다. 그땐 꼭 북토크 갈 꺼야. (이번에 못 가서 너무 슬프다😢 지방민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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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상하게하는일은그만하기로했다_전지영
#책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