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시인의 얼굴
권성훈 지음 / 시그마프레스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분석 시인의 얼굴을 펴낸 권성훈 시인이자 평론가는 심리학적 측면에서 자화상을 분석했다. 융의 심리학 (내 안의 감정의 유형을 찾아라), 라캉의 욕망 대상 (타자의 끝없는 욕망을 만나고 싶다), 하이데거의 존재론 (안과 밖의 세계, 존재는 어떻게 있는가), 소쉬르의 기호학(시니피앙으로 말하는 시니피에의 진실)을 바탕에 깔고 시인들의 자화상을 분석하였다.

 

 

거울을 무서워하는 나는

아침마다 하얀 벽 바닥에

얼굴을 대보았다

 

그러나 얼굴은 영영 안 보였다

하얀 벽에는

하얀 벽뿐이었다

하얀 벽뿐이었다

 

어떤 꿈 많은 시인은

2의 나가 따라다녔더란다

단 둘이 얼마나 심심하였으랴

 

나는 그러나 제 3의 나... 9의 나... ○○의 나까지

언제나 깊은 밤이면

둘러싸고 들볶는다

- 권한 자화상(1943)

 

  위의 시는 라캉의 욕망의 대상을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화가의 자화상은 대상을 증명하기 위해 그린다. 자화상은 대상과 동일 이미지로만 주체의 형상을 포착할 수 있게 해주고, 주체의 이미지는 대상을 모방한 허상이지만 제작된 그림으로 실재하고, 이것은 자기를 고착시키는 회화에 불과하므로 주체의 왜곡과 소외를 동반한다고 분석하였다. 이처럼 화가의 상상은 그림에 개입되어 빼거나 더하는 과정에서 실재 또는 진실과 다르게 표현될 수밖에 없다. 이 재현된 구조는 화가라는 타자적인 것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화가가 보는 눈이 주체의 의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 주체의 위치는 타자를 통해 보여지는 나의 주체가 자리 잡는 공간이다. 이 자화상은 나를 확인해주는 지표이면서 주체의 환영을 그린 오인된 이미지이다.

화자는 너를 나라 하니/내가 그래 너란 말가/네가 나라면/나는 그럼 어디 있나라고 자화상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고 분석하며 기록한다. ‘나 아닌/너를 데리고/나인 줄만 여겼다라는 왜곡된 의식은 어느 게/ 참이요 거짓인지/분간하지 못할네라고,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구분 못하는 거울 단계에 머물지만 내가 없었더면/너는 본시 없으련만/나는 없어져도/너는 혹시 남을런가.’ 존재거 소외는 /저 뒷날/너를 나로만/속아볼 게 우습다.‘ 이 시는 부재할 것에 대한 욕망 그러내기로서 미래의 자화상이며 존재적 욕망의 실재하는 허상이라는 점을 증거한다라고 분석하였다.

 

  그는 이처럼 심리학 정신분석이론으로 시인들의 시를 예리하게 읽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심릭학적 이론을 어설프게 알고 있던 나는, 정신분석 시인의 얼굴』 속 시와 분석을 읽고 아주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시인들의 시속에 무의식으로 깔려 있는 또 다른 시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100여 편의 자화상들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그는, 참 섬세하면서 예리한 시선의 소유자임이 틀림없다.

이 저서를 읽는 내내, 시인들의 시쓰기 속에 알게 모르게 배어 있는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통찰력을 보았다고나 할까? 이런 저서를 내신 저자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 문단에 이런 시해설사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물질적인 현상계 그 이상의 아름다운 정신이 있다는 것을 21세기는 눈을 떠야할 때다. 물질보다 정신이 앞선다는 고지탈환! 이 한 권의 책으로는 힘들겠지만 제 2, 3, ... 계속 저자님의 저서들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를 읽고자 하시는 분, 시를 쓰시고자 하시는 분, 이미 그 과정에 드신 분들께 아주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을 해본다. 심리학을 전공한 분들, 비전공자 분들이 교양으로 읽어도 흥미진진 하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스맘표 영어놀이 123 - 놀면서 배우는 일상생활 엄마영어
양현주 지음 / 비타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스맘표 영어놀이 123

 

엄마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잠자리에서, 밥상앞에서, ... 일생생활 언어를 영어로 바꾸어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들려주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려주고 또 들려주었다는 이야기를 첫장을 펼치면서부터 끝장까지 읽는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평생동안 팝송을 귀에 달고 살던 나도,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한 번 듣고 두 번 듣고, ... 계속 듣다보니 몇 십년 듣다보니 귀에 들려오는 단어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던 때가 생각난다. 입으로 말하고 쓰로 듣고... 오감을 동원해서 공부하던 영어...

 

정서발달에 도움이 되도록 사소한 일상도 영어놀이가 되도도록 도와주는 영어, 습관이 실력이 되도록 끊임없이 반복 또 반복, 반복을 수도 없이 하던 영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함께 놀이삼이 말하다보면 창의력까지 쑥숙 큰단다. 몸과 마음이 자라는 신체놀이 따라 영어를 하나 둘씩 익혀간다.

 

한스맘음 영어 공부으 10계명을 말한다.

지금 당장 시작하기, 내 아이는 특별하지 않다, 엄마부터 영어로 말하는 습관을 들여라, 당장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지마라, 너무 열심히 하지 하라, 쉬었다 가더라도 포기하지 마라, 귀를 닫아라, 남편 탓하지 마라, 아이의 귀를 쉬게 하지 마라,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간절함을 가져라...라는 십계명을 읽다보니 나는 정말 게을렀다.

 

chew it well. Slow down.꼭꼭 씹어먹어라. 천천히...라고 밥 먹는 아이의 어깨를 두들리는 어머니가 눈에 선하다. 사실 아이 앞에 앉아서 영어로 대화를 하려고 해도 머리속이 뽀얗게 안개가 내리고 마는데, 한스맘은 불 끄고((Let`s turn it off) 자라... 영어로 말을 한단다. 부럽다.

 

"What shape is this? What color is this? Blue Sircle"란 문장을 읽다가 옆페이지를 봤다.

What color is this square? 반복해서 5번이나 묻고 있는 한스맘의 질문에 아이들은 단추, 삼각형, 사각형을 보며 대답하도록 생활속에서 놀이를 한다. 주변에 보이는 사물의 형태를 묻고 색깔을 묻는데 간단한 물음이지만 여러가지 색깔과 모양이 나올 수 있어서 오감을 키울 수 있고 단어를 자연스럽게 외우고 기억할 수 있어서 공부라 생각치 않고 따라하는 아이들, 놀이로서 영어를 사용함으로써 아이들의 흥미가 더 높아진단다.

 

이런 식으로 3여년 하니까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훌쩍 늘어나더란다. 아이에게 생활영어로 나도 시작해본다. 다빈! Can you peel it? That`s right! ... 당장 말문이 막혀 그 다음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부랴부랴 영한 사전 갖다 놓고, 한영 사전 옆에 놓고... , 마늘, 양파...를 영어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다빈! 마늘 좀 까줘라! ... 어떻게 하는 거지...?? 앗, 마늘을 garlic이라 하는구나! 다빈! Can you peel garlic? ... 나도 하나씩 하나씩 영어 단어가 늘어나고 있었고 다빈이도 일주일동안 단어가 10단어 이상 늘어나고 있었다. 밥 먹을 때도, 샤워할 때도, 책상에 앉아 있을 때도, ... 전부 영어로 바꾸어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깐치야 깐치야
권정생 엮음, 원혜영 그림 / 실천문학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깐치야 깐치야

 

 

<민들레와 강아지똥> 이야기를 읽으면서 감동받았던 권정생선생님의 동요집을 아주 모처럼 읽습니다. 읽는 내내 가슴이 아주 따스해졌습니다. 동요, 동화는 어린아이들만 읽는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생각이 바뀔 만큼, 이 동요집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딸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주 오랫동안 잔잔하게 여운으로 남던 이야기 때문인지...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선생님 책이 보이면, 꼭 꺼내 읽어보곤 했더랬습니다. 발문을 읽으면서 참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귀한 원고를 가져가서는 소식이 없다는 글귀를 읽을 때는 가슴이 참 많이 아팠네요. 부디 이 글을 읽는 해당 출판사는 그 원고를 세상 밖으로 내어놓으시길 양심에 대고 기도합니다.

 

깐치야 깐치야

내 눈에 가시든 거

꺼내 다고

니 새끼 웅굴에 빠진 거

건녀 주마

졸뱅이로 건질까

뜰뱅이로 건질까

헛 쉿!

 

- 깐치야 깐치야 - 전문

 

안동 사투리가 구수하게 들린다. 직접 선생님께서 채집해서 들려주는 동요가 다정하기까지 하다. 시골 마을에 가면 이와 비슷한 동요들을 부르곤 하던 어린 시적이 생각난다. /앞니 빠진 갈가지/ 앞 또랑에 가지마라/ 붕어새끼 놀래죽는다/ ... 라던 노래와 /두꺼바 두꺼바/ 새 집 지어줄께/ 헌 집 나 다오/ ... 라던 리듬이 입속에서 머릿속에서 맴맴도는 것은 무슨 일일까?

 

헝글레야 헝글레야

방아찧라 방찧라

싸래기 받아 떡해 줄게

 

-방아깨비- 전문

 

이 노래도 비슷한 구절이 희미하게 나마 생각난다. 방아개비를 잡아서 두 다리를 잡아서 들어올리면 몸을 굴르며 손에서 벗어나고파 하던 방아개비, 녀석은 정말 노래에 맞추어 방아를 찧는 시늉을 하곤 하였다. 동요집을 읽는 내내 애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외로운 시인의 마음에 전해오는 듯하다. 애닮으면서도 시골냄새 물씬 나는 노랫말들이 구수하게 들려오기도 한다. 어린 시절 풀벌레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지천으로 깔려오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세에 대처하는 10가지 태도 - 이순신과 9명의 승부사들
이희진.장준호 지음 / 아름다운날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난세에 대처하는 10가지 태도

 

 

 

요즘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건들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임진왜란 때 선조와 이순신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왜 나는 자꾸만 어려운 일이 일어날 때마다 이순신을 떠올리는 것일까? 아마도 어려운 시대는 있고, 그 어려운 시대를 이겨나가는 모습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영웅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백성을 사랑으로 책임을 이끌고 나가는 위정자가 그리워서일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각박해진 상황 속에 이순신 같은 영웅 내지 리더를 학수고대하는 마음 때문일까?

 

이순신은 타고난 영웅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고의 결과를 낸 사람이다. 임진왜란이란 난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는 그냥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았던 전란은 그를 백척간두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일 뿐만 아니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위대한 인간으로 만들었다.

 

1591(선조24 전라좌수사로 임명되었다. 그는 전라도 좌수사에 부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전라좌수영 본영과 예하 부대의 군비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었다. 이순신은 관할 지역을 직접 점검하고 관리 소홀로 규정 위반이 있을 때는 각 진의 첨사와 군관, 담당 관리와 자인까지 처벌하였다. 평상시 자기가 맡은 임무에 소홀함이 없이 엄격한 자세를 갖게 했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처벌의 형평성과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거북선을 새롭게 건조하여 언제일지 모르는 전란에 대비하고 있었다.

 

마침내 1592415일 일본군 침략 소식이 전해졌다. 원균이 이순신에게 구원 요청을 했다. 이순신은 구원 출정을 다음 전 해야 할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첫째 전투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차단하는 것, 둘째 지휘관 스스로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과 군사들에게는 필사적으로 싸워야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순신은 장수로서 책임감과 임무수행자로서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전투를 지휘해야할 자신이 두려움이나 혼란에 빠지면 군 전체가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군의 침략상을 군사들에게 환기시켜 왜적들에 대한 분노를 이끌어냄으로써 적을 응징해야 한다는 전투의 동기를 심어주었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출전하되 물러서서 장수에게 군법의 지엄함을 보여 출정을

독려하였다. 이러한 태도를 엄수하면서 전쟁에 임해 매 전투마다 승리할 수 있었다.

 

선조는 자신이 살아야 조선도 있었다. 선조는 조선을 버리고 의주까지 몽진을 갔다.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했다. 결국 후손들은 이순신을 난세의 영웅으로 알았고 선조는 비겁한 군주로 생각했다.

 

오다 노부나가의 뒤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행운이었을까 오다 노부나가가 부하에게 배신을 당한 그 순간, 순간 포착을 잘 잡아 오다 노부나가의 권력을 차지한 그는 일본을 통일하였다. 히데요시가 정치적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막부와 쇼군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을 때, 스스로 힘을 키워 슈고다이묘를 쓰러뜨리고 지역을 독자적으로 지배하는 세력, 센코쿠다이묘이다.

 

히데요시 그는 주군의 눈에 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마침내 자신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 후 그의 행보는 입지전적인 인물에게 갖게 되는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신분에 따라 거주지를 제한했고, 농민들의 무기 소지를 제한하여 자신과 같은 신분의 사람들이 자신처럼 출세할 수 있는 통로를 막았다. 민초들이 힘을 합하여 권력에 저항할 길을 막았다. 거기다가 조선침공을 무리하게 감행해 내부의 불만과 위기를 외부로 화살을 돌려 잠재우려 했다. 7년을 끌다가 그의 죽음으로 허망하게 끝나버린 임진왜란, 히데요시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히데요시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권력을 손아귀에 넣었고 이를 개인적 욕망을 위해 이용했던 인물 이상 아무것도 아녔다.

 

명나라 황제 만력제는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장거정이라는 명재상을 기용하여 재위 10년 동안 국가 기강을 바로잡고 국가 재정을 튼실히 하여 쇠락하는 명나라 활기를 불어넣은 군주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복잡하고 냉혹한 정치 현실에 정치적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다. 국내외 발생한 변란에 재력, 인적 재원을 소비하며 쇠락해 결국 후금하게 나라를 내주고 만다.

 

류성룡은 전란을 맞아 후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 관료였다. 군주의 질책과 붕당세력들의 견제, 탄핵, 실각 등의 정치적 파란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나라를 위한 충성심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시무했다. 통신사에 대한 잘못된 그의 판단, 그것이 임란의 책임이 그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면 주변의 신망이 두텁고 백성들의 존경과 신뢰가 두터울수록 반대파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지속적인 견제의 대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왕조차도 내외의 신망이 두드러지는 자를 경계하기 마련이다. 선조는 임란의 책임을 재상에게 떠맡겼고 관료들은 책임 문제를 권력투쟁에 이용하였다.

 

 

신립은 실전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었지만, 류성룡을 비호하는 세력과 대립하면서, 아무도 나서려하지 않는 전쟁터를 류성룡이 나가겠다고 하자 신립이 경험 없는 문신들이 상전 행세를 하면서 부대를 인솔하려는 것을 반대하였다. 류성룡의 예상이 맞아떨어지자, 신립을 그들은 오합지졸을 안겨 전쟁터로 내보냈다. 정작 죽을 자리로 신립을 보낸 것이다. 결국 신립은 충주까지 내려가면서 심각한 고민을 하였다. 훈련된 병력을 가지고 어떻게 일본군을 막아내느냐는 것이 그의 고민이었다. 밀리고 밀려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일본군을 맞아 전쟁에 패했다는 말은 정장인 고니시까자 바보로 만드는 발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당시 일본 조총은 화약에 불을 붙여 장전해서 쏘면...화살보다도 느렸다고 한다. 조총 때문에 전쟁에 졌다는 말도 어쩌면 맞는 말이 아니란다. 신립만 배수진을 쳤다고 몰아가는 것도 또 하나의 편견을 만드는 꼴이라고 저자는 말이다. 이 전쟁이 신립이 잘못했다기보다 고니시가 압도적으로 전략을 잘 활용하여 선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고니시 유키나가는 나의 이익이 주군의 뜻보다 우선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다이묘에서 성장하였다. 반대하던 전쟁 선봉장이 되었지만, 그는 전쟁을 서둘러 끝내는 방법을 찾는 데 골몰했다. 최대한 주군의 뜻을 관철시켜야 하는 협상에서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 협상의 상대와 짜고 자신의 주군을 속이는 일까지 감행했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무모한 것이었고 결국 실패했다.

 

만력제의 희망이던 이여송은 실리가 없으면 싸우지 않았다. 1952년 이여송에게는 명 제국의 명운이 달렸다. 그해 이월 영하에서 몽골 출신 보바이 난을 평정해, 이여송은 만력제의 희망이었다. 그러던 그가 임란 때 조선으로 파병되어, 평양성 전투에서 일본군을 무찔렀다. 그러나 벽제관 전투에선 일본군에게 패하였다.

 

이여송에게는 보바이 난을 진압하던 용맹스런 장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조선 국왕과 대신들로부터 조선을 구한 영웅으로, 신격화된 존재로 남았다. 그것은 조선의 위정자들이 그를 임진왜란으로 실추된 권위를 회복하고 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임란을 통해 바라본 역사 속의 인물들이, 새삼스럽게 다른 인식의 척도를 갖게 만든다. 각자 입지에 따라 난세를 극복하는 방식이 다 달랐다.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전쟁을 바라보는 눈을 갖고 있다. 덕분에 새로운 사실, 새로운 의견들을 읽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 글로벌 컨설팅 펌의 지적 전략 99
야마구치 슈 지음, 이현미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첫장을 탁 열었다.

정보 수집은 미뤄라. 어떻게 고객의 생각과 차별화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나간다.

 

지적인 산출물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고려하라. 고객의 생각과 차별화를 하라. 여기서 고객은 지적 산출물의 수요자를 말한다. 상사나 타부서 사람도 포함된다고 생각하라. 차별화 대상은 고객이 이미 보유한 지식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자.

 

지적 성과의 수요자가 무엇을 어띠까지 알고 있는지 이해한 다음, 어덯게 해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 이 점을 분명히 하지 않고 지적 생산 활동에 돌입하면 열심히 해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집해야할 정보의 종류는 넓이와 깊이 중 어디에서 승부를 낼 것인지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정보 수집에 들어가기 전에 넓이에 깊이 중 어디에 승부를 걸 것인지 방향을 확실히 하자.

 

새로운 어떤 것과 깊이 있는 어떤 것을 판단할 때 누구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수요자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의 틀에서 설명하면, 지적 산출물을 구매하는 고객을 분명히 해두자는 말이다.

 

누가 고객인가를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목표가 되는 품질 수준은 설정할 수조차 없다. 지적 산출물을 받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분명히 한 다음, 그 사람이 무엇에 부가가치를 느끼는 사람인지 확실히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마케팅 기본 전략이지만 대상에 대한 지식이 넓으면 넓을수록 메시지는 예리한 맛을 잃는다. 지적 산출물을 받는 고객은 누구인가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고객을 명확히 알았다면, 그 고객이 어떤 지적 성과를 원하는지 분명히 해야한다. 바꾸어 말하면 고객이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가?이다.

 

이제 지적 성과에 요구되는 품질 목표이다. 이것은 생산자가 제품을 개발할 때부터 품질을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적 산출물의 품질 목표에 따라 프로세스의 첫 단계인 정보 수집과 분석 공정 수준도 결정된다.

 

지적 초기 단계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풀빌 수준을 명확히 하자.

요구되는 지적 산출물의 품질과 규격 목표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지적 생산을 위헌 작업 프로세스는 설계할 수 없다.

 

품질 목표가 설정되면 다음에 분명히 해야하는 것은 <주어진 시간>이다. 언제까지 지적 산출물을 제시해야 하는가를 확인하는 단계이다. 이때부터 무엇보다 피해야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가능한 한 빨리...>라는 기간이다

 

저자의 생각들을 가만히 귀 기울이는 동안 평소 지적 결핍 같은 열등의식이 있던 내게... 차근차근 일러주는 저자의 위와 같은 내용들은 정말 많이 도움이 되었다. 공부하는 남편에게도 딸에게도 친구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우리들은 때때로 지적 작업에 대해 공포를 느낀다. 단 한 권의 책이 그 공포를 해소해준다면 기꺼이 나는 사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