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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힘 -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
김형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의 힘
옛날에 나무 네 그루가 모여 살았다. 그들은 저마다 자신이 최고라고 뽐냈다. 첫 번째 나무가 자기는 단단하고 몸통이 곧게 자라 고급스러운 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자랑했다. 두 번째 나무는 자기는 맛있는 열매를 많이 맺는다고, 세 번째 나무는 향기로운 꽃들을 많이 맺는다고 자랑을 했다. 그러나 네 번째 나무는 구불구불하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아무 자랑도 못했다. 앞에 세 그루 나무들은 일찌감치 사람들이 베어갔지만, 네 번째 나무만 홀로 덩그마니 남았다. 더운 여름이 오자 이 나무 밑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 나무의 그늘이 시원하다고 칭찬을 그들은 아끼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는 것이라고, 장자 철학을 차분하게 저자는 서문에서 설명을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들은 철학을 해야 할까?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왜 우리들에게 철학에 필요할까? 철학은 우리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준다. 무엇이 쓸모 있고 무엇이 쓸모가 없는지 우리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쓸모 있는 것이 쓸모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장자는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마음먹기 달려 있다고 하였다.
니체는 인간 정신 발달에 세 가지 단계가 있다 했다. 낙타의 단계, 사자의 단계, 어린아이의 단계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인간 성장의 초고 점은 어린아이의 상태로 보았다. 어린 아이는 잘 잊어버린다. 언제나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긴다. 조금 전 싸운 친구와도 금방 화해하고 같이 뒹굴며 논다. 직선적이고 단순한 까닭에 쌓아놓고 감정을 곱씹지 않는다. 어린 아이 같은 태도란 존재와 삶, 그리고 인생을 포함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신성하게 예스를 대답한다. 니체는 지혜로운 사람은 무엇이든 담아놓지 않는다는 사실을 비유로 이렇게 말했다.
“사자도 못한 일을 어떻게 아이가 할 수 있단 말인가? 강탈하는 사자가 이제는 왜 아이가 되어야만 하는가? 아이는 순진무구함이며 망각이고, 새로운 출발, 놀이, 스스로 도는 수레바퀴, 최초의 움직임이며, 성스러운 긍정이 아닌가. 그렇다. 창조라는 유희를 위해서는, 형제들이여, 성스러운 긍정이 필요하다.”
니체가 왜 어린아이를 인간 발달의 가장 높은 단계에 두었는지 염두에 두어 두어야 한다. 니체는 잊으라고, 고가를 잊으라고 말한다. 우리는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실에 순수하게 ‘예스’라고 웃음을 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과거를 잊되 지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반복적인 삶을 산다면, 그 끝은 파멸을 향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한 교훈은 얻고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과거인 채로 잊어버려야 한다. 그런 뒤에 미래를 응시해야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된다. 후회 없는 삶은 성숙한 응시에서 나온다.
이런 니체의 생각은 어떤 상황이 영원히 반복되더라도 다시금 그 행동을 한다면 후회가 없이 사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같은 삶이라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는, 후회하지 않는 삶이라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현재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다.
철학을 하는 이유는 자신을 성찰해서 보다 나은 행복한 삶을, 가치 있는 삶을 만들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들어 있다. 우리의 삶에서 가치관을 세우는 일과 그 가치관을 푯대 삼아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철학 위에서 탄탄한 성을 쌓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 속도의 시대, 물질만능의 시대, 이러한 철학적 생각은 우리들에게 무척이나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