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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
한시준 지음 / 역사공간 / 2016년 11월
평점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 책을 받아드는 순간, 가슴이 아려왔다. 문득 베트남 호치민 아저씨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중국, 영국, 일본 그 강대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얼마나 잘 했던지 그들은 미국과의 100년 전쟁에서 승리했음은 물론이요, 호찌민아저씨가 어찌나 외교를 그 강대국들 사이에서 잘 했던지, 그들은 오롯하게 모든 강대국으로부터 식민지 야심을 다 물리치고 당당하게 독립 국가를 이뤘다. 호찌민아저씨가 곁에 두고 마음 수양하는 데는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곁에 두고 공무원으로서 할 도리들을 갈고닦는다는 이야기를 어느 글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호찌민아저씨와 우리나라 통치자들을 비교하면서 얼마나 베트남의 호찌민아저씨를 존경했었는지 모른다. 우리나라에 호찌민아서씨같은 대통령이 나온다면 결코 미국, 중국, 일본 이 강대국들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찬밥 신세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은 굉장히 똑똑한 지성집단인데 대통령은 50년대 삽질하는 구시대적인 인물들이었으니 이 나라가 세계화 초스피드시대에 저만큼 뒤떨어진 구태의연한 정치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불행한 시대이다.
그래서 더더욱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의 행적이 궁금해지고 가슴이 아릿해질 수밖에 없다. 수많은 풍랑을 겪으면서 갑오경장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수모와 음모가 난무했던 격랑의 시대, 우리의 역사는 정말 피비린내 나는 역사이었다. 오늘날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땀을 흘리며 희생당했는지 우리는 다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있으므로 인해서 오늘에 우리가 있다는 것은 기억할 것이다.
대외적으로 강대국들이 호시탐탐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작금의 시대,
내부적으로는 두 동강이 나서 남한은 정치적으로 부패할 대로 부패한 정부의 모습이고, 북한은 1인 독재 체제로서 한 사람을 위한 왕조시대가 되어 있다. 이에 남한 역시 왕조시대를 방불케 하는 케이스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지금 북한의 왕조나 남한의 왕조나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개헌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썩은 정치를 보면서 독립운동을 위해 타국에서조차 나라를 포기하지 않던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을 재조명해서 그들의 정신을 잃으면 안 될 것이다.
유교정치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조선의 백성들, 조선시대가 멸망하면서 침탈해온 일제강점시시대 역시 희생자는 국민들이었고, 한국전쟁 시대에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 역시 국민들이었다. 결국 격랑의 세월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것은 언제나 민초들이었다. 그 민초들이 굶주림과 추위와 노동의 대간함을 견디어오면서 근근이 이뤄온 이 나라가 그들에게 행복을 보답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버거운 세금과 열악한 노동시장과 각박한 사회보장제도 아래 허덕이기는 매 한가지이다. 그런 반면 1% 금수저들은 경기가 나빠지면 더 행운아들이다. 은행 이자에 치여 집을 저당 잡히거나 땅을 팔아 빚을 갚는 동안 그들은 싼 값에 나온 부동산을 날름날름 싸게 사들여 재산을 불려나갔다. 이런 주기가 점점 빨라져 이젠 10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제 2의 IMF주기, 과연 무엇 때문일까? 정말 우리나라가 가난해서 그런 어려운 시절이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걸까? 아니면 정책상 무슨 문제가 있어서일까?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을 우리는 생각해야한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작전으로 일본이 져서 해방을 맞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독립운동을 조직적으로 하고, 임시정부를 세워 나라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우리는 해방을 맞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조선 백성들이 똘똘 뭉쳐서 독립운동을 했고, 그들이 나라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만큼도 우리가 끈질기게 노력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오늘날 촛불을 드는 청년들처럼 그 당시 청년들도 나라를 위해 열정적으로 공부를 하고 독립운동에 참가했습니다. 청년들은 신교육과 애국심 고취, 해방을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무장 투쟁을 중국과 소련에서 해왔고, 외교적인 노선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으며 백성들에게 신시대 계몽 운동을 벌였다. 광복했을 때 단 한건도 범죄사건이 없을 만큼 일사분란하게 자체 통제를 했다. 삼권 분립제을 주장했고 평등과 헌법을 수호하는 정신까지 일으켜 세운 대단한 선조들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은 그 당시 독립운동과 함께 나라를 포기하지 않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그들이 겪었던 보이지 않는 시련과 노력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까지 알았던 피상적인 이름들과 달리 상세한 내용들을 알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에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비록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지만 그래도 계란으로 바위를 치지 않았다면, 그 달걀 중에 살아있는 병아리가 훌쩍 바위를 넘어가는 기적은 없었을 것이다. 앞길을 막고 있는 단단하고 커다란 바위를 달걀로는 부수지 못했다. 또한 너무나 배고픈 백성들은 그들이 주는 밀가루를 포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아있다는 자체가 어찌 보면 비굴했을 것이다. 굽실거려야하는 그 비굴함에 낯빛이 붉으락푸르락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어린 자식을 살리려면 아비의 체면은 개에게 던져버려야 하는 것을... 그렇게 해서 거대한 바위를 작고 연약한 병아리는 훌훌 넘어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을 .... 체면을 구겨야했던 아비, 지금은 지하에서 튼튼하게 자랄 그 병아리들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한켠에선 자신들만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연을 날리는 사람들에겐 조국의 독립은 안중에도 없었으리라.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힘의 논리만이 통하던 시대 약소국가 나라를 빼앗긴 일제강점기는 통치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완전한 무정부시대였다. 설상가상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이념의 대립장이 되어 전쟁을 겪어내면서 격랑의 시대는 더더욱 심화되었다. 이때 그 역사의 가운데
함께 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과 민초들이 있기에 우리에게 오늘날이 존재한다.
한성정부를 수립한 홍진, 임시정부의 기반을 마련한 지도자, 임시정부의 행정수반을 지낸 지도자, 임시정부의 이론가, 한국광복군의 지휘관등 이 책의 내용들을 살펴보는 동안 현대사 못지않게 그 시대에서 우리가 배울 점을 발견합니다. 지금처럼 정치를 하면 한몫 챙기는 것이라 생각하는 지도자의 마인드와 달리 그 시대의 지도자가 훨씬 더 정치가다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정치적 이념이 왕조시대에서 제국주의, 민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 다양함이 존재했던 그 시대에서 계란으로 바위를 쳐야하는 한계상황에서 각자의 입장들을 우리는 똑바로 인식하고 칭찬과 비판을 해야 합니다. 임시정부수립해서 세웠던 국가가 해야 할 강령 같은 것들은 현대에서도 그리 뒤떨어지지 않은 높은 점수로 평가를 받는다. 정치가들의 의식이 오늘날보다 훨씬 더 수준높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과 함께 이름이 남겨지지 않은 수많은 민초들의 대한민국 독립의 염원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다는 사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한 당파의 이익을 위해서 여전히 제국주의 사대주의에 길들은 우리네 정신을 이젠 좀 뜯어고쳐야하지 않을까? 세계 정세를 똑바로 바라보는 눈을 가질 필요성이 절실하다. 또한 이완용이나 다름없는 현대의 제 2 이완용들을 우리는 똑바로 직시해야한다. 자신의 개인사적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욕심꾸러기 위정자를 바라보는 국민들 두 눈에 등불을 켜야하는 시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