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과 아만 - <호동거실> 평설
박희병 지음 / 돌베개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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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어보니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인간이다. 

박지원이 욕한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나.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이언진을 택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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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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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피우면 안 되겠습니다. 외롭게 죽게 되니까요. 

불쌍한 호랑이 우즈에게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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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델 펭귄클래식 53
존 가드너 지음, 김전유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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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몬드 카버에게 소설을 가르쳤던 존 가드너의 소설이다. 

그러나 카버의 소설과 그의 소설 사이에 공통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살았던 삶은 놀랍도록 닮았다. 비극소설의 결말을 몸으로 그려낸듯한 삶들. 

역자의 친절한 해설마따나 이 소설은 읽기 나름이다. 저마다의 생각으로 그렌델을 그리며 읽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독법이 될 듯. 어찌 되었건 신랄한 독설의 향연을 즐긴다면 필독하셔야 할 듯.

먼 옛날 신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우습게도 지금의 정국을 예언하는 듯한 구절들이 등장한다. 그것들을 읽는 것도 쏠쏠한 재미. 

... 몇 사람이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경찰이 움직입니다. 국경이 위험하다면 군대가 일어섭니다. 공권력은 모든 국가의 생명이자 영혼입니다. ... 국가는 폭력기관입니다. 합법적 폭력이라 불러주면 반기는 독점적인 폭력기관이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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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5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지음, 곽광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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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읽기에 껄끄러운 책이었다. 인물들도 낯설고, 시대도 낯설고, 번역문은 더욱 낯설었다. 그래도 계속 읽어갔다. 어느 순간 번역문의 문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황제의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책을 손에서 놓기가 힘들었다. 읽는 중은 물론 읽고 난 후에도 황제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소설이 거의 끝나갈 무렵 결국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등장하는 로마인 이야기를 구입했다. 

이런 소설은 결국 하나의 우주를 그려낸 것이다. 하드리아누스도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자신의 삶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을까. 두려운 소설이기도 하다. 무슨 마음으로 이런 소설을 썼는지......  

소설의 감흥에 서울 거리를 걸으면서도 머릿속은 로마로 향하고 있다. 

끝으로, 번역에 대한 것은 역자가 밝혔으니 논하지 않기로 하고, 민음사 책 특유의 오타들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발견된다. 이쯤되면 시리즈의 특징으로 광고에 소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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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꾼 2010-03-0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랐습니다. 별 4개를 주시다니...너무 놀란 나머지 언제 써 봤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댓글 쓰기를 다 하고 있습니다. 곽광수 번역을 원래 좋아하지 않는데(전 이분이 글을 제대로 만질 줄 아는 분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냥 프랑스어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일 뿐), '하드리아누스'가 곽광수 번역으로 다시 나온 걸 보고는 거의 절망했더랬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결국 사 보기는 했는데, 역시 여전하시더군요. 민음세계문학 다른 책들보다 교정도 유난히 더 엉망이라 생각되는 건 이분의 글을 고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은 아닐는지. 온오프를 다 뒤져 예전 세계사판 책을 겨우 중고로 구입했는데, 그래도 이쪽이 조금은 낫답니다.

dlfl 2010-03-1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프랑스어를 읽을 수 없는 관계로 번역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힘듭니다. 초반부 상당히 읽느라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이 지나자 번역투의 문장이 황제와 맞아 떨어지더군요. 이국적이고 어색한게 오히려 소설과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소설의 힘이겠지요.
민음사 책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여러 차례 항의도 해봤는데 묵묵부답, 무시더군요.
 
책이여, 안녕! 오에 겐자부로 장편 3부작 3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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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을 한 단어로 축약하자면 그것은 바로  vulnerable, 아닐까?

상처입기 쉬운, 취약한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이 단어는 소설에서 도쿄의 초현대식 거대 빌딩을 폭파하자는 논의를 통해 등장한다. 초현대식 빌딩에는 바로 이  vulnerable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 지점을 건드리게 되면 바벨탑처럼 초현대식 빌딩은 무너지게 된다는 것. 사람도, 사회도, 그 점에서는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가장  vulnerable한 노인들의 분투를 통해 이 사회에 대한 애정을 전달한다. 물론 지극히 현학적인 방식으로.

그러나 그 현학이 밉거나 혐오스럽지 않고 오히려 존경스럽다. 오랫동안 잊었던 질문들이 떠오른다. 소설가란 도대체 무엇인가? 무얼하는 인간이기에 하루 종일 끄적거리고 생각하기만 하는가? 소설가는 언제까지 소설가인가?

vulnerable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또 하나의 소설이 있다. 그건 바로 위대한 개츠비. 어렴풋한 기억에 의하면 개츠비의 첫문장, 혹은 첫페이지에는 이 단어가 등장한다. 개츠비는 그야말로  vulnerable의 전형이었다. 그걸 쓴 작가 또한 그렇고.

피츠제럴드와 오에 겐자부로가 갈라지는 지점이 바로 이 단어에 대한 입장에 있다고 하면 지나친 말이 될까? 그렇게 해서 한 사람은 혼란스러운 청년처럼 살다 죽었고, 또 한 사람은 끈기있는 노인이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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