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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를 사뭇히게 사랑하게 되면 어떨까? 아니, 사랑했는 그 누군가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고, 결국 자신을 배신했다면? 여기 가슴 속까지 뼈저리게 원한을 가진 한 여인이 있다. 30대 초반 임에도 나이 70이 넘은 노파 흉내를 태연하게 하고 있는 기리유 에로코.
그녀는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된것일까? 에리코는 여성적 매력은 제로라 할 만큼 외모면에서 컴플렉스를 느꼈고 결국 자신이 할 일은 연애보다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기계발에 힘쓰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사장인 이치가하랄의 비사고 된다. 이치가하라로부터 지금까지 숨겨졌었던 자신의 아들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를 찾아나섰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끝일까? 당연히 아니다. 평생 연애라는 것을 모르고 지내다 누군가로 부터 사랑을 받는 다는것은 그에게 또다른 삶을 안겨주게 된다. 물론 거짓된 사랑일지라도 말이다. 그 사랑으로 인해 가슴 설랬던 에리코, 어쩌면 내가 같은 여자이기에 에리코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지도 모르겠다. 사랑, 설렘. 이런 단어들이 자신의 인생에 등장 할줄 몰랐기에 자신을 두근 거림으로 이끌었던 그 거짓된 사랑에 더 집착하게 됐고, 복수를 꿈꿨는지도 모른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를 처음 만났던 것은 붉은 손가락을 통해서 였다. 강한 흡입력있는 문체로 마지막 까지 여측 불허의 반전, 그리고 사회적 문제를 표면으로 들어내는 주제 의식까지, 추리소설로서 갖추어야 할 거의 모 든 것을 갖춘 소설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이다.
회랑정 살인 사간은 여기 한가지를 더 추가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믿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전제는 믿음이고, 그 믿음이 깨졌을 때, 내가 봐왔떤 모든 것이 거짓이란 것을 알았을때 오는 배신감,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진정한 아픔을 느끼긴 힘들것이다. 치밀하게 자신을 우롱했던 인간들을 몸소 직접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울때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여자라서 더 가슴 아픈 이야기, 여자라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세상에 사랑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에리코. 그녀를 통해 우리는 또 다른 나를 에리코에게 투영 시킬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야망을 위해 자신의 친할아버지, 친구까지 무참히 살해해버리고 목을 조르고 싶을 충동을 느끼는 여자에게 거짓 사랑을 속삭이는 아사지와 히로미, 그를 통해 우리 사회의 거짓된 진실의 모습을, 인간 내면의 돈에 대한 욕심을 마음 깊숙한 밑바닥에서 끓어 오는 추악한 인간의 본질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이는지도 모르겠다.
그 거짓 놀음에 희생된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냥, 자신의 모든것을 사랑에 걸었던 순수한 에리코의 마음 일뿐이 아닐까? 분명 그것은 아닐 것이다. 흥미진지하면서 끝을 예측 할수 없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여기 펼쳐지고 있다. 거짓 사랑에 놀아난 여자의 복수의 최후를 만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것같다. 단, 너무 기대를 하고 읽지는 마시길^^ 모든 것이 그렇듯, 너무 기대를 하게 되면 실망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