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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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님이 누군지 잘 몰랐다. 그렇지만 권정생 선생님은 내게 많이도 기억되는 한 분이다.  한평생을 아이들만을 위해서 살아가셨던 아동문학가셔서,어떻게 저렇게 살아가실수 있을까 했던 분이다. 선생님이 작고 하시고 티비에 뉴스가 나올때도, 정말로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셨기에 우리 아동문학계가 있었던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아이들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한평생을 사신 그분의 삶 자체가 존경스러웠다. 


여기, 그의 벗 이오덕 선생님과 함께 주고 받은 편지를 모아둔 책이 있다. 1925년생이었던 이오덕 선생님과 1937년생인 권정생선생님의 만남, 두 사람의 만남은 어쩌면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평론을 쓰시던 이오덕선생님과 글을 쓰시던 권정생선생님. 편지를 읽는 내내, 너무나도 맑은 영혼의 이 편지를 보고 어느 누가 삼십대후반, 사십대 후반의 두 남자가 주고 받는 글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늘 상 몸이 불편했던 권정생선생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글을 써내려갔고, 이오덕 선생님은 그런 권정생 선생님을 하나하나 챙겨주셨다. 이 두 사람의 순결한 우정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얼마나 서로를 생각하고, 서로를 위하고 있었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진정으로 고민하고 걱정했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삶이란 죽는 것보다 못합니다. 살 얼음을 딛고 걸어가듯, 아으로도 조심해야지요. 이번 가을부터 여태 구상해 온 장편 소설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이만큼의 건강이라도 유지된다면 한1년 아니면, 2,3년이 걸리더라도 꼭 써야겠지요."p.338


자신의 건강보다 글을 쓰는 것을 더 염려하는 권정생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가 글 곳곳에 드러나는데, 그럴때면 정말 글 쓰는 것이 무엇인가? 선생님께 글이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은 선생님이 존재하는 이유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힘들어하는 권정생 선생님을 보듬어 주고, 보살펴주는 이오덕 선생님 역시, 진정한 글쟁이자. 진정한 벗은 아니었을까?


"밤은 평안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수치와 어리석음을 보여 주는 고통의 시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선생님, 자신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앞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선과 악의 기준을 마음대로 정하지 맙시다. 어떠한 구실로도 인간을 구속하는 정치나 도덕을 과감히 쳐부실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p.233


이렇게 무심코 페이지를 넘길 때면, 가끔씩 뼈있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등장합니다. 편안한게 읽어가던 편지글에서 보석같은 글들을 만날 때면, 우리의 인생을, 앞으로 내 삶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권정생선생님과 이오덕 선생님이 서로 주고 받은 그 따뜻한 마음을, 그 애틋한 마음을 나도 모르게 수긍하며, 진정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이런것인가 하는 생각을 떨칠수 없었다. 아름다운 벗의 우정을, 한평생을 아이들만을 위해서 살아온 두 사람의 인생을 잠시나마 엿볼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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